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광진구 동서울우편물류센터에서 한 작업자가 폭염의 날씨로 땀에 젖은 옷을 입고 우체국 택배 등 분류 배송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2023.8.1.
연합뉴스
오늘의 사회를 자기의 역능을 믿지 못하고 예측 불가능성에 의탁하는 자기부정의 시대로 이해한다면 오늘날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부동산 정책이나 금융 규제 같은 것이 아닐지도 모르겠다(물론 가장 먼저 해야 할 다른 것이 있다는 말이지, 하지 말자는 것이 아니다. 세제 개혁과 부동산 보유 및 금융소득에 대한 조세 정의의 실현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다시 '욕망', 갖고 싶은 것을 찾아내고 그것을 향해 노력하면 내 삶을 조금씩 변화시킬 수 있다는 '희망'이다. 모든 욕망이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약속이 아니라, 적어도 자기의 노력으로 자기 삶의 위치를 조금씩 움직일 수 있다는 믿음이다.
'노동소득'. 열심히 일해서 더 나은 삶을 욕망하고, 자신의 힘으로 미래를 쟁취하는 힘. 그러니까 우리가 만들어온 사회에서 평범한 사람의 욕망을 계획으로 바꾸어주는 가장 일상적인 근거는 어쩌면 노동소득이다. 단지 월급봉투를 숭배한다는 뜻이 아니라 내가 가진 능력과 시간을 들여 무엇인가를 만들고, 그 대가가 축적되어 내 삶을 조금씩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는 것.
내가 나로서 역능을 발휘하여 내 삶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 것은 어쩌면 단지 노동소득을 믿는 일이다. 그러니 우리가 제일 처음 해야 할 것은 노동소득에 대한 믿음을 회복하는 일이다. 지난달, 정부 주최로 열린 부동산 국민 대토론회에서 한 대학생의 발언이 이목을 끌었다. 열심히 일해서 얻은 노동소득으로 미래를 계획하고 아이를 낳아 키울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는 말에 대통령이 박수를 보냈다.
아주 사소한 희망, 아주 근본적인 욕망
사실 주식이나 비트코인 같은 건 잘 모른다. 부동산도 마찬가지다. 이제 계약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아서 다음에 이사 갈 집에 대해 조금 자세히 알아보고 있지만, 정황상 이번 이사에서는 더 넓은 집으로 가는 일이 쉽지 않을 것 같고, 다음 이사쯤에는 그래도 가능할 것 같다.
사람들이 주식과 부동산을 하지 않는 사회를 바라지 않는다. 부유해지고 싶다는 욕망을 버리라고 말하고 싶은 것도 아니다. 오히려 반대다. 더 많이 욕망해야 한다. 더 좋은 집에서 살고 싶고, 더 좋은 차를 타고 싶고, 더 맛있는 것을 먹고 싶고, 더 멀리 여행하고 싶다는 욕망이 세상을 더욱 나은 곳으로 만들 것이다.
다만 그 욕망을 이루는 방법이 주식시장의 그래프와 아파트 호가표에만 있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가 하는 일이 내 삶을 바꿀 수 있고, 오늘보다 내일 조금 더 나아질 수 있으며, 몇 년의 시간을 들여 계획하면 갖고 싶은 것에 조금씩 가까워질 수 있다고 다시 믿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참으로 욕망하는 사회란 자기를 부정하는 투기의 사회가 아니라 나의 힘으로 나의 바람에 조금씩 가까워질 수 있는 희망의 사회에 가깝다. 어쩌면 노동소득에 대한 믿음을 회복한다는 것은 그런 뜻일 것이다.
다음 이사 때는 더 넓은 집을 계획할 수 있다는 희망 같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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