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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0.19 21:42최종 업데이트 03.10.20 09:25

5년 후에도 지금의 직장을 다닐 수 있을까?

'기업이 오래 사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큰 병 없이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을 가장 큰 행복의 조건으로 꼽는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01년 현재 평균수명은 남자 72.8세, 여자 80.0세로 육순이니 칠순이니 하는 장수의 턱이 무너지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이 수명이 연장됨에 따라 우리사회는 인구고령화라는 새로운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발표에 따르면 이미 2000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인구가 총 인구의 7.2%로 고령화 사회에 들어섰으며 농촌의 경우는 14%로 고령사회에 이르렀다.

유엔이 정한 기준에 따르면 총 인구대비 65세 이상의 인구가 7%이상이면 고령화사회, 14%이상이면 고령사회로 분류되는데 우리나라는 고령화사회에서 고령사회로 넘어가는 시점에 있는 것이다.

수명은 늘고 정년은 짧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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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고령화는 직장인이 50대 초·중반에 퇴직을 한 후 20∼30년의 나머지 인생을 어떻게 무엇을 하며 지내야 하는가의 문제를 수반한다. 돈 많은 부유층이야 일을 하지 않아도 여행이나 취미생활, 자원봉사 등의 생활이 가능하지만 대부분의 일반사람들은 자녀 및 노후생활문제 등의 어려움을 벗어나기란 쉽지 않다.

특히 요즘과 같이 경기가 쉽게 호전되지 않고 청년실업이니 여성실업이니 하며 일자리가 사회적 문제로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퇴직한 연령층이 재취업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불행히도 평생 고용의 관행은 과거 속으로 사라지고 있다. 고용문제의 해결에 있어 가장 큰 관건은 얼마나 많은 일자리가 만들어지거나 유지되는가 하는 것이다.

새로운 일자리가 탄생하거나 현재의 일자리가 유지 또는 확대되는 것은 결국 기업의 역할이다. 즉, 창업이 늘거나 외국기업을 유치하거나 아니면 기존의 기업이 망하지 않고 잘 운영되는 방법에서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이 세 가지 모두 그리 쉬운 것은 아니다. 신기술 및 신제품의 출현으로 기업에게 있어 국제시장에서의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다. 소비자의 기호변화와 대체상품의 출현으로 기업이 내놓는 상품의 수명은 단축되고 있다. 따라서 기업들의 생존경쟁도 치열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한 사람이 일생을 살면서 필요한 직장은 하나에 머물지 않는다. 여러분이 25세에 입사해 55세에 퇴직하고 80세까지 산다면 과연 몇 개의 직장이 필요할까? 여기에서 고려할 것은 기업의 생존율이다. 물론 기업이 얼마만큼 생존하는 가는 규모, 생산제품이나 업종, 기업경영실적 등에 따라 다를 것이다.

한 민간경제연구소가 수년 전에 발표한 바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1965년의 10대 기업이 30년 후에 살아남은 기업은 하나도 없고 100대 기업도 16개에 불과하다. 즉, 100대 기업의 생존율은 우리나라 16%, 미국 21%, 일본 22% 정도로 비교적 낮게 나타났다.

중소기업이나 벤처기업의 실정은 이와 같은 대기업과는 전혀 다르다. 통계적으로는 부도대비 창업기업이 약 15배에 이르러 하루에도 3000여 개 이상의 중소기업이 태어나지만 오래 버티지 못하고 그 수명을 다하곤 한다.

대기업도 30년이면 80%가 사라져

우리나라에 사업체 수(2001)는 305만 개로 이중 대부분인 258만 개는 종업원수가 5명 미만인 기업이다. 300명 이상의 비교적 큰 규모의 사업장은 2500여 개에 불과하다. 기업은 5년이 지나면 약5분의 1이 문을 닫으며 10년 이내에 3분의 1이상이 사라진다.

특히 기술과 아이디어 싸움이 치열한 벤처기업의 3년 생존율은 5%로 알려진 가운데 한 외국계 유명컨설팅회사 사장은 닷컴기업의 생존율을 1%에 불과하다고 말해 기업이 시장에서 살아남는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짐작케 하고 있다.

