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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6.11 14:28최종 업데이트 04.06.12 17:31

현대모터재팬, 그 뚝심은 다 어디로 갔나

일본 수입차 시장점유율 0.76% 그쳐

전시용 이미지 광고탑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수도고속도로변에 세워진 현대모터재팬의 대형 옥외 간판. 나리타 공항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세워져 있다.
전시용 이미지 광고탑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수도고속도로변에 세워진 현대모터재팬의 대형 옥외 간판. 나리타 공항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세워져 있다. ⓒ 김주환
얼마전, 외국기업으로서 현대자동차의 최대지분을 가지고 있는 다임러 크라이슬러(10.5%)가 자사의 현대자동차 지분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그런가 하면 80년대 초반, 현대자동차에 기술을 전수한 바 있는 미츠비시 자동차가 최근 치명적인 결함을 은폐했다는 사실이 발각되면서 16만대의 자동차가 리콜되는 등 회생 불가능할 만큼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이런 현상이 일본진출 4년을 맞이하는 현대모터재팬에게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보무도 당당하게 일본열도 정벌을 공언한지 어언 4년. 하지만 현대모터재팬을 바라보는 일 자동차 업계의 시선은 그리 호의적이지만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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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 수준의 자동차 기술 경연장으로 평가 받고 있는 일본. 따라서 일본에서의 성공은 곧 자동차 메이커로서의 기술과 브랜드를 인정 받는 것에 다름 아니다. 그렇다면 현대모터재팬의 일본 자동차 시장 공략은 어떤 수준까지 이르렀으며, 현대자동차의 수입차 시장점유율은 과연 어느 정도까지 왔을까?

치밀한 시장조사와 장기적인 마케팅 전략의 결여

전문가들은 현대모터재팬의 마케팅이 일본인 속으로 파고 들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공통적으로 지적했다. 특히 구매력이 가장 왕성한 일본 젊은이들을 집중적으로 공략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들에 대한 의식구조나 생활패턴, 그리고 자동차에 대한 관심도 등에 대해 시장조사를 하지 않은 게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지난 15년간 각종 수입차 판매 딜러로 활동해 온 타카오카(43)씨는 "일본인들에게 현대모터재팬의 기술력을 아무리 설명해도 별 의미가 없다"면서 "일본인들의 뇌리 속에는 현대모터재팬보다 자신들과 동고동락한 도요타나 혼다, 닛산, 마츠다가 먼저 그려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이런 상황에서 현대모터재팬이라는 브랜드를 일본인에게 심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마케팅 전략을 수립해야 하는데, 단기적인 이미지 광고 전략에 치중하고 있지 않은가 하는 의심이 든다"고 문제점을 꼬집었다.

일본 최대의 광고기획집단 덴츠에 근무한 바 있는 프리랜서 광고기획자 다나카(37)씨 역시 현대의 이미지 광고 전략에 일침을 놓았다.

그는 나리타 공항과 연결되는 수도고속도로변에 설치된 현대의 이미지 광고탑에 대해 "광고효과가 없어 보인다, 솔직히 말하면 한국에서 오는 본사 고위관계자들이나 일본을 방문하는 한국 여행객들에게 보이기 위한 전시용 광고탑으로 아니냐. 그 곳을 지나는 사람들은 일본에서 현대차를 구입할 고객이 아니다. 차라리 시부야나 신주쿠에 저런 광고탑을 세우는 것이 이미지 마케팅 면에서도 좋았을 것"이라며 조심스럽게 자신의 의견을 개진했다.

실패한 인사이동, 현대자동차의 수입차 시장점유율은 1%도 안돼

현대모터재팬은 지난해 11월, 대규모의 인사이동을 단행했다. 기아자동차 출신의 C이사가 다시 일본에 부임해 온 것. 그는 2001년 현대차와 MK택시와의 제휴작업을 총지휘했던 인물로 매스컴을 통해서도 얼굴이 꽤 알려져 있다.

