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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가는 빌뉴스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도시입니다. 빌뉴스 구시가지가 붉은 톤이라면 리가는 푸른 남색톤이라고 할 수 있죠. 발트3국 이야기를 꾸준히 읽은 분이라면 다 아시겠지만, 리가는 고대부터 중개무역지로 강성한 도시로 '동유럽의 파리', '동유럽의 라스 베가스'라고 불리며, 동유럽에서는 최고로 유흥산업이 발달한 곳 중 하나입니다. 고딕양식의 건물들이 삐죽삐죽 들어선 구시가지와 네온사인이 환하게 밝혀진 유흥시설 중 마음에 드는 것을 선택하세요.

중요한 사실은 리가의 물가는 영국과 비교될 정도로 아주 비쌉니다. 라트비아 화폐단위 라트(Lats)는 미화보다 비싸고(1라트 - 0.6불) 외국인들도 혀를 두를 정도로 물가가 비싼 나랍니다. 식사를 하실 때나 쇼핑 하실 때 주의하세요.

라트비아입국에는 비자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라트비아인이 한국에 들어올 때는 비자가 필요 없습니다. 혹시라도 한국에 비자 없이 들어온 라트비아 사람을 보고 무비자 입국이 가능하다고 생각할 수가 있는데 사실과 다릅니다. 리투아니아나 에스토니아에서는 비자가 필요 없지만 한가운데 있는 라트비아에서 비자가 필요한 관계로 한국인들이 상당히 애를 먹곤 합니다. 그렇다고 다른 곳으로 일정을 바꾸는 것은 평생 땅을 치고 후회할 일입니다. 한번 가 볼만한 나라인 것은 확실하거든요.

▲ 리가의 파노라마 ⓒ 서진석
한국에는 라트비아 공관이 없기 때문에 한국에서 라트비아 비자를 받는 것은 불가능하고(과거에는 명예총영사관이 있었는데, 현재는 정확이 파악이 안됩니다), 유럽에 있는 라트비아 대사관에서 받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본인이 직접 라트비아 외무부에 문의한 바로는 현재 한국인도 무비자 입국을 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날을 기다리며...

다른 유럽국가를 거쳐서 라트비아로 들어오는 경우는 체류국가에 있는 라트비아 대사관에서 비자를 신청한 다음 그것을 받아서 들어오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관광을 위한 단수비자(입국 후 국경을 한 번이라도 넘으면 무효가 되는 비자)의 경우 한국인은 사진 한 장과 설문지만 작성하면 끝나고(초청장 필요 없음), 접수하는 국가마다 다르겠지만, 폴란드 바르샤바의 경우 하루만에 발급되는 빠른 비자일 경우 60불, 3,4일 걸리는 일반비자는 15불입니다. 시간을 잘 계획해서 미리 신청하는 것이 돈을 절약하는 길입니다.

발트3국은 상호간에 비자 협정이 맺어져 있어서, 3국 중 한 나라의 비자만 가지고 있으면 '발트3국을 떠나지 않는 한' 3국에서 모두 유효합니다. 그러므로 리투아니아나 에스토니아 비자를 가지고 있는 경우, 라트비아는 비자 없이 입국이 가능하다는 말입니다(모든 국가에 적용 가능한 게 아니니 이 글을 읽는 분이 한국인이 아니라면 꼭 '가까운' 라트비아 대사관에 문의하세요).

▲ 리가 국제공항. 무조건 크기부터 크고 보아야한다는 생각은 버려야 합니다. ⓒ 서진석
그리고 라트비아 비자가 있는 경우, 라트비아에서 에스토니아를 가셨다가 다시 리투아니아로 돌아간다 하더라도, 라트비아의 국경은 이미 넘었지만 비자는 무효가 되지 않으니 다시 라트비아를 지나갈 수 있습니다. 라트비아에서 에스토니아를 가셨다가 다시 돌아올 계획이라면, 국경에서 '루주, 네아이즈베리엣 비주(Ludzu, neaizveriet vizu, 비자 무효화 시키지 마세요)'하고 말하는 게 좋습니다.

그러나 에스토니아에서 핀란드로 갔거나 해서 '발트 공동비자지대'를 벗어난 사람은 라트비아 비자를 '다시' 받아야 합니다. 발트 공동비자지대를 벗어날 계획이 있는 사람은 라트비아 복수비자(국경을 제한없이 넘을 수 있는 비자)를 받아야 하지만, 절차가 좀 복잡하므로 라트비아 단수비자만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일정을 잘 조절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라트비아에서 머무르는 기간이 3일이 넘지 않을 경우 통과비자를 받는 것도 가능합니다. 더 싸고 간단하니까요.

라트비아 여행만 계획하고 비행기를 타고 리가로 입국을 하는 경우에는 절차가 더 간단합니다. 리가 국제공항에서 비자구입이 가능하며 미화 20달러로 열흘 체류가 가능한 비자를 살 수 있습니다. 사람들 친절하고 24시간 환전가능한 은행도 바로 옆에 있으니 비자 없이 비행기를 타고 오시더라도 아무 염려하지 마세요.

