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지탱하는 것은 전국에 산재해 있는 수많은 도서관이라는 말이있다. 온갖 정보를 제공하고 일반인들의 삶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미국의 대학도서관은 첨단시설과 방대한 장서가 인상적이다. 웬만한 주립대학도서관은 수백만 권의 장서와 수천 종에 달하는 단행본을 소장하고 있다. 인터넷이 도입되고 나서는 전국의 도서관이나 데이터 베이스가 잘 연결돼 있어 빌리고 싶은 책은 대부분 거의 무기한동안 빌려볼 수 있다.
논문을 쓰고있는 필자는 학교도서관에서 1백여권의 책을 1년 넘게 빌려 보관하고 있다. 등록된 학생이면 기간연장을 함으로써 이처럼 도서의 장기간 대여가 가능하다.
하지만 미국의 도서관은 이런 시설외에도 인상적인 면이 여럿 있다.
미국의 도서관은 이용자들에게 아주 친근하다. 각 지역이나 도시에 있는 공공도서관 (Public Library)은 주민들의 삶의 일부나 마찬가지이다. 은퇴한 노인들은 언제든지 도서관에 가 신문이나 잡지를 읽고 인터넷을 검색하기도 한다. 여유시간이 있는 주부는 시사잡지나 여성잡지를 열람하기도 한다. 시카고 등 대도시의 공립도서관에는 한국 등 세계각국의 신문이나 월간지도 비치돼 있다.
도서관에서는 또한 일반인들이 정보화사회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인터넷이나 파워포인트 등 각종 컴퓨터 프로그램 이용법 등 다양한 강의를 열기도 한다. 어린 아이가 있는 젊은 부부는 도서관 내에 있는 놀이공간에서 아이들을 놀리거나 스토리 텔링방에 데리고 가 동화책을 읽혀주기도 한다. 책은 물론 퍼즐이나 최신 어린이 만화영화등 비디오 대여도 가능하다. 시내에 나왔다가 시간이 어중간하면 도서관에 들러 시간을 때우기도 한다.
이처럼 친근한 서비스는 일반 대학도서관도 크게 다르지 않다. 특별히 학생증 제시를 요구하지 않으니 누구나 도서관 출입과 도서열람이 가능하다. 단지 일반인이 도서대출을 받으려면 회원카드를 만드는 약간의 절차가 필요할 뿐이다. 출입구에는 마그네틱 검색대가 설치돼 있어 도난에 대한 우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
이처럼 이용자에게 친근한 도서관이지만 해서는 안 되는 금지사항도 있음은 물론이다. 도서관 건물 내에서는 흡연은 물론 음료수나 음식물 반입이 절대 금지돼 있다. 한국의 도서관이 건물내에 매점이나 도시락을 먹을 수 있는 공간이 있는 것과는 아주 대조적이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한국의 도서관내 일부 공간에서는 흡연도 가능했는데 현재는 당연히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미국 도서관이 특이한 것은 열람석이 그리 많지 않다는 점이다. 한국의 대학도서관이 열람석 몇천 석 운운하지만 미국 도서관엔 그런 모습이 전혀 없다. 대학도서관이건 공립도서관이건 한국도서관이 수험생들의 독서실화된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대신 공간이 있는 곳에는 거대한 서가가 즐비할 뿐이다. 그사이사이에 책상과 의자 그리고 인터넷과 자료검색을 위한 컴퓨터가 놓여 있다. 최근 들어서는 노트북 컴퓨터 이용자의 편리한 인터넷 이용을 위해 곳곳의 공간에 정보통신 라인을 구축하는 등 명실상부한 온라인화를 가속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최근 들어서는 건물의 온라인 시설 수준은 대학평가에서도 상당한 몫을 차지하는 추세이다. 열람석은 물론 휴게실조차 전화선 등 온라인 연결 시설이 부족하면 낡은 건물 취급받기 십상이다.
방대한 장서수를 자랑하는 미국 도서관이지만 오래돼 보존 가치가 없는 도서는 과감히 처분한다. 공립도서관에서는 연말이나 일정한 시기가 되면 이런 도서를 아주 저렴한 가격에 일반인을 대상으로 '세일'을 한다. 대학도서관에서는 'Give-Away Items' 사인과 함께 도서관입구에 쌓아 놓아 필요한 학생들이 공짜로 가져간다. 책값이 아주 비싼 미국에서 이같은 '세일기간'을 잘 이용하면 저렴하게 책을 마련할 수 있다.
우리나라를 지탱하는 힘은 어디에서 나올까? 고시준비나 입시생들이 밤낮없이 책과 씨름하는 독서실화한 지 오래된 대학도서관이나 공립 도서관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우리나라의 도서관이 이용자들에게 가능한 모든 정보를 제공하고 삶과 밀접한 공간으로 하루빨리 거듭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