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9.02 07:03최종 업데이트 26.09.02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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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장관 후보로 지명된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8월 31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에 입장하며 지명 소감을 밝히고 있다.
법무부 장관 후보로 지명된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8월 31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에 입장하며 지명 소감을 밝히고 있다.남소연

이재명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를 공개적으로 요구해 온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새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공소 취소가 현실화할지에 관심이 쏠립니다. 법무부 장관이 구체적 사건에 대해 검찰총장을 지휘·감독할 수 있는 권한을 행사해 공소 취소를 하지 않겠느냐는 게 국민의힘의 공세입니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장관의 수사지휘권 범위 논란과 신설된 공소청법에 규정된 검사 이의제기권, 공소 취소 사전작업으로 여겨지는 '검찰 인권존중 미래위'의 한계 등으로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견해가 많습니다.

법무부 장관의 공소 취소가 불가능한 이유

이 대통령 사건을 공소 취소할 수 있는 통로는 두 가지입니다. 민주당이 추진 중인 '조작기소특검법'을 활용하는 것과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을 동원하는 방법입니다. 이 가운데 조작기소특검법은 최근 대통령 지지율 하락과 여론 반발로 멈춰선 상태입니다. 민주당 지도부에서도 속도조절 및 신중론이 우세합니다. 총선 일정 등을 감안하면 특검법을 밀어붙일 동력은 사실상 사라졌다는 게 여권 안팎의 기류입니다.


'이 대통령 사건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 의원 모임'(공취모)을 이끌었던 김 후보자의 등판이 주목받는 것도 이런 이유입니다.

현재 법무부 장관에게는 검찰청법 제8조에 따른 구체적 사건에 대한 지휘·감독 권한이 부여돼 있습니다. 이 권한은 10월 2일 검찰청이 폐지되고 공소청 체제로 전환되더라도 그대로 유지됩니다. 공소청법 제9조(법무부장관의 지휘·감독)는 '법무부 장관은 검사사무의 최고 감독자로서 일반적으로 검사를 지휘·감독하고, 구체적 사건에 대해서는 검찰총장만을 지휘·감독한다'고 규정돼있습니다.

문제는 '구체적 사건'에 공소 취소가 포함되느냐는 점입니다. 장관의 구체적 사건 지휘권에 공소 취소도 포함된다는 견해가 있는 반면, 공소 제기·취소는 검사 고유의 소송 행위인 만큼 장관의 개입은 검사의 독립성을 침해할 수 있다는 반론이 있습니다. 현행 검찰청법이든, 새 공소청법이든 장관은 검사의 일반적 업무만 지휘·감독하도록 돼있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합니다.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은 헌정 사상 단 네 차례만 행사됐는데, 공소 취소 사례는 없어 법리적 논란이 불거질 수밖에 없습니다.

법조계에서는 새 공소청법에 명시된 검사 이의제기권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견해도 나옵니다. 공소청법 제8조는 '검사는 구체적 사건과 관련된 지휘·감독의 적법성 또는 정당성에 대하여 이견이 있는 경우에는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고 규정했습니다.

또한 제21조에는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거나 공정성이 우려되는 사건에 관해 각 광역공소청에 사건심의위원회를 둔다'고 돼있습니다. 만약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을 통해 이 대통령 공소 취소를 지휘할 경우 해당 검사가 이의를 제기하거나, 공소청에 설치된 사건심의위원회에서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있습니다.

법무부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했을 때 검찰총장이 이를 수용할지도 관건입니다. 헌정 사상 첫 수사지휘권이 발동됐던 2005년 당시 천정배 법무부 장관이 김종빈 당시 검찰총장에게 강정구 동국대 교수를 불구속 수사하라고 지휘하자 이에 반발한 김 전 총장은 사표를 제출했습니다. 이 사태로 검찰 조직이 요동치고 사회적으로도 큰 파문이 일었습니다. 검찰 내부에선 현재 공석 상태인 검찰총장에 장관과 손발을 맞춰 공소 취소를 시도할 수 있는 인물을 앉히려는 것 아니냐고 의심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대화하는 김승원-서영교
대화하는 김승원-서영교법무부 장관 후보로 지명된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기국회 개회식에서 서영교 법제사법위원장과 대화하고 있다.남소연

공소 취소 신중론으로 돌아선 김승원 후보자

일각에선 검찰권 남용 의혹을 규명하겠다며 출범한 법무부 '검찰 미래위'를 공소 취소의 핵심 키로 지목하기도 합니다. 검찰 미래위는 최근 조사 대상으로 19건을 확정했는데, 이 가운데 이 대통령 관련 사건이 8건에 이릅니다. 미래위는 향후 대검에 설치된 진상조사단의 조사 결과를 심의한 뒤 법무부 장관에게 권고안을 전달하게 됩니다.

하지만 법무부 훈령으로 정한 이 위원회 규정에는 공소 취소 권한이 없습니다. 오히려 훈령에는 '수사나 재판 중인 사건은 수사나 재판에 미칠 영향을 신중히 고려하여야 한다'는 조항이 있습니다. 이를 감안하면 검찰 미래위를 '공소 취소를 위한 빌드업'으로 보는 것은 과도한 해석으로 보입니다.

무엇보다 김 후보자가 장관에 취임하더라도 공소 취소를 밀어붙일지부터가 의문입니다. 김 후보자가 '공취모' 공동대표를 맡는 등 이 대통령 관련 사건의 공소 취소 논의를 주도한 건 사실이지만 최근엔 신중론으로 선회했습니다. 그는 6·3 지방선거 국면에서 조작기소 특검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공소 취소 문제는 국민적 공감대를 얻어 결정을 내려야 된다"고 말했습니다.

아무리 수사지휘권을 갖고 있는 법무부 장관이라해도 부정적 민심을 무릅쓰고 공소 취소를 강행할지에 대해서는 여권에서도 회의적인 시선이 적지 않습니다. 법리적으로도, 실질적으로도 김 후보자 지명이 '공소 취소 전격전'이라는 국민의힘 공세는 억측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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