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2 드라마 〈결혼의 완성〉 관련 이미지.
KBS2
지난 8월 9일 종영한 KBS2 드라마 〈결혼의 완성〉에서 김대명은 납치와 살인을 저지르는 노만희를 연기했다. 〈미생〉의 김동식 대리와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양석형으로 익숙했던 둥글둥글한 얼굴의 김대명이 잔혹한 범죄자가 된 것이다. 그런데 노만희가 무서웠던 이유는 김대명이 지금까지 보여준 얼굴과 완전히 달라졌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겉으로 보이는 노만희는 동네에서 컴퓨터 학원을 운영하는 평범한 남자다. 동네 사람에게 서글서글하게 웃고, 부탁을 받으면 컴퓨터도 고쳐준다. 하지만 그 평범한 얼굴 뒤에는 사람을 납치하고 죽이는 범죄자의 모습이 숨어 있다.
김대명은 이 두 얼굴의 간극을 과장하기보다 자연스럽게 오갔다. 그래서 노만희는 '악당처럼 생긴 악당'보다 훨씬 무서웠다. 어딘가에서 한 번쯤 마주쳤을 법한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결혼의 완성〉 종영 후에도 그의 연기는 '내 주변에 있을 것 같은 사람이 범죄자일 수도 있다'는 현실적인 공포를 만들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대명이 만들어내는 '그럴 것 같은 사람'의 범위가 넓어진 셈이다.
회사에 있을 법한 김동식 대리도, 병원에서 만날 법한 양석형 교수도, 평범한 얼굴을 하고 우리 곁에 숨어 있을 것 같은 노만희도 결국 같은 곳에서 출발한다. 캐릭터를 선하거나 악하다고 먼저 규정하기보다 그 사람이 어떻게 말하고 행동할지를 들여다보는 것이다.
"아무도 그렇게 말 안 하잖아요."
입시에서 햄릿을 연기하며 품었던 의문은 어쩌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김대명이 무언가를 깊이 들여다보는 건 연기만이 아니다.
음식에도 진심인 김대명
나영석 PD와 함께한 유튜브 '채널 십오야'의 〈맛따라 멋따라 대명이따라〉나 최근 출연한 JTBC 예능 〈냉장고를 부탁해〉 77회를 보면 그는 음식에도 꽤나 진심이다. 맛있는 음식을 만나면 먹고 끝내기보다 재료와 조리법을 궁금해 하고 무엇이 다른지 살핀다. 맛집을 찾아 하루에 일곱, 여덟 곳을 다니기도 한다.
연기와 음식은 전혀 다른 이야기 같지만, 김대명이 그것들을 좋아하는 방식은 묘하게 닮아 있다.
좋아하는 것을 대충 지나치지 않는다. 가까이 다가가 보고, 오래 들여다보고, 더 알고 싶어 한다.
입시에서 네 번이나 떨어지면서도 틀에 박힌 연기를 하기 싫었다는 이야기나, 좋아하는 음식을 찾아 하루 종일 돌아다닌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처음에는 그가 꽤 고집스러운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이야기를 더 듣다 보면 고집보다는 '깊이'라는 말이 더 어울린다. 좋아하는 것을 깊이 알고 싶어 하고, 알게 된 만큼 더 잘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다.
〈요정식탁〉에서 김대명은 사람들이 보면서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을 잘 만들어서 잘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돌아보면 그가 대학 입시 때부터 고민했던 것도 결국 비슷한 문제였던 것 같다. '내가 어떻게 연기해야 멋있어 보일까'보다 '사람들이 보기에 정말 저 사람 같을까.'
그 질문을 오래 품었기에 김동식 대리도, 양석형 교수도, 노만희도 '그럴 것 같은 사람'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
김대명은 좋아하는 일을 업으로 삼고, 그것으로 먹고살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말한다. 좋아하는 것을 대충 좋아하지 않고, 더 알고 싶어 오래 들여다보는 사람이라면 그 말이 더욱 반가울 테다.
배우 김대명이 계속 행복하게 연기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그래야 우리도 그가 만들어낸 '그럴 것 같은 사람들'을 오래 만날 수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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