물론 100년 이상을 모범적인 기업으로 생존하고 있는 기업도 있다. 스웨덴의 스토라는 700년, 일본의 스미토모는 400년, 미국의 듀폰은 195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 100년을 넘긴 기업도 미국의 제너럴모터스, IBM, 포드, 스위스의 네슬레 등이 있다.

한국에서도 두산이 1996년 창업100년을 기록하였고 50년 이상 된 기업도 상당수가 있으며 현대, 삼성, LG, 대림, 진로, 삼양사, 동아약품과 다수의 중소기업 등이 장수의 길을 걷고 있으나 전체기업 수에 비하면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기업의 생존율을 높이는 것은 사회와 개인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기업이 생존하지 못하면 근로자들은 부득이 일자리를 잃게 되며 다른 직장을 찾아 나서야 할 것이다. 기업은 우리에게 직업, 소득, 지위를 제공하며 거래관계를 통한 다른 기업의 창업과 생존에도 영향을 미친다.

우리 주변의 대부분 사람들이 형태와 규모는 다르지만 각자가 속한 기업에서 일하며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데서도 잘 드러난다.

기업이 오래 살면 직장도 오래간다

뿐만 아니라 기업은 사람들의 자아실현과 잠재역량을 발휘토록 기회를 제공하는 등 현대인들의 삶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우리가 정경유착 등의 사례를 들어 기업의 부도덕함을 비난하지만 순수한 경제적 측면에서 기업의 생존이 우리 사회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을 생각해야 한다.

기업의 생존율은 암환자의 생존율과 비슷하다. 오늘도 많은 기업이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을 치고 있다.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 생산시설을 도입하며 적자요인제거와 관리비용을 줄이기 위한 인력감축이나 시장경쟁을 위해 적자판매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이 그리 쉽게 결실을 이루는 것은 아니다. 불확실한 시장상황에서 설비투자를 하더라도 무리한 차입을 동반하게 되며 인력감축을 위한 근로자들과 노사협상을 원만히 해내기란 쉽지 않다.

중국 등의 저가상품은 하루가 다르게 국내외시장을 점하고 있으며 아직도 기업에 대한 각종 규제는 여전하며 비싼 땅값과 인건비는 제품가격에 그대로 반영되어 가격경쟁에서 후진국의 상품에 비해 매우 불리한 실정이다.

창업과 평생직업으로 대비해야

기업이 오래 살기 위해서는 기업 스스로의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 건전한 재무운용과 경영환경의 변화에 대한 신속한 대응, 노사문제를 비롯한 내부관리의 합리성과 기업윤리제고, 기술혁신을 통한 시장수요부응 등 많은 과제를 잘 살펴나가야 한다.

정부의 기업정책도 매우 중요하다. 법이나 제도를 통한 규제의 과감한 철폐와 공무원들의 기업에 대한 인식을 전면적으로 바꾸어야 한다. 아직도 공무원들이 기업을 도와주기는커녕 조그만 권한만 있어도 목에 힘을 주며 기업인들을 머리 숙이게 한다.

기업활동과 관련한 정보를 미리 파악하여 제공하는 것도 정부의 중요한 역할이다. 기업과 정부는 천재지변, 질병, 전쟁, 석유파동 등이 시장상황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 대비해야 한다. 지방자치단체의 세수확대와 인구유입을 위한 기업유치활동도 보다 강력히 추진되어야할 것이다.

직장인들의 입장에서는 현재의 직장에 충실하여 기업의 수명이 연장되도록 해야한다. 또한 "투잡스(Two Jobs)족"이 되기 위한 준비도 필요하므로 자기개발에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 또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한 창업에도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또한 평생직장이 아닌 평생직업을 위해 나만의 기술과 기능을 습득하는 것도 필요하다.

지금 우리 국민 개개인에게는 대통령에 대한 재 신임정국을 논하거나 이라크 파병에 대한 찬반논쟁을 벌이는 것보다 더욱 중요한 문제가 있다. 그것은 실업문제와 기업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창업과 기업수명을 연장하여 보다 많은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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