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8.13 08:57최종 업데이트 26.08.13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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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epSeek V4 Pro 0813 버전.
DeepSeek V4 Pro 0813 버전.자료사진

8월 13일 새벽 딥시크가 조용히 그러나 강력하게 딥시크 V4 Pro 정식 버전을 발표했습니다. 공식 명칭 DeepSeek-V4-Pro-0813이 API에 업데이트된 것입니다. 지난 4월 V4 시리즈가 처음 공개된 이후 약 4개월 만에 나온 정식 버전으로 그간 프리뷰 버전이 보여준 가능성을 현실로 완성했습니다.

프리뷰의 약점을 극복한 정식 버전, 그 비밀은 아키텍처에 있다

정식 버전의 가장 큰 변화는 에이전트 능력의 비약적인 향상입니다. 프리뷰 버전이 가졌던 가장 큰 약점이 바로 이 부분이었는데, 정식 버전에서 이를 극적으로 극복했습니다. 이를 가능하게 한 것은 딥시크 V4 Pro의 독특한 아키텍처입니다.


이 모델은 Mixture-of-Experts, 즉 MoE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합니다. 총파라미터는 1.6조에 달하지만, 실제 추론 시 활성화되는 파라미터는 490억에 불과합니다. 이는 이전 세대 V3.2가 총 6,600억 파라미터 중 370억만 활성화했던 것과 비교하면, 총파라미터는 2.4배 증가했지만 활성파라미터는 약 32% 증가에 그친 셈입니다.

즉, 추론 효율성을 극대화하면서도 모델의 지식 용량은 폭발적으로 늘린 설계입니다. 이러한 MoE 설계는 100만 토큰의 초대형 컨텍스트를 처리할 때 그 진가를 발휘합니다. 384K 토큰이라는 압도적인 최대 출력 길이와 함께, 장문의 코드베이스나 방대한 문서를 한 번에 처리해야 하는 에이전트 작업에 최적화된 구조입니다.

벤치마크가 증명한 혁명적 성능 향상

공식 벤치마크 데이터는 정식 버전의 성능 향상을 숫자로 증명합니다. 사이버 보안 및 해킹 시뮬레이션 능력을 측정하는 Cybergym에서는 프리뷰 버전 52.7점에서 정식 버전 83.3점으로 무려 30.6점이 상승했습니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종합 능력을 평가하는 DeepSWE에서는 12.8점에서 62.7점으로 약 5배나 향상되었습니다.

자동화 작업 수행 능력을 보는 AutomationBench에서는 12.8점에서 31.8점으로 약 2.5배 증가했습니다. 터미널 환경에서의 명령어 수행 능력을 측정하는 Terminal Bench 2.1은 72.1점에서 87.9점으로, 다양한 도구 활용 능력을 평가하는 Toolathlon-Verified는 55.9점에서 74.1점으로 각각 큰 폭으로 상승했습니다.

이 벤치마크들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요. Cybergym은 모델이 실제 사이버 보안 환경에서 얼마나 효과적으로 임무를 수행하는지 측정합니다. DeepSWE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전반에 걸친 문제 해결 능력을 평가하며, AutomationBench는 복잡한 자동화 워크플로우를 얼마나 잘 처리하는지 보여줍니다.

Terminal Bench 2.1은 터미널 명령어 이해 및 실행 능력을, Toolathlon은 외부 도구, 즉 API나 함수 호출 등을 얼마나 능숙하게 다루는지를 측정합니다. 특히 DeepSWE가 프리뷰 대비 약 5배나 향상되었다는 사실은 단순한 코드 생성이 아닌 실제 소프트웨어 개발 워크플로우를 이해하고 수행하는 능력이 향상되었음을 의미합니다.

Fable 5와의 대결 '추격자'에서 '경쟁자'로

DeepSeek V4 Pro 0813 버전.
DeepSeek V4 Pro 0813 버전.자료사진

정식 버전의 성능은 클로드의 Fable 5에 근접하는 수준으로 평가됩니다. 구체적인 비교를 보면 Terminal Bench 2.1에서는 V4 Pro가 87.9점, Fable 5가 88.0점으로 사실상 동률을 기록했습니다. Cybergym에서는 V4 Pro가 83.3점으로 Fable 5의 83.1점을 근소한 차이로 앞서기도 했습니다.

다만 고난도 지식과 추론 능력을 평가하는 HLE에서는 V4 Pro가 60.0점, Fable 5가 63.0점으로 아직 격차가 존재했고, DeepSWE에서는 V4 Pro가 62.7점, Fable 5가 70.0점으로 가장 큰 격차를 보였습니다.

