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7개국(G7) 정상회의 참석과 유럽 순방을 위해 출국하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6월 9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환송 나온 김민석 국무총리와 인사하고 있다. 2026.6.9
연합뉴스
AI를 활용하면서 서늘해질 때도 있습니다. 이 녀석이 저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있어서입니다. 사실 개인정보 노출 위험성 때문에 어지간하면 AI에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지 않습니다. 꼭 필요한 경우에는 어쩔 수 없이 하지만 그럴 땐 바로 삭제해 버립니다. 하지만 삭제해도 이미 서버에는 남는다고 하는군요. 그래서일까요. 가끔 AI와 대화를 할 때 제가 오래전에 말했지만 바로 삭제했던 개인 신상에 관한 이야기를 AI가 먼저 꺼낼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면 찜찜한 기분이 듭니다.
요즘 많은 사람이 AI와 지나치게 개인적인 대화를 많이 나눈다고 하지요. 연인 대신 AI와 감정을 나누고 심지어 사랑에 빠지기도 한다죠? 비슷한 내용을 담은 영화 <그녀(Her)>가 세상에 처음 나왔을 때만 해도 아이디어는 참 기발하지만 과연 저런 일이 벌어질까 싶었는데 어느새 실제로 벌어졌네요. AI와 고민 상담을 한 끝에 스스로 나쁜 선택을 한 청소년들에 관한 뉴스를 보며 섬뜩한 기분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할루시네이션', 즉 실제 사실과 다른 정보를 AI가 그럴듯하게 진짜처럼 답변하는 현상도 대표적인 AI의 맹점입니다. 저 역시 이런 일을 종종 겪고 있습니다.
지난 7월 초, 일주일 동안 중국 여행을 다니며 데이터 문제로 국내 뉴스를 제대로 읽지 못했습니다. 돌아와서 그동안 국내에서 일어났던 뉴스를 분야별로 간략하게 정리해 달라고 AI에게 요청했지요. 아주 일목요연하게 잘 정리해 주더군요. 다시 그중에서 정치권 뉴스에 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정리해달라고 재요청을 했는데 글쎄, 2026년 7월인데 이재명 대통령을 전 대통령으로, 김민석 전 총리는 현 총리라고 표기하는 것이 아닙니까. 어이가 없어서 오히려 제가 바로 잡아줬습니다. 그럴 때마다 AI가 즉시 넙죽넙죽 사과는 잘합니다.
개인적으로 혹은 업무적으로 AI와 많은 시간을 보내지만, 그럴수록 AI를 맹신해선 안 되겠다고 생각합니다. 반드시 어떤 경로로든 확인 작업을 거쳐야 합니다. 요즘은 포털에서 검색하면 AI 답변이 먼저 뜨는데요, 그 답변의 근거가 뭔지 링크를 따라 들어가 보면 개인 블로그인 경우도 많습니다. 공신력 있는 매체에 근거한 답변이 아니지요.
AI를 잘 활용하고 있지만 저는 문득 걱정이 될 때도 많습니다. 이런 식으로 내가 스스로 알아내야 할 일, 발품 팔고 수고를 들어야 할 일들을 다 AI에게 의존해서 해결해도 괜찮나 싶을 때가 있습니다. 언젠가는 스스로 탐구하고 분석하는 능력을 잃어버리게 되는 건 아닌지, 이러다 창의성을 잃어버리고 나의 뇌가 퇴화해 버리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됩니다.
AI는 인간 세상의 어느 면에선 구원투수가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간과해선 안 될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마운드의 주인공은 AI가 아닌 선발투수인 인간이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선발투수가 제 역할을 못 하면 구원투수가 주인공을 밀어내고 그 자리에 올라서는, 본말이 전도되는 상황이 올지도 모릅니다.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기 위해 AI를 활용하되 모든 것을 맡기지는 않는, AI가 한 답을 무조건 믿기보다 확인하고 동시에 나만의 답을 만들어 나가는 일도 꾸준히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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