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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7.01 12:30최종 업데이트 01.07.02 13:42

"전쟁만 하려고 하는 부시"

미국 경제의 불황진입과 부시 정권의 강경 대외정책

세계 경제의 기관차 역할을 하는 미국 경제의 불.호황 여부에 대한 논란이 분분하다. 일부에서는 단기간의 일시적 불황을 겪었지만 이미 회복기에 접어들었다는 성급한 진단을 내놓는다. 다른 분석가들은 미국 경제가 이제 본격적인 불황기에 진입하고 있다고 본다. 경제전문가들의 진단이야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요즘 미국인들이 피부로 느끼는 경기가 예전과 같지 않은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

우선 기업체들이 신규직원을 고용한다는 소식을 접하기가 힘들다. 과도한 빚에 눌린 많은 기업들이 그동안 대거 고용했던 직원들을 해고한다는 소식만이 난무한다.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의 정보통신이나 닷컴기업체 직원들이 해고돼 노숙자로 전락하거나 실업수당으로 연명하고 있다는 화제성 언론보도도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올해초 모토롤라, 노텔네트웍스, 루슨트테크놀러지, 시스코 시스템스등 미국 신경제의 간판급 기업들이 대규모 감원을 발표한 것을 시발로 후발 정보통신과 인터넷 업체들의 감원 내지 도산이 줄을 잇고 있다. 최근 속속 발표되고 있는 경기진단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지역의 인터넷업체들 대부분은 내년안으로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국 경제의 10년 호황의 후반부를 주도했던 정보통신 인터넷기업들이 이제 불황을 주도하는 천덕꾸러기로 전락하고 있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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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다 캘리포니아 지역에는 최근 세계 최고의 부자나라라는 명성에 걸맞지 않은 전력 부족사태까지 겹쳐 경기불황기에 치명적인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이제 기업체에서 대학생들을 졸업도 하기전에 입도선매식으로 스카웃해가던 일이 옛이야기처럼 들린다. 미국 학생들의 주요 관심사는 다시 졸업후 취업문제가 되고 있다. 취업이 너무 잘 돼 걱정이던 컴퓨터, 정보통신, 공대학생들이 입사 지원서를 여러 건 접수하고도 회사측으로부터 긍정적인 답변을 듣기가 쉽지 않다고 아우성이다.

실제 주위에서는 졸업 후 취업을 걱정하는 대학생들을 종종 보게 된다. 이같은 현상은 그동안 잘나가던 컴퓨터나 정보통신 전공분야 학생들 사이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얼마전 5만-10만달러의 고액 연봉 계약을 하고 닷컴기업에 취업되었던 학생들이 과거 영화의 상징과도 같은 새승용차를 몰고 캠퍼스로 속속 다시 돌아오고 있다. 이들은 언제 다시 과거의 영화를 맛볼 수 있을지 회의하며 새로 산 승용차의 월부금 마련에 전전긍긍이다.

이 같은 신규고용 중단과 기존 취업자의 실직은 미전국의 지역경제에 큰 악재로 작용하기 시작한 듯하다. 전국 매체는 물론 지방 언론에는 해고노동자들의 피켓시위가 자주 등장하기 시작했다. 대폭적인 세금감면으로 기업과 개인의 가처분 소득을 늘려 투자와 소비를 자극해 경기를 활성화시키겠다는 현 부시 정권의 경제정책이 무색해지고 있는 듯한 현실이다.

한편 미국 경제가 이처럼 본격적인 불황기에 접어든 상황이지만 현 부시 행정부는 강경일변도의 대외정책에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듯해 아이러니컬하다. 부시는 당초부터 '힘을 바탕으로한 강한 미국' 정책노선을 천명해왔다. 클린턴 전 정권이 코소보 등 국제분쟁에 지나치게 개입했다고 비난하며 고립주의 정책을 내비쳤던 부시의 태도와 비교하면 사뭇 대조적인 대목이다.(하기야 엉클샘(Uncle Sam. 미국의 속칭)의 본질적인 속성을 감안하면 현 부시정권의 고립주의를 동반한 강한 미국정책은 새삼스러울 것은 없다. 클린턴 정권이 북한과의 대화를 이어가는 한편 동유럽지역 등 국제지역분쟁에 꾸준히 개입했던 사례와 비교해도 미국의 대외정책은 항상 이중적이었던 것이 사실이다.)

현 부시 정권의 강한 미국정책은 역대 어느 정권의 그것보다 강경해보인다. 부시는 당선이후 줄곧 21세기 초강대국으로서의 미국의 지도력과 국익확보를 위해 중국 러시아 등 경쟁국가 및 북한 이라크 등 적대국가들에 대해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이같은 그의 공언은 중국이나 북한과의 이런저런 대면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부시는 대만에 대한 군사지원을 촉구하는가 하면 미정찰기와 중국전투기의 충돌사건에서는 괜한 무력사용 언질을 하며 중국과 마찰을 빗기도 했다.

그는 올해초 미국이 중국본토의 공격으로부터 대만을 보호하기위해 무엇이든 하겠다는 대통령답지 못한 과격한 발언을 서슴없이 하기도 했다. 북한문제와 관련, 부시는 한국의 햇볕정책에 엉거주춤한 자세를 견지하는 동시에 북한에 대한 일방적 지원은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노벨상 수상자 김대중 대통령이 미국방문에서 '푸대접'을 받은 것도 이런 맥락이었다.

그는 더 나아가 국가미사일방어(NMD) 체제를 끝내 구축하고야 말겠다는 고집을 버리지 않고 있어 중국 러시아는 물론 국내 반대파와 유럽 동맹국들로부터도 비난을 듣고 있다.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은 향후 수년간 수천억달러의 국방비를 대거 증액할 것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처럼 현 부시 정권은 불황으로 접어들기 시작한 미국 경제상황에 걸맞지 않는 고비용 강경일변도의 대외정책으로 일관함으로서 세계 경제의 기관차 역할을 하는 미국 경제를 별탈없이 제대로 몰고나갈 수 있을 지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다.

현 부시 대통령은 전 부시대통령이 경기악화로 1992년 재선에 실패, 단임에 그쳤던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현 부시 정권은 특히 많은 일반 미국인들이 "전쟁만 하려 드는 부시"라고 자신을 비난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에 귀기울일 필요가 있을 듯 싶다.

새방위망 구축 등과 같은 고비용 강경대외정책에 따른 막대한 경제적 이익은 일부 보수 강경 군수업자들의 주머니를 두둑하게 해줄 수는 있어도 실직한 일반 유권자들의 마음을 다시 사로잡지는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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