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발전소 누적 설치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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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재생에너지 강국
한국의 태양광 발전소 설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앞서 살펴보았듯 OECD 국가나 유럽에 비해 많이 부족하다. 단적으로 한국의 전체 발전량 중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의 2035년 목표가 2025년 OECD 국가 평균에 못 미친다.[21] 간단히 10년은 뒤처졌다고 볼 수 있다. OECD 국가 중 대부분이 한국보다 재생에너지 발전에 앞서 있지만 독일은 그중에서도 재생에너지 강국으로 꼽힌다.
독일 연방통계청에 따르면 2025년 독일 전체 전력 생산량 중 58.6%(257TWh)가 재생에너지다. 한국은 물론이고 영국, 일본, 미국 등 다른 선진국보다도 높은 비중이다. 독일은 2023년 재생에너지법 개정안(EEG 2023, Erneuerbare-Energien-Gesetz 2023)을 통해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의 비중을 80%까지 끌어올리고 2045년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22]
독일의 높은 재생에너지 비중은 정부의 정책적 지원뿐 아니라 재생에너지에 대한 시민의 높은 수용성과 인식에 힘입은 결과다. 체르노빌 원전 사고의 영향을 겪은 이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계기로 독일 사회는 원자력의 안전성에 더 큰 의문을 가지고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전환을 앞당겨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했다.[23]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역풍에도 국가 전체는 전환 궤도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미국은 2025년 미국 전력 수요 증가분의 61%를 태양광에서 조달했다. 태양광이 신규 수요 대응 수단으로 떠오른 셈이다. 2025년 미국의 전력 수요는 전년 대비 3.1%(135Twh) 증가하였는데, 태양광 발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발생한 주간 전력 수요 증가분을 모두 충당했다. 여기에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ESS)의 확충이 더해지면서 오후 6시부터 새벽 2시까지 이어지는 야간 시간대의 수요 증가분 일부도 충족할 수 있었다.[24]
미국의 태양광 산업은 바이든 행정부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2022년)에 따른 청정에너지 지원 정책에 힘입어 현지 제조업 기반을 강화하고 중국 의존도를 낮추며 빠르게 성장했다.[25] 그러나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태양광 세액공제 축소 및 조기 종료를 추진하면서 기업들이 투자와 상업운전 일정을 재조정하고 있어 2026년 상업용·주거용 태양광 시장은 전년 대비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26]
중국은 과거 대규모 부채를 통해 태양광 산업 생산 능력을 확대하였고, 대부분 해외에 수출했다. 하지만 2011년 유로존의 위기로 태양광 보조금이 축소되고, 낮은 가격으로 해외 제품을 수입하는 것을 막는 미국과 유럽연합(EU)의 반덤핑 조사로 수출 시장이 위축되었다. 이후 국내 설치로 방향을 전환해 태양광 산업을 경쟁력 있는 산업으로 육성했다. 중국태양광산업협회(CPIA)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중국은 세계 폴리실리콘의 93.2%, 웨이퍼의 96.6%, 태양광 셀의 92.3%, 태양광 모듈의 86.4%를 생산한다.[27]
하지만 최근에는 미 행정부의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One Big Beautiful Bill Act, OBBBA)과 반덤핑 규제로 주요 수출 시장인 미국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어, 중동,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등 태양광 수요가 성장하는 새로운 수출 시장을 개척하는 중이다.[28]
현재 세계적으로 태양광 발전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2025년 세계 신규 설치 용량과 발전량 모두에서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하였으며 누적 설치 용량 2383GW를 기록하였다.[29] 최근에는 원래 태양광 산업 강국이었던 유럽, 미국, 중국 외에 중동, 동남아, 아프리카 등 신흥 시장에서 신규 설치가 확대되었다. 또한, 주요국은 자국의 태양광 산업 보호를 위해 공급망을 내재화하는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태양광 공급망은 중국 중심에서 다지역 구조로 전환되고 있다.[30]