전문가들은 V4 Pro 정식 버전이 오푸스 4.8이나 Fable 5의 첫 번째 라인업에 이미 진입했다고 평가합니다. 다만 Fable 5는 여전히 DeepSWE와 같은 전문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영역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어, 완벽한 추월보다는 추격자에서 경쟁자로의 전환이라는 표현이 더 적절해 보입니다.

Kimi K3와의 비교: 멀티모달 확장성과 코딩·에이전트 효율의 대결

이번 발표의 의미를 이해하려면 한 달 앞서 출시된 중국의 또 다른 프런티어 모델 Kimi K3와 비교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 7월 공개된 Kimi K3는 총 2.8조 개의 파라미터를 갖춘 역대 최대 규모의 오픈 웨이트 모델입니다.

두 모델 모두 필요한 전문가만 선택적으로 호출하는 MoE 아키텍처를 채택했지만, 지향점은 분명히 다릅니다. Kimi K3가 시각 정보를 함께 이해하는 멀티모달 확장성과 복합 추론에 무게를 두었다면, DeepSeek V4 Pro는 텍스트 기반 코딩과 도구 사용, 장기 에이전트 작업의 효율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설계됐습니다.

Kimi K3의 총파라미터는 2.8조 개로 DeepSeek V4 Pro의 1.6조 개보다 1.75배 많습니다. 그러나 실제 추론 과정에서 활성화되는 파라미터는 각각 약 500억 개와 490억 개로 거의 같습니다. 전체 파라미터 가운데 활성화되는 비율을 계산하면 Kimi K3는 약 1.8%, V4 Pro는 약 3.1%입니다.

Kimi K3는 896개의 전문가 가운데 매번 16개만 호출하는 고희소성 구조를 통해, 거대한 지식 용량을 유지하면서 추론 비용을 억제했습니다. 여기에 네이티브 이미지 이해 능력까지 갖춰 텍스트와 시각 정보를 함께 처리하는 작업에 강점을 보입니다.

반면 DeepSeek V4 Pro는 상대적으로 작은 총파라미터 규모로 비슷한 수준의 활성파라미터를 활용하며, 코딩과 터미널 조작, 외부 도구 호출 등 실행 중심의 에이전트 성능에 집중했습니다. 결국 두 모델의 차이는 단순한 크기보다 '멀티모달 확장성'과 '코딩·에이전트 효율성'이라는 서로 다른 최적화 방향에서 드러납니다.

가격은 Fable 5의 1.7%, 추론 경제성을 다시 쓰다

DeepSeek V4 Pro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가격입니다. 현재 공식 API 기준 출력 가격은 100만 토큰당 약 0.87달러로, Fable 5의 50달러와 비교하면 약 1.7%에 불과합니다. 출력 토큰 단가만 놓고 보면 같은 비용으로 약 57배 많은 토큰을 처리할 수 있습니다.

물론 실제 작업 비용은 입력·출력 비율, 추론 토큰, 캐시 활용, 재시도 횟수에 따라 달라지므로 이를 곧바로 57배 많은 작업으로 해석할 수는 없습니다. 그럼에도 계획 수립과 도구 호출, 오류 수정과 검증을 반복하는 에이전트 환경에서는 이 같은 가격 차이가 결정적인 경쟁력이 됩니다. 기업이 AI 에이전트를 상시 운영하려면 최고 성능 점수 몇 점보다 일정 수준 이상의 성능을 얼마나 낮은 비용으로 반복 사용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DeepSeek는 8월 API 가격의 큰 폭 인상 가능성을 예고했습니다. 그럼에도 이번 가격 정책이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AI 경쟁의 기준이 최고 성능에서 '작업당 추론 비용'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V4 Pro는 프런티어급 성능의 AI 에이전트를 스타트업과 개인 개발자도 상시 활용할 수 있는 생산 도구로 바꾸고 있습니다.

코딩을 넘어 실제 개발 업무를 수행하는 에이전트로

DeepSeek V4 Pro는 1.6조 개의 총파라미터 가운데 추론할 때마다 약 490억 개만 활성화하는 MoE 구조를 채택했습니다. 방대한 지식 용량을 유지하면서 연산 부담을 줄여, 코딩과 도구 호출처럼 많은 추론을 반복하는 에이전트 작업에 적합한 구조입니다. 단순히 답변을 생성하는 모델을 넘어 더 적은 비용으로 더 많은 업무를 수행하는 실행형 AI의 방향을 보여줍니다.

