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이하 연금행동)과 진보당 전종덕 국회의원, 조국혁신당 백선희 국회의원이 국회 소통관에서 ‘이재명 정부 기초연금 개편안 규탄 및 사회적 논의 촉구’를 요청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참여연대
그 변화의 배경을 짐작게 하는 발언이 정부 경제부처에서 나온 바가 있다. 즉 지금은 기초연금 지출이 23.1조 원이지만 2040년이 되면 48조 원으로 지금의 2배가 된다는 것이다. 현재의 기초연금 지출 23.1조원은 GDP의 0.9% 가량이다. 그런데 제5차 국민연금 재정계산에 의하면 2040년에 GDP는 4002조 원으로 전망되었다.
따라서 2040년의 기초연금 48조원은 그해 GDP의 1.2%로 지금보다 증가하긴 하지만 그리 큰 증가는 아니다. 그러면 왜 경제부처는 기초연금 지출을 GDP 대비가 아니라 절대금액으로 이야기하는가? 기초연금 지출이 크게 늘어나는 것처럼 말하여 지출규모를 줄이려는 의도라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고 본다.
실제로 지출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이번 발표에서 정부는 기초연금 지출이 23.1조원에서 내년에 25.7조원으로 늘어난다고 하였다(11% 증액). 이는 기초연금 수급자를 세 집단으로 나누어 차등지급함에 따른 것이다. 그런데 제 1집단에서 하위 7%가량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들이기 때문에 기초연금에서 증액이 되지만 그만큼 기초생활보장 생계급여에서 삭감되기 때문에 기초연금과 기초생활보장제도를 같이 놓고 보면 정부지출은 전혀 증가하지 않는다.
그리고 제3집단은 물가연동도 하지 않기 때문에 지출 증가가 없다. 지출이 증가하는 집단은 제 1집단 중 하위 7%를 제외한 23%와 중위집단인 제2집단 15%(하위 30~45%)를 합한 38%이고 이를 많이 잡아야 40% 정도다. 즉, 지금까지 노인 70% 전체에 대해 물가변동만큼 인상해 오던 기초연금을, 이제는 기초연금 대상자 중 중간에 속한 40% 정도의 노인들만 금액을 인상하고, 나머지는 사실상 인상하지 않게 된 것이다.
하위 30% 노인도 기초연금 인상 지속 어려움
더욱이 하위 30%인 제 1 집단에 대한 기초연금의 3만 원 인상이 지속적으로 이뤄지면 얼마 가지 않아 기초연금액이 국민연금의 급여 액수를 넘을 것이다. 즉, 기초연금의 무기여(無寄與) 수급권자의 급여액수가 기여에 의해 획득한 국민연금 수급권자의 급여액수보다 많아질 것이다. 그러면 제1집단의 기초연금액 인상은 얼마 안 가서 멈출 가능성이 높다. 반면 제3집단에게 적용된 물가 인상분의 미반영은 지속될 가능성이 더 높다. 그래서 이번 개편안은 겉으로는 하후상박이지만 실제는 지출절감이 된 것이다.
하후상박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기초연금 수급노인들만을 대상으로 돌려막기식으로 하후상박을 설계하는 것은 재고의 여지가 있다. 또 기초생활수급자 노인에게 지급되는 기초연금이 생계급여에서 그만큼 삭감된다고 해서 이를 기초연금의 소득불인정으로 해결하려는 것도 답은 아니다. 이는 기초연금으로 빈곤구제를 하려는 설계가 직면하는 모순을 보여준 것이다.
새로운 대안을 찾아서: 노인 기본소득과 최저보장제도
하후상박의 시야를 기초연금 바깥으로 넓히면 하후상박을 다르게 설계할 수 있다. 모든 노인에게 기본소득처럼 기초연금을 지급하고 그 기초연금을 과세대상소득에 포함하여 과세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작년에 이재명 대통령은 자동지급제를 말한 바 있다. 모든 노인에게 기본소득처럼 지급하면 자동지급을 간단하게 실현할 수 있으며 하위 70% 순위에 드는지 여부를 가리기 위한 자산조사에 드는 행정비용을 모두 절감할 수 있다. 그리고 소득과세는 국세청이 늘 하던 일이기 때문에 과세대상에 기초연금이 하나 더 추가된다고 해서 비용이 더 발생할 여지도 거의 없을 것이다.
빈곤노인은 별도로 최저보장제도를 도입하면 된다. 이미 캐나다 같은 나라는 모든 노인을 대상으로 한 기초연금을 운영하면서 빈곤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최저보장제도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이렇게 하면 노인소득보장을 위해 젊은층에 너무 많은 부담을 지우는 것이 아닌가 걱정할 수 있다.
하지만 기초연금이 반드시 젊은층이 노인을 부양하는 것이라고만 하기는 어렵다. 젊은층도 언젠가 노인이 되며 또 세금은 연령을 가리지 않고 부과되기 때문에 반드시 젊은층에만 부담이 더 간다고 보기도 어렵다. 실제로 소득세 납부액을 보면 60~70대가 20~30대보다 더 많이 낸다(2025년 국세통계연보 기준). 부담을 세대 단위로 갈라보는 것이 실상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는 것이다. 기초연금을 보편지급하고 과세 환수하면 이것 자체가 상당한 수준으로 노인 간 재분배를 실현하는 것이 된다.
기초연금을 연금답게 지급한다면 이것이 미래의 굳건한 내수 구매력이 되어 세대 간 선순환 경제를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청년 대상 '기본소득'을 우리나라 최초로 도입한 바 있다. 얼마 전에는 '기본사회위원회'를 출범시켰고 농어촌기본소득도 시행하고 있다. 이런 구상이 전면적으로는 아닐지라도, 그 기본정신이라도 기초연금에 적용될 수 있지 않을까.
▲남찬섭 동아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본인
필자 소개 : 남찬섭은 동아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로 재직 중입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책임연구원과 서울신학대학교 교수, 참여정부 시절 빈부격차·차별시정위원회 및 양극화민생대책본부의 전문계약직 공무원을 거쳤습니다.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위원장, 제5차 국민연금재정계산위원회 위원, 한국사회정책학회 회장을 역임했습니다. 현재는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의 정책위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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