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rnsea Project 해상풍력발전단지 위치
Orsted
바람연금, 신안군민펀드
혼시 프로젝트에서 보듯 해상풍력발전이 친환경적인 발전 방식으로 인정받으며 대규모 발전소가 설치되어 운영 중인 해외와 비교하면 한국의 해상풍력 발전사업은 걸음마도 못 뗀 상태이다. 최근 변화의 움직임이 있다.[5] 풍력발전의 큰 걸림돌 중 하나는 주민 반대다. 특히 해상풍력은 어업인의 반대에 부딪혀왔다. 그러나 최근 신안군에서 '신안군민펀드'를 통해 주민의 찬성과 참여까지 이끌어내며 지역과 상생할 수 있는 모델을 제시했다.
2025년 1월 신안군은 신안우이 해상풍력 및 루트에너지와 함께 1000억 원 규모의 해상풍력 군민펀드 조성 협약을 공식 발표했다. 펀드는 지역 주민과 송·변전설비 인근 주민, 지역 금융기관 등이 해상풍력 발전사업에 직접 투자해 수익을 얻고, 사업에 대한 주민 수용성을 높이기 위해 추진됐다.
협약에는 군민펀드 모델 설계 및 운용, 가입자 대상 조달금리 제공, 펀드 조성을 위한 행정적 지원 등의 내용이 담겼다. 신안군은 연 13% 수준의 수익률을 목표로 한 펀드 모델을 검토했으며, 가입자에게 일정 수준의 수익을 지급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신안군은 고정식과 부유식을 포함한 해상풍력 발전단지 30개가 조성되면 1인당 최대 1억 2000만 원을 투자해 연간 약 1500만 원의 소득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신안우이 해상풍력(390MW) 사업은 2029년 상업운전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투자자는 발전소 운영 이후 약 25년에 걸쳐 수익을 얻는 구조다. 2026년 정부의 국민성장펀드 1호 투자사업으로 선정돼 총 3조 4000억원의 정책금융을 확보했다.[7] 신안군은 바람연금과 연계한 주민 참여형 군민펀드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8] 사업이 계획대로 진행되면 주민들은 해상풍력 발전 수익을 배당과 투자 수익 형태로 공유하는 새로운 에너지 이익공유 모델을 경험하게 된다.
신안군은 앞서 2021년 4월 태양광 발전 사업의 이익을 주민과 공유하는 '햇빛연금'을 도입했다. 발전소가 위치한 지역 주민이 운영 수익의 일부를 정기적으로 배분 받는 방식이다. 2024년 말 기준 햇빛연금 누적 지급액은 200억 원을 넘어섰다. 혜택을 받은 주민은 전체 군민 중 3분의 1이 넘는 1만 4000여 명에 달한다. 주민은 주식, 채권, 펀드 등 여러 형태로 태양광 발전소 법인의 이익 배분에 참여하며, 추가적인 금융 부담 없이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다.[9]
태양광과 육상풍력 분야의 주민참여형 펀드는 이미 여러 지역에서 운영되고 있지만, 해상풍력 군민펀드는 신안군이 처음 시도한다.[10]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과정에서 '햇빛·바람연금 확대를 통한 소멸위기지역 경제 활성화'를 공약으로 제시하면서 주민 이익공유형 재생에너지 모델에 관심이 높아졌다. 신안군의 해상풍력 군민펀드는 향후 지역 주도의 에너지 전환 모델로 주목 받으며 더불어 해상풍력발전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주민 참여형 수익공유 모델이 안착하기 위해서는 수익 산정과 배분 과정의 투명한 정보 공개와 검증 체계 구축이 필수적이다.
2025년 3월 25일, '해상풍력 보급 촉진 및 산업 육성에 관한 특별법'이 공포되었다. 이 법은 체계적인 해상풍력 보급을 위해 민간기업이 아닌 정부가 주도하는 '계획 입지 제도'를 포함한다. 이외에 해상풍력사업이 어업인 등 기존 공유수면 활용 주체와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수산업 지원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았다.[12]
강도형 당시 해양수산부 장관은 "해상풍력 등 에너지 전환을 통한 기후 위기 대응은 범정부적으로 추진되어야 할 과제"라고 강조하며 "해상풍력 발전은 우리 바다를 장기간, 대규모로 이용하는 행위이므로, 해양수산부는 해양공간 통할 부처로서 무한한 책임감을 갖고 해양환경과 조화를 이루며, 질서 있게 해상풍력이 보급되도록 모든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13] 이에 따라 풍력사업자가 해상풍력발전사업을 추진할 때 인허가 절차 간소화, 이해관계자 사전 협의, 계통접속 확보 등이 이루어지므로, 국내 해상풍력발전사업의 추진에 속도가 붙기 시작할 것으로 기대된다.[14]

▲풍력발전 모습
한국풍력산업협회
풍력발전
풍력발전은 바람을 통해 날개가 회전하며 발생하는 기계에너지를 변환하여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2MW의 터빈 1대는 약 700가구가 1년 사용할 수 있는 전기를 생산하고, 여의도 면적 75%에 약 40만 그루의 20년생 소나무를 심는 것과 동일한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갖는다.
풍력발전기는 '수평축(Horizontal Axis Wind Turbine) 풍력발전기'와 '수직축(Vertical Axis Wind Turbine) 풍력발전기'로 나뉜다. 수평축 풍력발전기는 흔히 알려진 바람개비 모양의 날개가 달린 것으로, 회전축이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인 지면과 평행하게 설치된다. 구조가 간단하고 설치가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바람의 방향이 바뀌면 나셀(풍력발전기의 발전 장치 부분)을 바람 방향으로 회전시키는 요잉(Yawing) 장치가 필요하다. 반면 수직축 풍력발전기는 바람 방향의 영향을 받지 않아 요잉 장치가 불필요하다.

