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9.30 16:34ㅣ최종 업데이트 26.09.30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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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비상계엄 당시 국회의 계엄 해제 표결을 방해한 혐의를 받는 추경호 대구시장이 30일 오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결심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12·3 비상계엄 당시 국회의 계엄 해제 표결을 방해한 혐의를 받는 추경호 대구시장이 30일 오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결심공판에 출석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기사보강: 30일 오후 5시 35분]

차분한 태도를 견지하던 추경호 대구시장이 내란특검(특별검사 조은석) 측 발언을 듣다 눈을 흘겼다. 국회의원으로서 헌법을 준수하겠다고 선서하고도 12·3 내란에 가담해 "국민과 국가를 배신했다"고 질책당한 뒤 보인 반응이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34부(재판장 한성진 부장판사) 심리로 30일 오전 10시부터 추경호 대구시장(12·3 내란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 내란중요임무종사 사건 결심공판이 진행되고 있다.

내란특검(특별검사 조은석)은 "피고인이 (12·3 내란 당시) 국회의원으로서 위법한 포고령 효력을 저지하는 유일한 수단인 국회 비상계엄 해제안 표결에 참여해야 했으나 (당시 대통령이었던) 윤석열의 위헌·위법 비상계엄 선포 협조 요청을 수락함으로써 내란중요임무에 종사했다"라며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반면 추 시장 측은 "비상계엄 모의를 사전에 알지도 못했고 관여한 바도 없다"며 무죄 선고를 재판부에 요청했다.

추경호 시장은 '내란의 밤' 당시 4차례에 걸쳐 국민의힘 의원총회 장소를 바꿔 공지하는 방법(국회→ 국민의힘 당사→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장→ 당사 3층)으로 의원들의 비상계엄 해제요구 결의안 표결 참여를 방해하는 등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를 받는다.

"윤석열 통화에서 비상계엄 협조요청 수락... 국민이 막은 일 (오히려) 거들어"

특검은 추 시장이 12·3 내란 당시 홍철호(대통령비서실 정무수석)·한덕수(국무총리)와 통화함으로써 비상계엄의 위헌·위법함을 인지하고도 이후 윤석열과의 통화에서 비상계엄 협조 요청을 수락했다고 주장했다.

특검은 "피고인은 홍철호와의 통화에서 비서실장 등이 반대했는데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를) 강행했다는 취지의 설명, 한덕수와의 통화에서 국무위원들이 반대했음에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는 취지의 설명을 각각 들었다"라며 "이후 윤석열과의 2분 5초 통화에서 '비상계엄 협조요청'을 (듣고) 피고인이 수락하는 방법으로 내란중요임무종사죄가 성립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윤석열-추경호 통화 내용을 분석하면서 박근혜 탄핵 정국 때 검토되던 국군기무사령부(기무사) 계엄 문건을 거론했다. 기무사 계엄 문건에는 '여당을 통해 국회의원들이 계엄 해제 표결에 참여하지 않게 유도하는 내용'이 담겼는데, 둘 사이 통화 내용도 이와 유사하다는 것이다.

"'오래 안 걸리니 걱정말라'는 윤석열 발언은 계엄정국을 잘 관리해 목적을 달성하면 최단기간 내 비상계엄을 해제하겠다 약속한 것이고, '계엄이라고 하니 정치인들이 자기가 어떻게 될지 걱정한다'는 윤석열 발언은 피고인이 체포 대상이 아님을 알려준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윤석열은 피고인과의 통화에서 비상계엄 상황 유지를 전제로 국민의힘 의원들이 국회 계엄해제 표결에 참여하지 않도록 유도해줄 것을 요청한 것"이라며 "이런 요청을 받은 피고인은 자당(국민의힘) 의원들이 표결에 참여하지 않도록 유도했다"라고 강조했다.

구체적 실행 행위로는 ▲ 집권여당 원내대표로서 대정부 견제 기능을 포기해 대통령 권한남용을 방치한 점 ▲ 내란 당시 정부 핵심 관계자 등으로부터 취득한 정보를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미고지한 점 ▲ 의원총회 장소를 거듭 변경해 공지함으로써 국민의힘 의원들의 표결을 방해한 점 등을 들었다.

특검은 최종 구형의견에서 "헌법 수호를 선서하고도 헌법을 파괴하는 내란에 자진 가담하며 국민이 막은 일을 피고인은 (오히려) 거들었다"며 "(그런데도) 반성하지 않은 채 혐의를 모두 부인하며 자당 의원들이 표결하지 못한 책임을 국회의장 등에게 돌리고 있다"라고 질책했다.

또한 "피고인이 기소된 뒤 지난 6월 3일 대구시장에 당선된 사정도 고려해선 안 된다"라며 "이 사건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국회의원으로 있을 때 저지른 범행으로 현재 직위가 범행의 무게를 덜어줄 수 없으므로 죄책에 상응하는 엄벌을 선고해 헌법을 배신하고 국민을 기만하면 어떤 죗값을 치르게 되는지 만천하에 보여주시기 바란다"라고 재판부에 거듭 요청했다.

"국민께 송구하나 계엄 사전에 알지 못했고 대통령 부탁도 받지 않아"

반면 추 시장은 최후진술을 통해 "국회 비상계엄 해제안 표결을 막으려 한 사실도 대통령으로부터 (비상계엄 협조요청을) 부탁받거나 부탁을 받아들인 적도 없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그의 변호인단 또한 "피고인이 계엄을 사전에 인식하지 못했고 (내란 당일) 협력하지도 않았고, 공소사실을 뒷받침할 증거도 없다"며 무죄 선고를 재판부에 호소했다.

추 시장은 "다시 한번 비상계엄으로 큰 충격과 불안을 겪으신 국민께 송구하다. 당시 충격적 계엄선포에도 유감을 표했고, 정치·도의적 책임을 지고 원내대표직을 사퇴한 바 있다"면서도 "워낙 갑작스럽고 황망한 가운데 평생 처음 경험한 상황이기에 돌이켜보면 당시 대응에 부족함과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검은 제가 윤 전 대통령의 계엄을 사전 공감해 계엄에 가담했다고 주장하나 전혀 사실과 다른 왜곡"이라며 "비상계엄 선포를 사전에 알지 못 했고 계엄 모의나 관여한 사실도 없다. 대통령으로부터 국회 표결을 막아달라 요청받은 사실도 없다"고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그러면서 "45년 가까이 공직과 정치의 길 걸으며 중요한 문제일수록 여러 사람 의견을 듣는 게 중요하다 생각했다"며 "정치는 더욱 그렇다. 그날도 그런 생각으로 의원들을 모아 정보를 듣고 상황을 파악하려고 했다"고 강조했다.

추 시장은 거듭 "정치적으로 대립하더라도 정치적 문제는 정치로, 국회 문제는 안에서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외부 힘을 빌려서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은 해본 적도 없고 동조한 적도 없다"고 강조한 뒤 "그날의 부족함과 아쉬움은 제가 안고 가야 할 몫이다. 다시 한번 송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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