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국회의원 등록차량 현황 재분류 (2026.06기준, 출처 : 국회사무처 정보공개청구)
정보공개센터
재산공개만 보면 국회의원 299명 가운데 133명이 본인명의 자동차가 없다. 그렇다고 이들이 자동차를 이용하지 않는다고 볼 수는 없다. 국회와 지역구를 오가고 하루에도 여러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국회의원 업무의 특성상 자동차 이용이 필요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직접 자동차를 소유하지 않고 렌트나 리스 등을 통해 차량을 이용할 수도 있다.
재산공개로 확인하기 어려운 이 부분은 국회사무처 자료를 통해 좀 더 살펴볼 수 있다. 지난 6월 시민단체 녹색교통운동이 국회사무처를 통해 확보한 '22대 국회의원 등록차량 현황'에 따르면 2026년 6월 기준 국회의원 300명 가운데 293명이 국회 출입을 위한 차량을 등록했다.
국회사무처는 293대 가운데 149대를 내연기관차, 144대를 '친환경' 차량으로 분류했다. 하지만 '친환경' 차량 144대 가운데 124대는 하이브리드차다. 하이브리드차는 일반 휘발유·경유차보다 연료 사용량을 줄일 수 있지만, 내연기관을 함께 사용하고 주행 과정에서 여전히 온실가스가 발생한다. 따라서 정보공개센터는 재산공개 분석과 마찬가지로 전기·수소차만 무공해차로 보고, 하이브리드차는 내연기관차에 포함해 다시 분류했다.
그 결과 국회 등록차량 293대 가운데 273대, 93.2%가 내연기관을 사용하는 차량이었다. 주행 중 배출가스가 없는 전기·수소차는 20대, 6.8%에 그쳤다.
재산공개는 의원이 소유한 자동차를, 국회사무처 자료는 국회 출입을 위해 등록한 차량을 보여준다. 기준은 다르지만 결과는 비슷하다. 국회의원들이 소유한 차량에서도, 업무를 위해 등록한 차량에서도 내연기관차가 압도적으로 많다는 것이다.
공공부문은 무공해차 선택 '제도화'했는데...
한편 정부는 공공부문의 자동차부터 전기·수소차로 바꾸기 위한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국가기관과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은 새로 차량을 구매하거나 임차할 때 전기·수소차로 도입해야 한다. 2025년부터는 이전보다 실제로 더 많은 무공해차를 구매·임차하도록 기준도 강화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따르면 2025년 차량을 새로 구매하거나 임차한 632개 공공기관의 전환 대상 차량 8271대 가운데 7826대, 94.6%가 전기·수소차였다.
공공부문에서는 이처럼 자동차가 필요할 때 무공해차를 선택하도록 제도와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 반면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법과 예산을 결정하는 국회의원들의 자동차는 소유 차량과 국회 등록차량 모두 내연기관차가 대부분이다.
국회의원이 소유하거나 이용하는 자동차에 공공부문의 기준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국회의원 한 명 한 명은 법률을 만들고 국가 예산을 심의·의결하는 헌법기관이다. 특히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시민과 기업이 따라야 할 기준과 정책을 만드는 위치에 있는 만큼, 국회의원들도 내연기관차를 없애고 차량이 필요할 때 무공해차를 선택하는 데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
지금 국회가 논의하는 온실가스 감축목표는 숫자로 끝나지 않는다. 목표가 정해지면 시민과 기업의 자동차와 이동방식, 에너지 사용에도 구체적인 변화를 요구하게 된다. 그 변화를 언제, 얼마나 빠르게 요구할지 결정하는 사람들의 선택과 실천 역시 정책이 향하는 방향과 함께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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