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8.26 16:16최종 업데이트 26.08.26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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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로 당선된 지자체장 등의 임기가 지난 7월 1일 시작되었다. 이날, 곧바로 업무에 착수한 공직자들이 있는가 하면, 취임식을 성대하게 연 공직자들도 있었다. 서울시 자치구들은 어떤 하루를 보냈을까. 지난 2022년 민선8기 서울시 구청장 취임식 정보를 모아 분석한 바 있는 정보공개센터가 민선9기 서울시 구청장들의 취임식 씀씀이를 살펴보았다.

평균적으론 절약했지만 오히려 씀씀이 커진 곳도

서울시 구청장 취임식 지출액 자료. 왼쪽은 2026년 지출액의 비교를, 오른쪽은 2022년으로부터의 증감을 보여준다
서울시 구청장 취임식 지출액 자료. 왼쪽은 2026년 지출액의 비교를, 오른쪽은 2022년으로부터의 증감을 보여준다투명사회를위한정보공개센터

서울시정보소통광장과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서울시 자치구 25곳 중 21곳에서 취임식이 열렸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은평구, 양천구, 강서구는 직원 조례로 취임식을 갈음했으며, 서초구의 경우 민선 9기 출범 행사 '함께 여는 서초 전성시대 2'가 취임식을 대신하였다.

이들 4곳을 제외하고 서울시 자치구들이 지출한 취임식 비용은 평균 약 2058만원. 2022년 평균 지출액(약 2378만 원)보다 13.5%(약 320만 원) 가량 줄어든 수치이다.


전체 평균이 내려간 것은 강남구 같은 몇몇 자치구의 큰 폭 감소에 힘입은 결과에 가깝다. 성북구는 지난 2022년 집중호우 대응상황 점검을 위해 취임식을 취소했으나, 올해는 2850만 원 규모로 취임식을 개최했다.

구청장이 새롭게 당선됐기 때문일까, 2022년 취임식 대신 각각 음악회와 주민간담회를 열었던 성동구와 금천구도 이번에는 취임식을 선택했다. 종로구, 용산구, 마포구, 노원구, 동대문구 등의 초선 구청장들도 지난 구청장보다 더 비싼 취임식을 열었다.

2022년 최다·최소 지출 자치구는 지금

2022년 당시 취임식 최다 지출 자치구는 무려 5914만 원을 쓴 강남구였다. 당시 강남구청장은 취임식을 구청이 아닌 코엑스 오디토리움홀에서 여는 등 거창하게 진행해 빈축을 샀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강남구민회관에서 한층 검소한 구성으로 이루어진 이번 취임식에 소요된 예산은 293만 원. 2022년 지출액에 비해 95%의 비용을 절감하였다.

2022년 취임식을 개최한 자치구 중 가장 적은 금액을 들인 곳은 205만 원을 쓴 강동구였다. 그리고 올해는 단돈 7만 7000원으로 취임식을 마쳤다. 7만 7000원짜리 현수막 한 장만 내건 취임식은 2022년 당시와 마찬가지로 별다른 공연이나 퍼포먼스 없이 직원만을 대상으로 검소하게 진행되었다. 강동구의 취임식 추진계획 문서를 보면 당초 취임식에 배정되어 있던 예산은 1100만 원으로, 절감된 금액은 추후 구민을 위한 사업 추진에 활용할 예정이라고 한다.

3000명과 4750만 원

2026년 7월 1일 열린 마포구청장 취임식과 강동구청장 취임식의 모습
2026년 7월 1일 열린 마포구청장 취임식과 강동구청장 취임식의 모습마포구청, 강동구청

반면에 올해 취임식에 가장 많은 돈을 들인 곳은 마포구였다. 마포구청 대강당에서 3000명 규모로 열린 이 행사에는 4750만 원이 소요되었다. 지난 2022년 구청장 취임식 때보다 약 1000만 원 증가한 금액으로, 평균 지출액의 2.3배에 달한다.

