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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06.12 09:42최종 업데이트 02.06.19 12:06

길을 가다 문득

이준관 시인의 '길을 가다'

길을 가다



이준관



길을 가다 문득
혼자 놀고 있는 아기새를 만나면
다가가 그 곁에 가만히 서 보고 싶다.
잎들이 다 지고 하늘이 하나
빈 가지 끝에 걸려 떨고 있는
그런 가을 날.
혼자 놀고 있는 아기새를 만나면
내 어깨와
아기새의 그 작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어디든 걸어 보고 싶다.
걸어 보고 싶다.



시의 풍경을 상상해 보는 일은 즐겁다

▲박찬 시인
시를 읽으면서 가만히 시의 풍경을 상상해 보는 일은 즐겁다. 이야기가 있는 시는 조용히 귀 기울여 얘기를 듣고, 노래가 있는 시는 노래에 취해보는 것도 좋으리라. 이 시는 정경(情憬)이 있는 시다. 언뜻 하잘 것 없어 보이는 정경이지만 그러나 거기에는 따스함이 깃들여 있다. 혼자 놀고 있는 아이와 그 모습을 저만치서 바라보고 있는 사람의 마음결이 보인다. 가을하늘 높푸르고 날씨 서언한데 빈가지 끝에 걸려 떨고 있는 가을 햇살이 따스해지는 것 같은 느낌이다. 그런 마음이라면 아기새든 뭐든 어찌 이쁘지 않을까. 우연한 정경을 바라보는 시인의 마음이 그려진다. 그는 아마도 소박하고 맑은 마음을 가졌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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