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번 유한준61번은 박찬호의 등번호지만 KT 팬들은 그 숫자에서 유한준을 먼저 떠올린다. 2010년 6월 1일에 태어난 딸의 생일을 담은 그 번호를 유한준은 2011년부터 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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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2015년이 그의 선수인생의 최정점이 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는 4년의 계약기간 내내 그 정점 언저리에서 머물렀고, 추락은 없었다. 2016년부터 2019년까지 그는 거의 전 경기를 소화하며 확실한 3할 타율의 중거리 타자로 활약했고, 동시에 수준급 이상의 수비력으로 외야의 한 자리를 안정적으로 지켜냈다. 그리고 2019년 말 다시 2년간 20억 원 규모의 재계약을 맺는 데도 성공했다.
그리고 그게 전부가 아니었다. 그는 타고난 재능으로 성공한 선수가 아니었고, 실패를 모르는 선수도 아니었다. 재능이 없지는 않았지만 오랜 세월 동안 수많은 실패와 재도전을 거치며 찾아낸 좋은 습관들을 체화한 끝에 묻혀있던 재능을 끄집어내 활용했고, 그렇게 비로소 성공에 닿은 선수였다. 그는 감각적으로 풀리지 않는 문제를 분석하고 준비하고 연습함으로써 해결해가는 선수였고, 매일 그런 과정을 실천하고 실증하며 주변 사람들에게 나누고 입증했다.
특히 그가 패배와 실패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소화해서 활용할지 아는 선수였다는 점이 중요했다. 도무지 벗어날 길이 보이지 않던 패배의 수렁 속에 있던 그 팀의 선수들이, 유한준을 통해 조금씩 승리로 다가가는 길을 찾았고, 또한 그와 함께 조금씩 이기기 시작했다. 특히 2016년, 팀의 주포 장성우와 김상현이 경기장 밖에서 벌인 문제들로 경기장 안에 들어오지 못하던 어수선한 시절에 선수단에 합류한 유한준은 그들의 공백을 차고도 넘치게, 그리고 근본적으로 메우는 역할을 했다. 그리고 그런 흐름 속에 2018년 강백호와 로하스가 합류하고, 현대 유니콘스 시절의 오랜 동료 황재균이 가세하며 경쟁력 있는 전력이 구축됐고 2021년의 첫 우승도 그 연장선에서 만들어진 사건이었다.
'좋은 선수'를 넘어 '좋은 선배'로
'좋은 선수'를 꼽아보라면, 야구팬이라면 누구나 A4 용지 한 장을 빼곡하게 채울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좋은 선배'라는 이름에 어울리는 선수를 꼽아보라면 열 손가락도 부족하지 않을 것이다. '좋은 선수'란 선수라면 누구나 목표로 삼게 되는 것이지만 '좋은 선배'는 그렇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좋은 선배'가 된다는 것은 자신에게 별로 남는 것 없는 일이고, 보람 없는 노력이며, 잠재적 경쟁자들을 키우며 영업비밀을 노출하는 위험한 일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일을 하기에 적절한 경험과 성찰을 가진 선수가 기꺼이 좋은 선배의 역할을 맡아주었을 때 KT는 약체에서 강팀으로 올라섰고, 첫 우승의 경험과 그로부터 싹튼 자신들만의 문화와 전통을 가지게 됐다.
팬들은 그래서 유한준을 그저 '의외로 대성공한 FA 영입 사례' 로만 기억하지 않는다. 그는 위즈의 창단을 함께 한 선수는 아니었지만, 그 팀을 프로팀으로 만든 선수로 기억된다.
▲리더 유한준 2019년 이강철 감독 시대와 함께 유한준 주장 시대가 열렸다. 그리고 KT 위즈가 강팀으로 올라섰고, 우승을 경험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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