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병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8.17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김민석, 고민정, 정청래, 김보미, 송영길 당대표 후보자,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한 박선원, 이건태, 이성윤, 김용, 박성준, 박승원, 정민철, 한민수, 서미화, 최민희, 김영호, 임미애, 신계륜, 김형남 최고위원 후보자들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공명선거 실천 서약식에 참석해 서약서에 서명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유성호
젊음이 곧 유능함을 의미하지 않는다. 실제로 여러 정당의 청년 정치인들이 기득권 정치인보다 더 구태의연한 모습을 보인 경우도 있었다. 때문에 청년최고위원제 도입에 회의적인 일부 정치인들은 상징적인 자리에 청년들을 앉힐 게 아니라 이들의 의제를 반영할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한 게 아니냐는 비판을 하기도 한다. 문제의식에 공감한다.
다만 그럼에도 나는 청년 정치인들에게 최고위원과 같이 '지위'를 주는 제도를 포기하지 않았으면 한다. 비록 좌충우돌할지 몰라도 청년 정치인들이 주요한 무대에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 그래야 정치에 '다음'이 생긴다. 이건 민주당 만이 아니라 모든 정당이 공유하는 문제다. 순환되지 않는 물은 결국 썩기 마련이다. 정치는 결국 사람이 한다. 다음 사람이 보이지 않거나 혹은 그들이 성장할 환경이 조성되지 않는다면 그 당에 무슨 미래를 기대하겠는가. 그런 면에서 선출직 청년최고위원 도입을 부결하고 전당대회 출마 기탁금 산정에 있어 청년들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민주당의 행보는 무척 실망스럽다.
나는 정치가 청년층의 마음을 얻기 위해, 그들의 불안과 욕구에 귀를 기울이고 이를 정책과 비전에 반영하는 게 무척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건 충분조건이 아니라 최소한의 필요조건이다. 유권자로서 나는 내 삶을 중심에 놓고 어느 정치인이 나를 더 잘 대변할 것인지 선거 때마다 치열하게 머리를 굴린다. 하지만 정치는 감정의 영역에 있는 일이기도 하다.
아무리 내게 적합한 정책과 비전을 제시하는 후보라도 나와 지나치게 동떨어진 삶을 사는 탓에 심정적 거리가 너무 멀다면, 그 후보를 지지할 의향이 강하게 생기진 않는다. 그러니 민주당에 묻고 싶다. 20대 후반부터 30대 후반에 이르기까지 씨앗 자금 2000만 원을 쥐고 '이거라도 없으면 너무 불안하다'며 전전긍긍하는 내가 어떤 후보에게 더 마음을 열 수 있겠는가. 갑자기 인상된 기탁금 앞에서 그 돈을 마련하기 어려워 동분서주 하거나, 혹은 이것이 이렇게 쓸 가치가 있는 금액인지 끝까지 고민하는 사람이겠는가. 아니면 이 기탁금 액수에 아무런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겠는가. 그리고 지금의 청년들은 과연 전자와 후자 중 어떤 사람에 가깝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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