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에 언급된 <관보>.
법무부
황교안의 대답, 그리고...
그런데 <관보>에 실리지 않은 또 다른 징계 사유도 있었다. 이 점은 위 <관보>에 적힌 징계를 박근혜 대통령에게 제청한 황교안 당시 법무부 장관의 공개 발언에서 나왔다.
윤석열이 촛불혁명에 힘입어 박영수 특별검사팀 수사팀장으로 기용(2016.12.1.)돼 국정농단 수사에 참여하고 있을 때인 2017년 2월 10일의 국회 대정부질문 때였다. '제349회 제7차 국회본회의 회의록'에 따르면, 이상돈 국민의당 의원이 '댓글수사로 인해 좌천됐었던 윤석열 검사의 맹활약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라는 취지로 질의하자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은 이렇게 답변했다.
"말씀하신 사안으로 좌천된 것이 아니고 그 이후에 다른 부적절한 일들이 있었습니다. 그것으로 징계를 받은 일이 있고 그것 때문에 아마 본인이 원하지 않는 보직으로 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댓글수사 때문에 윤석열을 징계했음을 인정하기가 곤란한 황교안은 댓글수사 이후에 불거진 사유가 진짜 징계 사유라고 답변했다. <관보>에 적힌 김건희 재산 부실신고는 윤석열이 댓글수사팀장에 임명(2013.4.18.)되기 이전의 일이다. 황교안의 답변은 <관보>에 적힌 것 이외의 또 다른 징계 사유가 2013년 10월 17일 이후에 발생했음을 의미한다.
그 사유를 추정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김건희의 어머니인 최은순과 동업했던 정대택이 그해 12월에 법무부로부터 받은 공문이다. 정대택은 2003년에 최은순과 함께 부동산 투자계약을 체결해 53억 1천만 원의 이익을 냈지만, 이익을 분배받기는커녕 도리어 고소를 당해 2004년 11월 29일 1심에서 징역 1년과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고 뒤이어 2005년 1월 7일에 민사소송에서 패소한 인물이다.
정대택은 윤석열이 곤경에 빠진 2013년 겨울에 법무부에 민원을 넣었다. 2013년 12월 18일 제출되고 같은 날 처리된 정대택 민원에 대해 법무부의 '민원 회신'은 이렇게 답변한다.
"귀하께서 2013. 12. 18. 법무부 민원실을 통해 제출한 민원의 취지는 윤석열 검사에 대하여 엄중한 징계가 필요하다는 취지인 것으로 보입니다. 검사징계위원회에서는 2013. 12. 18. 윤석열 검사에 대하여 정직 1개월의 징계처분을 의결하였음을 알려드립니다."
정대택은 투자약정서를 근거로 53억 1천만 원에 대한 50% 지분을 주장했지만, 최은순을 강요해 허위의 계약서를 꾸몄다는 혐의를 받고 궁지에 몰렸다. 그에게 맞대응을 한 쪽은 최은순뿐만이 아니었다. 검찰도 그를 무고죄로 기소했다.
약정서 체결에 참여한 법무사 백아무개도 자신은 약정서를 작성한 일이 없다고 부인했다. 백아무개가 최은순에게 유리한 법정 증언을 해주는 일이 2004년 7월 26일에 있었고, 다음달인 8월에 김건희(당시에는 김명신) 명의의 서울 송파구 가락동 아파트에 백아무개 가족이 입주하는 일이 있었다. 아파트 소유권은 2005년 1월 11일 백아무개의 부인인 원아무개의 명의로 변경됐다.
그 뒤, 정상적인 매매에서는 볼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났다. 정상적인 거래였다면 백아무개 쪽에서 김건희 쪽으로 금전이 이동해야 했지만, 실제로는 백아무개가 아파트 입주 뒤에 추가 금전을 요구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후 백아무개는 법정에서 진술을 번복했다. 정대택이 말한 약정서를 자신이 작성했다고 시인한 것이다. 그러자 이번에도 검찰이 끼어들었다. 검찰은 백아무개를 변호사법 위반으로 기소했다. 이 때문에 징역 2년을 살고 나온 백아무개는 자신이 정대택 사건에서 모해위증을 했다며 2008년에 자수했다.
정대택 입장에선 사건의 진행 과정에서 검찰이 번번이 끼어들어 최은순과 김건희를 편들었다는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는 그 뒤 김건희와 결혼한 윤석열에 관한 민원이 법무부에 들어가는 원인이 됐다.
윤석열이 징계와 좌천을 당한 일차적 원인은 국정원 댓글수사에 있지만, 그 상당 부분은 부인 김건희에게도 있었다. 김건희 재산이 중과실로 허위 신고된 사실, 나아가 정대택과 최은순·김건희의 분쟁에 검찰(윤석열)이 연루된 것이 그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김건희는 남편이 대통령이 된 뒤뿐 아니라 검사였을 때도 남편의 일을 망가트렸다. 그 같은 부인 리스크를 충분히 경험했는데도 윤석열은 충분한 대비책 없이 대선에 뛰어들었다. 섶을 지고 불에 뛰어든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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