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서울 남산에서 한 시민이 서울시내 아파트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 지난 5월 10일 양도소득세 중과 시행 이후 서울 아파트 6월 거래량이 전월 대비 감소하며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19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 건수는 총 6만 768건으로 양도세 중과가 시행 직전인 5월9일(6만8495건) 대비 11.3% 감소했다.
연합뉴스
둘째, 양도소득세는 거래세가 아니다. 평생 양도차익에 3억 원을 공제해 주자
정상화의 방향은 앞서 말한 대로 거래세 인하와 보유세 인상이다. 그런데 일부에서는 양도세를 거래세로 착각한다. 양도세의 정식 명칭은 양도소득세다. 양도할 때 내는 세금이 아니라 양도로 매매차익이라는 소득이 생겼을 때 그 소득에 부과하는 소득세다.
OECD 조세 분류체계에서도, 우리 세법 체계에서도 일관되게 소득세다. 경제적 실질로 보나 법적 형식으로 보나 명백한 소득세인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나라는 1가구 1주택 비과세 요건을 충족하고 양도가액이 12억 원 이하면, 5억 원에 산 주택을 10억 원에 팔아 5억 원의 차익이 생겨도 양도세를 한 푼도 내지 않는다.
주식 양도차익 과세 논쟁을 달궜던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를 생각해 보자. 금투세는 증권거래세를 낮추는 대신 주식 양도차익 소득에 과세하자는 세금이었다. 결국 도입은 무산됐지만, 그 격렬한 논쟁에서조차 금투세를 거래세라고 부른 사람은 없었다. 모두가 소득세라고 불렀다. 주식 매매차익 과세는 소득세인데 부동산 매매차익 과세는 거래세일까. 양도소득세를 '양도세'로 줄여 부르는 데서 온 착각일 뿐이다.
현재 우리나라 양도소득세의 과표와 세율은 형식적으론 종합소득세 체계와 동일하다. 근로소득이든 사업소득이든 소득 종류를 가리지 않고 과세하는 소득세의 중립 원칙을 따른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부동산 정책 목적에 따라 요건을 충족한 1세대 1주택자는 12억 원까지 비과세, 일부 다주택자는 중과세다. 정상 과세는 드물고 비과세와 중과세만 있다. 거기에 거주요건, 장기보유공제까지 얹혀서, 내 집을 팔면 세금을 얼마나 내는지 본인도 알 수가 없다. 오죽하면 양도소득세 업무를 포기한 세무사라는 뜻의 '양포세'라는 말까지 나올 지경이다.
그러나 부동산 정책 목적만 빼면 양도소득세도 간단하게 재설계할 수 있다. 주택 수, 거주요건 등 각종 특혜와 페널티를 깨끗하게 걷어내고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원칙만 적용하자. 1세대 1주택 비과세를 없애는 대신, 현재 연 250만 원인 양도소득 기본공제를 100배 이상 늘려 '평생 3억 원'까지 공제해 주는 것은 어떨까.
거주 여부, 주택 수와 상관없이 일생 동안 부동산 양도차익 3억 원까지는 세금을 단 한 푼도 내지 않는다. 대신 3억 원을 초과하는 양도차익에는 종합소득 기본세율로 과세한다. 평생 공제 한도를 다 채운 사람에게는 사전 증여의 유인이 생긴다. 자산을 조기에 다음 세대로 이전하는 효과가 있어 긍정적으로 볼 여지가 있다. 다만 이는 동시에 상속·증여를 통한 자산 대물림을 앞당길 수도 있다는 뜻이어서, 세대 간 자산 이전 촉진과 부의 대물림 심화라는 상반된 해석이 함께 따라붙을 수 있다.
다른 근로소득자·사업소득자와 똑같이 세금을 내면서 부동산 투자를 계속해도 좋다. 세금만 제대로 낸다면 부동산 거래 자체를 죄악시할 이유는 없다.
장기보유공제는 퇴직소득 과세 방식인 '연분연승'(여러 해에 걸쳐 쌓인 소득을 보유 연수로 나눠 낮은 세율을 적용한 뒤, 다시 그 연수를 곱해 세액을 계산하는 방식)으로 대체하자. 소득세는 한 해 발생한 소득을 종합해 누진 과세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수십 년 근로로 쌓인 퇴직금 수억 원을 한 해 소득으로 종합과세 하면 지나치게 높은 세율이 적용된다. 그래서 퇴직소득은, 예컨대 10년간 1억 원의 퇴직소득이 발생했다면 매년 1000만 원의 소득이 발생한 것으로 간주해(연분) 낮은 세율을 적용하고 다시 10을 곱한다(연승).
양도소득도 마찬가지다. 10년 동안 오른 1억 원의 차익을 한 해 소득으로 몰아 고세율을 적용하면 안 된다. 연분연승으로 장기간의 누적 효과를 상쇄하면, 장기보유특별공제와 실거주요건 같은 복잡한 장치를 모두 없앨 수 있다.
요약하면 '평생 3억 원 양도차익 공제'와 '연분연승', 단 두 개의 제도로 복잡한 양도소득세 조항을 걷어내고 소득세법 원칙으로 단순화하자는 것이다.
부동산 세제의 정책 목적은 뒤엉킨 욕망 탓에 합의될 수 없다. 부동산 세제의 가격 조절 효과는 한계가 크다는 것이 이미 실증된 바 있다. 전국 단일 세제로는 정반대로 움직이는 지역 시장을 동시에 다스릴 수도 없다.
그렇다면 답은 하나다. 부동산 세제에서 가격 조절이라는 불가능한 임무를 내려놓게 하고, 소득세와 소비세가 성공한 길, 즉 '담세력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조세 원칙으로 단순하게 재설계하는 것이다.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세금만이 모두의 동의를 구할 수 있다.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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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소개 :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정부 예산서를 분석하는 타이핑 노동자이며 <소셜 코리아> 편집위원입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예산서, 결산서, 집행 내역을 매일 업데이트하고 분석하는 일을 합니다. 재정 관련 정책이 법제화되는 과정을 추적하고 분석하는 덕업일치 타이핑 노동자입니다. 주요 저서로 <경제뉴스가 그렇게 어렵습니까>가 있고 공저로 <한국의 신복지체제의 재정전략> <지방의정백과>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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