▲풍력발전기의 구성
"Onshore and Offshore Win
풍력발전은 설치 장소에 따라 육상풍력과 해상풍력으로 구분된다. 육지에 건설되는 육상풍력은 MW(메가와트)당 약 5,000㎡의 면적이 소요된다. 발전단지 내에 터빈이 세워지지 않은 잉여 면적은 목축, 농업 등 타용도로 이용 가능하며 일부 단지는 관광지로 쓰이기도 한다.[15]
국내 풍력의 보급 및 활성화와 관련한 국내법 중 최상위 법은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 (약칭: 신재생에너지법)'인데, 신재생에너지법에는 풍력설비의 소음을 고려한 이격거리 기준이 별도로 규정되어 있지 않다.[16] 다만 주민들의 생활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자체별 조례 중 풍력발전시설 입지 세부 기준에서 100~2000m의 이격거리를 제시하고 있다.[17]
한국환경연구원의 거리별, 풍속별 소음 영향을 고려한 이격거리 조사에 따르면 주거시설 및 정온시설(학교 등)로부터 1.5km 이상, 가축 및 사육시설은 1km 이상 이격할 것을 권장한다. 권장 기준 미만의 지역에 설치된 풍력발전시설은 주민 협의 및 소음 현황조사가 필요하다.[18]

▲해상풍력발전기의 유형
포스코
바다에 건설되는 해상풍력은 기초구조물 설치 방식에 따라 고정식/부유식으로 구분된다. 해상풍력은 육상풍력에 비해 입지 제약에서 자유롭고, 육지보다 바람이 지속적이어서 발전용량 확보 등의 장점이 있다.[20] 해상풍력발전단지의 입지 조건이 법률로 명시되어 있지는 않다. 유럽은 해안에서 약 10km 이상 떨어져 풍력발전단지가 조성될 때 주민의 민원이 없다는 사례들을 통해 입지단계에서 해안으로부터 10km 이상 이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21] 한국환경연구원은 향후 해상풍력 발전단지의 규모 및 배치, 터빈의 높이, 철새의 이동 경로 등 여러 자료에 근거하여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22]
해외 풍력발전
중국은 풍력발전량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2025년 기준 중국은 1135.44TWh(테라와트시)의 발전량을 기록했고, 미국이 464.39TWh, 독일이 136.03TWh로 뒤를 이었다. 2024년 대한민국 풍력발전량은 3.64TWh이다.[23] 중국의 0.3%, 독일의 2.7% 수준이다. 생산되는 전기 중 풍력발전의 비중이 가장 높은 국가는 덴마크로 57.7%에 달한다. 리투아니아 44.9%, 우루과이 40.6%, 아일랜드 38%, 영국 29.4%로 뒤를 이었다. 대한민국의 풍력발전 비중은 0.6%이다.
한국은 지난 2020년에 2050년까지 탄소중립 달성을 선언하였으며, 2021년엔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26.3%에서 40%로 상향하였다.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40%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는 뜻이다.[25]
국내 풍력발전은 최근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발전 비중은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다. 2024년 말 기준 국내 풍력발전단지는 127개, 기수는 875개(육상풍력발전기 800개, 해상풍력발전기 75개)다. 설비용량은 2268.225MW(메가와트)로 전체 발전시설 중 약 1.6%, 신재생에너지 중 약 13%를 차지한다. 발전량은 3355.643MWh로 전체 발전량 중 약 0.6%,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의 8.9%를 차지한다.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5월 신에너지(수소 등)와 분리된 재생에너지 전담 법정계획인 '제1차 재생에너지 기본계획(2026~2035년)'을 발표했다. 계획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100GW 조기 보급과 에너지 안보 강화를 목표로 하며, 2035년까지의 중장기 재생에너지 30% 이상 확대 로드맵을 제시했다. 특히 육상풍력과 해상풍력을 재생에너지 확대의 핵심 축으로 설정하고, 계획입지 제도 도입과 해상풍력특별법 시행, 풍력산업 공급망 복원, 주민참여형 바람연금 확산 등을 통해 풍력발전의 대규모 보급과 산업 육성을 동시에 추진한다는 방침이다.[27]
▲2025 전세계 풍력 발전량 국가 순위(왼쪽), 풍력발전 비중(오른쪽)
Ember
기후변화의 해결책으로 떠오르는 재생에너지
화석연료는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75% 이상,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약 90%를 차지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력산업의 재생에너지로 전환은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풍력발전 또한 더는 미래의 에너지가 아니다. 이미 유럽과 중국 등 주요 국가에서는 풍력이 전력 공급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으며, 해상풍력을 중심으로 새로운 산업과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 영국의 혼시 프로젝트가 보여주듯 대규모 해상풍력단지는 에너지 안보 강화와 탄소중립 실현, 지역경제 활성화를 동시에 이끌 수 있는 전략 산업으로 평가받는다.
기후위기 대응과 에너지 안보 강화라는 두 과제가 동시에 요구되는 시대다. 풍력발전은 단순한 발전원을 넘어 국가 경쟁력과 지역의 미래를 좌우할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으며, 앞으로 우리 사회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대한민국 에너지 전환의 속도와 방향이 결정될 것이다.
글: 안치용 ESG비즈니스리뷰 발행인, 박예영·김세현 기자(동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이윤진 ESG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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