▲세계전력 생산 비중(%).2025년 전 세계 전력 생산의 3분의 1 이상인 33.8%를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가 공급하며, 처음으로 석탄(33.0%)을 제치고 최대 전력원으로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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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태양광 후진국인 이유
태양광 혁명이 한국만 비껴간 이유는 복합적이다. 무엇보다 국가의 정책 의지 부족과 정부의 대응 속도가 느린 것이 핵심이다. 국내 태양광 보급의 가장 큰 실질적 장벽은 지자체마다 천차만별인 '이격거리 규제'다. 현재 상당수 지자체는 도로나 민가로부터 수백 미터에서 최대 1000m까지 태양광 시설 설치를 금지한다. "지자체장의 고유 권한"이라는 명분 뒤에 숨은 이러한 규제는 과학적 근거 없이 민원 회피용으로 설정된 사례가 대부분이다. 이러한 과도한 규제로 방치된 태양광 잠재 입지가 여의도 면적의 3000배에 달한다는 추정이 있다.[31]
지자체별로 상이한 규제를 표준화하고 통일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기 위한 국회와 정부 차원의 법제화 움직임은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긍정적인 변화이다. 지난 2월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신재생에너지법) 등의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태양광 발전설비는 일정 규모 이상의 주거지가 있는 지역으로부터 200m 이내, 도로로부터 100m 이내 범위에서 지방자치단체가 조례로 이격거리를 정할 수 있도록 했다.[33] [34]
한국은 땅이 좁아 태양광 발전의 한계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 한국에너지전환사업단 이동형 공동대표는 실제 부지를 찾아보면 의외로 개발 여지가 많다고 밝혔다. 예를 들면 인천국제공항 등 공항 주변 부지, 저수지와 수로, 전국 고속도로 주변 등도 태양광발전을 할 수 있는 사업성 있는 부지다. 이 대표는 "현재 정부가 적극 추진하고 있는 '햇빛소득마을'도 태양광발전 확대의 주목할 만한 모델"이라고 평가하며 "경기도 여주 구양리 태양광발전소 등에서 입증했듯 제대로 정착하면 지속가능한 주민 소득원으로서 가치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태양광 본원적 한계는 간헐성이다. 햇빛이 없을 때는 발전이 멈추고, 반대로 전력이 과잉 생산될 때는 전력망 과부하를 막기 위해 강제로 발전을 중단하게 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남는 전기를 저장해 두었다가 필요할 때 쓰는 에너지저장장치(ESS)의 보급 확대와 지능형 전력망 구축이 대안으로 거론되며 해외에서 상당 부분 간헐성 문제를 극복하고 있다.[35]
그러나 태양광 업계에서 지적하는 가장 큰 문제는 이격거리나 간헐성보다 정책의 예측 가능성 부족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재생에너지 보급 목표와 지원 예산이 달라지면서 장기 투자가 위축되고 그 결과로 한국만 태양광 혁명에서 낙후되고 있다.
그리드 패리티(Grid Parity)는 태양광이나 풍력 같은 재생에너지로 전력을 생산하는 비용과 석유·석탄 등을 사용하는 기존 화석연료의 전력 생산 비용이 같아지는 시점을 뜻한다.[36] 태양광과 풍력 발전은 이미 그리드 패리티에 도달했다.
이 말은 재생에너지의 발전 단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여 기존 전력망의 전기 요금과 동일해지고, 나아가 화석연료보다 더 저렴하게 전기를 생산할 수 있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단순히 발전 비용의 교차를 넘어, 인류가 온실가스와 탄소를 배출하는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 경제적인 부담 없이 친환경 에너지 시대로 진입할 수 있는 결정적인 계기가 된다.[37]
이러한 여건 변환에도 불구하고 현재 한국의 태양광 발전은 지체돼도 한참 지체돼 있다. 서둘러야 한다는 데에 이론이 있을 수 없다. 방법은 너무 많이 나와 있다.
글: 안치용 ESG비즈니스리뷰 발행인, 정래인·안성현 기자(동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이윤진 ESG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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