▲ 라트비아의 농촌 풍경. 무작정 버스를 타고 아무 곳이고 떠나세요. 평화로운 풍경이 이어집니다.
ⓒ 서진석
중요한 사실은, 공항을 제외하고는 라트비아 국경 어디에서도 비자를 살 수 있는 곳은 없습니다. 그리고 리투아니아나 에스토니아 비자가 있는 경우에라도, 혹시나 좀 시원찮은 국경경찰을 만나게 되면 라트비아 비자가 없으니 돌아가라고 요구하는 경우도 있지만, 절대 겁내지 말고 차분하게 버스에만 앉아 계세요. 물론 버스에 탄 다른 승객들도 못 가게 되겠지만, 버스의 출발을 늦추는 것은 기회를 잡아서 뇌물을 받으려고 하거나, 아니면 기초적인 지식이 전혀 없는 국경경찰이니까 양심의 가책을 느낄 필요도 없습니다.

라트비아에도 우리나라의 정식공관이 없으며, 스웨덴 주재 한국대사관이 라트비아도 관장하고 있습니다. 여권을 잃어버리면 큰일납니다. 리가에 한국명예총영사관이 있기는 합니다. 만약의 경우 한번 연락을 취해보세요.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Teatra 9번지. 전화 721 3243. 이탈리아 대사관 건물) 운이 좋으면 한국어 잘 하는 아리따운 러시아 출신의 라트비아 모델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습니다.

라트비아에 국제공항은 리가 한 군데 밖에 없습니다. 라트비아 제2의 도시 다우가우필스(Daugavpils)에도 있긴 하지만 전세기 정도만 가끔 뜨고 내리는 정도니 한국에서 오실 경우는 100% 리가국제공항으로 도착합니다. 라트비아의 국립항공사로는 airBaltic사가 있는데, 그 외 주요 유럽항공사가 리가로 취항합니다.

리가로 오는 비행기를 탈 수 있는 도시는 코펜하겐, 부다페스트, 프랑크푸르트, 헬싱키, 스톡홀름, 우크라이나의 키에프, 런던(개트윅), 벨라루시의 민스크, 모스크바, 프라하, 탈린, 비엔나, 바르샤바, 텔아비브 등입니다. 한국에서 북유럽으로 취항하는 비행기가 없으니 가장 연결이 편한 곳은 프랑크푸르트와 모스크바 정도가 되겠는데 자세한 것은 동네여행사에 문의하세요.

▲ 비오는 날의 산책 ⓒ 서진석
리가의 공항코드는 RIX입니다. 리가국제공항은 중심가에서 약 8km 정도 떨어져 있습니다. 아마 길가의 가로수들에 가려서 공항건물이 잘 안 보일 거에요. 크기는 그렇다치더라도 없을 것 없이 다 갖추어진 훌륭한 공항입니다.

육로로 들어오는 경우 유럽 각지에서 운행하는 버스를 타고 오시면 됩니다. 독일의 브레멘, 쾰른, 베를린 등 독일 주요도시와 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의 주요도시, 그리고 키에프, 바르샤바, 프라하 등에서 유로라인 버스를 타실 수 있습니다. 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나 구소련국가로부터는 기차로도 입국 가능합니다. 리투아니아나 에스토니아에서 입국하는 경우는 누워서 떡 먹기보다 쉽다고 할 수 있죠. 기차역은 중심가에 있고(구시가자에서 걸어서 10분 거리) 버스터미널은 그 뒤쪽으로 있지만 걸어서 5분 거리입니다. 스웨덴 스톡홀름에 사시는 분은 페리를 타고 입국할 수도 있습니다.

라트비아 역사를 읽어 보셨겠지만 독일인들이 라트비아에 진출하여 리가를 건설한 것은 1201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므로 2002년은 리가 정도 800주년을 기념하는 해였습니다. 브레멘의 대주교 알베르트가 리가에 주교구를 건설하기 전부터 리가시가 있었다는 설도 있지만, 사료에 의해서 볼 때 리가를 건설한 사람으로 나와 있는 알베르트 신부를 기리는 동상이 곧 만들어질 계획이라고 합니다. 자세한 것은 이전기사에서 라트비아의 역사에 관한 기사를 읽어보세요.

리가 구시가지는 그 오랜 역사의 흔적이 잘 남아 있는 아담한 곳으로 역시 유네스코에서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하였습니다. 구시가지는 교통수단을 이용할 필요가 전혀 없고, 그냥 발 닿는 곳으로 다니다 보면 역사적인 건물이 나올 것입니다. 역에서 걸어서 가실 때는 바로 앞으로 난 (맥도날드와 서커스가 보이는) Merkela 거리(k 자 밑에 쉼표가 찍혀 있는 글자)로 가지말고 약간 왼쪽으로 틀어서 운하를 지난 후, Metropole 호텔이 보이는 Aspazija 거리로 가시면 훨씬 빠르게 구시가지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 필자의 홈페이지에 들어가시면 발트3국에 대한 더 많은 정보를 보실 수 있습니다. http://baltic.ne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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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석 기자는 십수년간 발트3국과 동유럽에 거주하며 소련 독립 이후 동유럽의 약소국들이 겪고 있는 사회적 문화적 변화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다양한 저술활동을 해오고 있다. 현재는 공식적으로 라트비아 리가에 위치한 라트비아 국립대학교 방문교수로 재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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