프로그램을 확인해 보면 공연 2건, 퍼포먼스 1건, 꽃다발 전달 등으로 여타 구청장 취임식과 비슷하게 구성되었는데, 유독 많은 비용이 지출된 것은 참석 인원이 많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각 자치구의 취임식 계획, 결과보고, 정보공개 내용 등을 살펴보면 25개구 취임식의 평균적인 참석 인원은 950명이었다. 마포구 취임식의 참석 인원이 3000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노원구 2000명이 뒤를 이었다. 그러나 노원구는 2천만 원을 넘지 않는 선에서 취임식을 치렀다는 점에서, 마포구 예산 집행에 불필요한 낭비는 없었는지 점검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같은 규모여도 천차만별 지출액

행사 규모가 비슷하면 지출액도 비슷했을까. 참석인원 700명 구간에 속한 6개 자치구(성북·동작·강북·용산·관악·강남)의 지출액을 보면, 강남구는 293만 원을 지출한 반면 성북구는 2850만 원을 지출했다. 같은 규모의 행사에서 9.7배 차이가 발생한 것이다.

참석인원별 각 자치구가 취임식에 쓴 비용과 행사용역계약에 쓴 비용을 나타낸 표. 노란 바탕색은 1인수의계약 금액 상위 4개구를 나타낸다.
참석인원별 각 자치구가 취임식에 쓴 비용과 행사용역계약에 쓴 비용을 나타낸 표. 노란 바탕색은 1인수의계약 금액 상위 4개구를 나타낸다.투명사회를위한정보공개센터

이 격차를 만든 요인 중 하나로 행사용역계약액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700명 규모에서 가장 많은 돈을 쓴 성북구는 지출액의 약 90%인 2555만 원을 행사용역계약에 썼다. 같은 규모의 행사를 치르는 데 관악구가 630만 원, 동작구가 1991만 원을 치른 것에 비해 상당히 비싼 값이다. 취임식에 가장 많은 돈을 쓴 마포구도 실은 한 업체와 4750만 원짜리 행사용역계약을 맺었던 것이다.

원칙적으로 지자체 등이 계약을 맺을 땐 여러 업체의 견적을 비교해 결정해야하지만, 이 행사용역은 미리 정해둔 상대와 계약을 진행하는 1인수의계약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이러한 방식은 본래 추정가격 2천만 원 이하의 소규모 계약에 대해서만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것인데, 이들의 경우 청년창업기업, 여성기업, 장애인 기업 등과 계약할 땐 추정가격 5천만 원 이하까지 계약할 수 있는 조항(지방계약법 시행령 제30조제1항제2호)이 활용되어 가능했다.

감시할 수 없는 계약, 반복되는 문제

이런 현상은 처음이 아니다. 2022년 당시 높은 비용을 지출한 지자체들의 예산 내역을 살펴보면, 행사대행 용역 업체에 대부분의 예산을 썼다. 비슷한 규모의 행사에서 음향과 방송 등에서 비용 차이가 크게는 2000만 원 이상 나타났다.

견적 비교를 회피하는 1인 수의계약이 관행적으로 이루어지는 한, 지자체 예산 집행이 적정하고 검약하게 이루어졌는지 검증할 수 없다. 계약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기 때문에 시민들이 이를 확인하고 문제를 제기할 방법도 없다. 검증되지 않은 지출과 감시할 수 없는 계약 구조가 맞물리면서, 같은 문제가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취임식에 의미가 있다면 새로운 임기를 구민들과 맞이하고, 그것은 임기 동안 구민들을 위해 어떤 정책을 펼칠지 알리는 자리라는 점이다. 화려한 공연이나 퍼포먼스만큼이나, 예산을 적재적소에 필요한 만큼만 집행하는 자세도 취임식에 꼭 필요한 요소일 것이다.

얼마를 썼는가와 어떻게 정했는가, 이 둘 모두가 구정의 예고편일지도 모른다. 검소한 취임식을 치른 구청장들에게 성대한 박수를 보낸다. 그리고 성대한 취임식을 치른 구청장들에게는 겸손한 성찰을 요청한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정보공개센터 홈페이지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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