V4 Pro 계열은 LiveCodeBench 93.5%, SWE-bench Verified 80.6%, Codeforces Elo 3,206점 등 주요 코딩 평가에서 최상위권 성적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정식 버전은 실제 소프트웨어 개발 능력을 평가하는 DeepSWE에서 62.7점을 얻어 프리뷰 버전의 12.8점보다 약 5배 향상됐습니다. 이는 단순한 코드 생성을 넘어 기존 코드베이스를 이해하고 버그를 수정하며, 새로운 기능을 구현하고 리팩터링하는 능력이 크게 개선됐다는 의미입니다.

이러한 성능이 낮은 API 단가로 제공되면 코딩 에이전트의 활용 범위도 달라집니다. 개인 개발자는 AI를 상시 페어 프로그래머로 활용할 수 있고, 스타트업은 적은 인력으로도 대규모 코드베이스를 관리할 수 있습니다.

대기업 역시 레거시 시스템의 유지보수와 코드 마이그레이션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습니다. DeepSeek V4 Pro의 진짜 경쟁력은 코드를 잘 작성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소프트웨어 개발의 전 과정을 실제로 수행하는 에이전트를 대규모로 운영할 수 있는 경제성을 제시했다는 데 있습니다.

에이전트 시대의 룰메이커가 될 것인가

모델 성능만으로 에이전트 시대의 주도권을 장담할 수는 없습니다. 에이전트가 복잡한 작업을 실시간으로 수행하려면 방대한 추론을 낮은 비용으로 안정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인프라가 필요합니다. 딥시크는 이제 모델 개발을 넘어 이 기반까지 직접 확보하려 하고 있습니다.

2026년 7월 로이터는 딥시크가 약 1년 전부터 자체 AI 추론 칩을 개발해 왔다고 보도했습니다. 모델의 특성에 맞는 전용 칩을 설계해 연산 효율을 높이고, 추론 비용과 성능을 동시에 개선하려는 전략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내몽골에서는 1GW 규모의 초대형 AI 데이터센터 건설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목표 가동 시점은 2027년 말에서 2028년 초입니다.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딥시크는 모델을 개발하고, 이를 구동할 칩을 설계하며, 대규모 연산을 담당할 데이터센터까지 확보하게 됩니다. 모델과 하드웨어, 전력 인프라를 하나로 연결하는 수직계열화 전략입니다.

이를 실현하려면 막대한 자본이 필요합니다. 딥시크는 최근 2차 투자 유치를 재개했으며, 시장에서는 약 500억 위안, 74억 달러 규모의 조달 가능성이 거론됩니다. 이번 투자 과정에서 제시된 기업가치는 약 5,000억 위안으로 알려졌습니다. 첫 외부 투자에 이어 다시 대규모 자본을 확보해 모델 연구개발과 컴퓨팅 인프라, 상용화에 투입하려는 움직임입니다.

딥시크가 그리고 있는 구조는 분명합니다. V4 Pro라는 모델에서 시작해 자체 AI 반도체와 내몽골 데이터센터, 대규모 자본으로 이어지는 완결형 AI 인프라 체인입니다. 이는 딥시크가 단순한 모델 개발사를 넘어 에이전트가 작동하는 전 과정을 통제하는 AI 플랫폼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에이전트 시대의 룰메이커는 반드시 가장 높은 벤치마크 점수를 기록한 기업만은 아닐 것입니다. 에이전트를 가장 저렴하고 빠르게, 그리고 안정적으로 대규모 운영할 수 있는 기업이 시장의 기준을 만들 가능성이 큽니다. 딥시크는 모델의 성능을 프런티어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동시에 이를 구동할 칩과 데이터센터, 자본까지 하나의 체계로 묶으려 하고 있습니다.

이번 V4 Pro 정식 버전은 단순한 모델 업데이트가 아닙니다. 최상위권 에이전트 성능을 파격적인 가격에 공급함으로써 미국 프런티어 모델 기업에도 가격과 추론 효율을 다시 검토하도록 압박하는 신호입니다. 딥시크는 더 이상 '성능 대비 저렴한 중국 모델'을 만드는 회사에 머물지 않습니다. 추론 비용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개방형 AI 생태계의 영향력을 넓히며, 에이전트 시장의 규칙 자체를 설계하려는 단계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임선영씨는 중국 칭화대 전산언어학 석사를 마친 중국경제전문가이며 <중국경제 미래지도>, <중국AI 미래지도>의 저자입니다. 이 글은 본인의 페이스북에도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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