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장관 후보로 지명된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기국회 개회식에서 서영교 법제사법위원장과 대화하고 있다.
남소연
민주당 지지자들에게는 중요한 문제일지 몰라도, 일반 국민에게는 '친명'이니 '반명'이니 하면서 여권 내에서 벌어지는 권력투쟁이 볼썽사납기만 하다. 유시민 작가의 ABC론에 따르면, 가치추구형인 A그룹은 이익 지향적인 B그룹이나 교집합인 C그룹과 달리 어떠한 일이 있어도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에 등돌리지 않는 코어(핵심) 지지층이다. 그런데 최근 이 대통령 지지율이 급락하자 ABC론을 높게 평가하던 정치평론가나 정치 유튜버들은 코어 지지층, 즉 A그룹 이탈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괴이한 이론에 괴이한 해석이 아닐 수 없다.
김 후보자는 민주당 지지층이 환영할 만한 인사임이 틀림없다. '수박' 소리를 듣던 전임 장관 정성호 의원과 달리 색깔이 분명하고, 언행도 신뢰감과 안정감을 주는 편이다. 하지만 신약 로비 의혹은 그 모든 것을 뒤엎을 만큼 치명적이다.
이재명 정부는 지금 안팎으로 위기다. 자국 이기주의로 무장한 '혈맹' 미국의 경제적·군사적 압박으로 나라 경제가 흔들리고, 자칫 전쟁에 휘말릴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핵무장으로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북한과는 소통의 문이 완전히 닫혔다. 이 대통령의 주요 치적이던 주식경제 활성화도 시들해졌고, 경제 양극화 해소의 일환인 부동산 정책도 갈팡질팡 방향을 못 잡는 느낌이다.
경제와 안보가 위태로운 상황에서 인사까지 망치면 정권에 대한 신뢰도는 걷잡을 수 없이 떨어질 것이다.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바란다면 자진사퇴가 해법이다. 물론 유죄 판결을 받은 것도 아니고, 억울할 수 있다. 역대 정부 사례를 보더라도, 장관 후보에 올랐다가 이런저런 의혹으로 사퇴한 사람치고 억울함을 호소하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럼에도 대의를 위해서나 정권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또는 부끄러움을 알고 물러난 것이다.
김 후보자가 사퇴하지 않으면 여권은 임명을 밀어붙일 것이다. 권력 안정성을 꾀하고 지지층 결속에도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일시적으로는 얻는 게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잃는 게 많다. 이런 기조가 이어진다면, 획기적인 정책적 성과나 반전 카드가 없는 한 2028년 총선에서 다수당 확보도 장담하기 어렵고, 정권 재창출도 물 건너갈 것이다.
내란 청산의 정치적 효능감은 시간이 흐를수록 떨어질 수밖에 없다. 거듭 말하지만, 내란 청산을 공정 가치를 구현하는 계기로 삼는다면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는 한층 탄탄해지고 민주당은 국민 정당으로 거듭날 것이다. 그런 점을 고려해서라도 김 후보자는 사퇴하는 게 옳아 보인다. 아닌 건 아닌 거다. 아닌 걸 맞다고 우길 때 비극이 시작된다. 공정은 설 자리를 잃고, 새로운 질서에 대한 기대도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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