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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가 내년 월드컵에 맞춰 화성(수원성)을 순환하는 관광열차운행계획을 추진하자 일부 시민단체와 시민들이 세계문화유산을 훼손하는 발상이라며 사업계획의 전면 재검토를 주장하고 나서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수원시는 최근 화성을 찾는 관광객들의 편의를 위해 모두 22억원의 예산을 들여 내년 상반기 중 화성을 순환하는 '무궤도관광열차'(속칭 코끼리열차)를 운행키로 방침을 정하고, 이에 대한 사업비 전액을 내년 예산에 반영했다.

이에 따라 수원시는 내년 초부터 관광열차 제작과 함께 성곽 주변에 관광열차 전용도로를 건설한 뒤, 빠르면 월드컵대회 이전인 4월부터 시립도서관~팔달산 노래비~화서문~장안공원~장안문~방화수류정~동장대~창룡문~동남각루까지 5.9㎞ 구간에 관광열차를 운행할 계획이다.

화성관광열차는 일반 버스형태의 차량 4량을 연결한 무궤도 전동차로, 하루 3~4 차례 주간에만 운행되며 이용요금은 1인당 1500원 안팎에서 검토되고 있다. 수원시는 또 관광객들의 이용편의를 위해 관광열차 운행구간 여러 곳에 정류장과 매점 음식점 등 각종 편의시설도 설치할 방침이다.

그러나 수원시의 이 같은 사업계획이 알려지자 수원경실련 등 일부 시민단체와 시민들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화성을 훼손하려는 발상이라며 화성관광열차운행계획을 전면 재검토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관광열차를 운행하기 위해서는 성곽 주변을 파헤쳐 전용도로를 만들어야 하는 데다, 관광열차 운행 구간에 여러 곳의 정류장과 함께 매점 음식점 등 각종 시설물들이 들어서게 되면 화성의 문화재적 가치와 이미지는 크게 손상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노건형(32) 수원경실련 사무국장은 "문화재를 현대적인 볼거리로 무조건 치장하고 꾸미려 한다면 부조화 등으로 인한 가치상실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며 "이런 점을 고려할 때 화성을 관광상품화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느닷없이 관광열차를 운행하려는 수원시 계획은 재고돼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또 시민 이 아무개(43. 수원시 조원동) 씨는 "관광수입을 올리는 것도 좋지만 화성의 주변환경을 자칫 난장판으로 전락시킬 위험이 큰 사업계획은 전면 재검토하는 게 옳다"면서 "문화재훼손과 환경오염 등이 우려되는 문제사업을 시민공청회 등 공론화 과정도 거치지 않고 일방적으로 추진하려는 수원시 행정에 또 한번 실망했다"고 비판했다.

한편 수원시의회 도시건설위원회 소속 김현철(37. 고등동. 민주노동당 권선지구당 위원장) 의원도 화성관광열차 운행계획과 관련해 자신의 입장을 표명했다. 김 의원은 "화성은 장기적인 안목에서 체계적인 개발전략을 세워 관광명소로 만들어야지, 즉흥적인 발상으로 무분별한 개발이 이뤄져서는 안 된다"고 전제한 뒤 "이번 화성관광열차 운행사업은 성곽주변의 훼손과 각종 시설물 설치로 인한 화성의 이미지 손상 등 부작용이 우려되는 만큼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수원시 관계자는 "화성을 찾는 국내외 관광객들에 대한 편의제공과 흥미를 유발시키기 위해 화성순환관광열차 운행계획을 마련하게 됐다"면서 "그 동안 언론과 시의회 등으로부터 많은 자문을 얻었기 때문에 주민공청회 등 별도의 공론화 과정을 거치지 않았으며, 일부에서 우려하는 대로 화성을 훼손하거나 주변의 환경문제 등을 유발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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