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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6.04 15:55최종 업데이트 01.06.04 16:19

이대로는 어업도 미래가 없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근시안이 문제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알을 잘 낳는 암탉이 있다. 이 암탉은 매일 적당한 양의 먹이와 적당한 운동이 필요하다. 그렇게 길렀을 때, 닭은 하루에 하나씩 건강한 알을 낳는다.

양계를 하는 사람들은 닭에게 잠을 재우지 않는다. 그렇게 되면 닭은 체내 시계가 이상 작동하여 하루에 두 개의 알은 낳기도 한다. 그러나 이것은 건강한 계란이 아니다.

하루에 하나씩 알을 낳는 닭의 주인이 하루는 답답한 마음에 닭의 배를 갈랐다. 그랬더니 배에는 알은커녕 알이 되려고 줄줄이 들어 있는 알집 뿐이었다. 결국 그 사람은 닭만 죽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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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에서도 다수확만 강조하다보니, 비료를 과다하게 사용하고, 농약도 많이 뿌려야 한다. 그래서 이제는 비료값에 농약값을 제하면, 농사지어 남는게 없다고 한다.

우리는 항상 그런 지적을 받아 왔듯이 너무 성급한 것이 탈이다. 그래서 조금 참고 기다리면 될 일을 빨리빨리 해치우려는 것이 많다. 게다가 오늘 일에 급급하여 내일의 풍요를 저버리는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바다에서도 그렇다, 조금만 멀리 나가면 풍성한 어획을 거둘 수 있는데도 집앞의 앞바다 고기만 잡아낸다. 그리고, 산란기에 조금만 참으면 풍성한 자원의 바다가 되는데도 불구하고, 금어기도 무시하고, 마구 잡아낸다. 또, 잡아야 할 것만 잡고, 잡지 말아야 할 것에 대해서는 너무 관대하다.

농사로 치자면, 피도 뽑고 잡초도 제거해 주어야 농사가 잘 된다. 그러나 바다에서는 잡초도 그대로 두고, 피도 그대로 두고 알곡만 건져내려고 하는 눈뜬 봉사가 너무 많다.

6월 2일 서해 오천항에서 배를 타고 화사도 근해로 배낚시를 나갔다. 우럭 배낚시는 재미가 있어서 하루낚시에 25~40cm정도 되는 우럭을 10마리 정도, 많게는 20마리 정도 낚을 수 있다. 그러나 이것도 요즘 말이지, 그 전에는 50cm급이 넘는 우럭도 솔찮게 낚였고, 또 한 번 나가면 20~30마리 정도 낚을 수 있었다.

한창 우럭낚시를 하고 있는데, 멀리서 통발작업을 하고 있는 어선이 다가왔다. 아니 우리가 통발작업을 하고 있는 어선 근처로 갔다. 그 어선은 통발 속에 들어 있는 물고기를 잡아내고 있었는데, 그들이 원하는 어종이 정확하게 뭔지는 모르겠다. 아마도 게나, 소라같은 것인지도 모른다. 어쨌든 작은 북처럼 생긴 통발에는 그들이 원하는 어종도 들어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어종도 있을 것이다. 그들이 원하지 않는 것은 불가사리였다.

그런데 불가사리는 바다의 잡초다. 이 불가사리는 먹성이 좋아 조개나 게, 소라 등을 잡아 먹어 바다를 황폐화시키는 천적이 없는 해류다. 그래서 누구나 이 불가사리를 보면, 없애야 한다. 그래야 바다가 풍성해지게 된다.

그런데 바다를 터전으로 먹고 사는 형제 어부의 행동은 이상하기 그지 없었다. 통발속에 쓸만한 것이라도 있다면 뱃전에 통발을 비웠지만, 쓸만한 게 없는 통발, 즉 불가사리만 그득한 통발은 그대로 바다에 털어버리는 것이었다. 한 번 털 때마다 10여 마리의 불가사리가 다시 바닷 속으로 들어가 살아남았다.

어부는 자신이 필요로 하는 것은 바다에서 건져냈다. 그리고 필요없는 것은 살려주었다. 물론 이게 이로운 것이라면 살려주어야 마땅하다. 그러나 어떤 곳에서는 이 불가사리는 예산을 들여가며 제거하려고 한다는데, 어떻게 이들 어부는 그냥 살려 주는 것일까?

정작 그들이 살려 주어야 할 것은 값어치가 나가는 어패류의 새끼들이다. 그러나 정작 그런 것은 어촌의 수족관에 흔하지 않은가? 아직은 더 자라야 할 새끼 물고기들은 수족관에 넣어 팔면서 바다를 망치는 불가사리는 그냥 바다에 다시 살려 주는 어부들.

달면 삼키고 쓰면 뱉아낸다면 나중에 쟁반에는 쓴 것만 남는다. 그렇게 되었을 때 그 쟁반에는 과연 단 음식이 담길 수 있을까? 단 음식 마저도 쓴맛으로 남게 될 것이다.

낚시 도중에 낚여 올라온 작은 우럭 새끼들을 물 속에 던져 넣으면서, 어부의 그물에 걸려 수족관 속으로 들어가지 않기만을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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