그런데 C이사의 부임에 대해서 현대모터재팬 내부에서는 마냥 환영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현대모터재팬 동경영업소에 근무하는 일본인 A씨는 "그는 MK택시와의 제휴작업으로 일본 언론에는 꽤 알려진 인물이지만, 그러나 그 계획은 이미 오래 전에 백지화 됐다"라며 “그 문제로 C이사가 한국으로 들어간 것으로 아는데, 어떻게 다시 총책임자로 일본에 올 수 있는 것인지 납득이 안 간다"라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일본자동차수입조합"에서 매월 발표하는 수입차판매집계. 밑에서 네번째 현대의 판매실적이 나와 있다. 5월 판매량은 149대, 점유율 0.76%. 1월부터의 누적판매대수는 963대로 집계되어 있다. 보다 자세한 자료는 http://www.jaia-jp.org 를 참고할 것.
"일본자동차수입조합"에서 매월 발표하는 수입차판매집계. 밑에서 네번째 현대의 판매실적이 나와 있다. 5월 판매량은 149대, 점유율 0.76%. 1월부터의 누적판매대수는 963대로 집계되어 있다. 보다 자세한 자료는 http://www.jaia-jp.org 를 참고할 것. ⓒ 김주환
이런 내부의 분위기는 현대모터재팬의 2004년 차량판매량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지난 6월 4일 발표된 '일본자동차수입조합(http://www.jaia-jp.org)'의 5월 판매 현황 통계에 의하면, 현대모터 재팬의 지난 5월 차량 판매대수는 총 149대로, 이중소형차가 49대로 나타났다.

또한 5월까지의 누계 자동차 대수를 보면 963대(전년도 976대)가 판매된 것으로 집계돼다. 이 수치는 일본 전체 수입차 시장에서 0.75%~0.91%로 1%이하의 점유율에 해당한다. 3월 판매현황에서도 342대를 판매했지만 이중에서 대형차에 비해 이익이 별로 남지 않는 소형차의 판매대수가 160대로 나타나, 수익면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런데 이 소형차 판매 부분에 대해서 현대모터재팬의 현 홍보담당자는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소형차의) 판매 대수도 사실과 좀 다르다"면서 말끝을 흐렸다.

이 말을 들은 타카오카씨는 “과거 밀어내기식 수출을 하거나 판매대수를 늘리기 위해 신차를 메이커 등록만 시켜 놓고, 중고차 시장에 그대로 내다파는 사례, 혹은 전혀 이익을 남기지 않는 덤핑판매 등을 하는 등 실적올리기를 위한 방법들이 있는데 아마 그런 것이 아니겠느냐”고 조심스럽게 자신의 견해를 표명했다.

이런 의혹에 대해 현대모터재팬 내부직원들 역시 의심을 보내고 있다. 새로 부임한 현 운영진의 영업전략에 대해 동경영업소의 또 다른 일본인 사원 B씨는 구체적 내막을 밝히기는 꺼려했지만 "그들은 회사의 이익보다는 본사에 보이기 위한 '실적'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지요" 라고 말했다.

일본국내의 수입차 시장에서 현대모터재팬의 점유율이 0.75%~0.91%라는 사실은, 세계 7위의 자동차 생산메이커로 알려져 있는 현대자동차의 위상에 견주어 볼 때 초라한 수치임에 틀림없다. '10년 안에 일본열도 정벌'을 외치며 의기양양하게 일본열도에 상륙했던 현대모터재팬이었건만, 4년이 지난 지금에 이르러서는 전체 수입차 시장에서의 점유율이 1%도 채 되지 못하는 판매 부진의 늪에 빠져 있다.

현대모터재팬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그렇다면, 현대모터재팬은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 것인가? 그 해법은 일본에 거주하고 있는 한국인을 비롯한 총 100만 이상의 재일동포들에게 있다. 우선 이들에게는 '애국심'이라는 공통분모가 있다.

설사 기술적으로는 다소 도요타나 혼다에 뒤질지라도 생명에 절대적인 결함이 없고 애프터 서비스가 철저하면, 이왕이면 국산차를 이용하겠다는 한국인들이 의외로 많으며 이 점은 민단, 총련계 재일동포들의 공통된 생각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일본에 거주하고 있는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일본에서의 현대자동차의 성공을 절실하게 바라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대모터재팬은 일본에서 성공한 다른 한국기업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지금보다 수십 배는 더 분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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