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에이전트 OS를 탑재한 스텝펀의 에이전트폰 STEPX N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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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치의 이론적 청사진은 WAIC 2026 전시장에서 구체적인 실물로 구현되었습니다. 7월 16일 누비아(nubia)가 공개한 NaviX Ultra는 세계 최초 AI 에이전트 스마트폰을 표방하며는데 ZTE과 바이트댄스의 더우바오(Doubao) 팀이 함께 만들었습니다. 출시 되자마자 완판되었으며 초기 물량은 20만 대입니다.
같은 무대에서 스텝펀이 발표한 에이전트 폰 STEPX Neo는 한 걸음 더 나아갑니다. 세계 최초의 에이전트 네이티브 운영체제 Step AOS와 개인 에이전트 아무(Amoo), 온디바이스 모델 Step Edge를 탑재했습니다. 이 제품은 올해 WAIC의 '10대 최우수 기술'에 선정되었는데 더 중요한 것은 <인공지능 단말 지능화 등급> 중국 국가 표준의 L3 시험을 통과한 현재 유일한 에이전트 폰이라는 사실입니다.
이 모바일폰이 기존 스마트폰과 근본적으로 다른 점은 '앱 실행'이 아닌 '목표 완수'를 최우선으로 설계되었다는 데 있습니다. 사용자가 "내일 오전 9시에 서울로 가는 비행기표를 찾고, 도착지 근처 호텔을 예약하고, 일정을 캘린더에 등록해 줘"라는 복합적이고 자연스러운 명령을 내리면, 탑재된 에이전트가 각 항공사 앱, 호텔 예약 앱, 캘린더 앱을 순차적으로 실행하며 데이터를 교환하고, 최종 결과만을 사용자에게 전달합니다. 이른바 크로스앱 자동화(Cross-app Automation)와 결과 중심 상호작용(Outcome-centric Interaction)이 현실화된 것입니다.
이 폰은 온디바이스 AI(On-device AI)를 통해 사용자의 민감한 개인 정보는 기기 내에서 보호하면서도 복잡한 추론이 필요한 작업은 클라우드 AI와 협력하는 하이브리드 아키텍처(Hybrid Architecture)를 채택하였습니다.
그러나 이 프로젝트가 던지는 더 깊은 함의는 하드웨어 사양이 아닌, 에이전트의 물리적 실체에 대한 재정의입니다. 인치의 표현을 빌리자면 컴퓨터, 스마트폰, 자동차, 로봇은 모두 동일한 에이전트가 상황에 따라 활용하는 각기 다른 '신체(Embodiment)'입니다. 이 에이전트 폰은 그 첫 번째 신체로서 에이전트가 디지털 세계의 코드와 파일에 접근하는 동시에 카메라, 마이크, GPS 같은 물리적 센서를 통해 현실을 감지하고 행동할 수 있는 이중적 접근을 최초로 실현한 디바이스 입니다.
인간-에이전트가 공존하는 경제
이러한 단말기의 등장은 인간과 기계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재편할 뿐만 아니라 중국의 국가 경제 구조에도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됩니다. 앞서 언급한 2026년 7월의 정책 선언은 에이전트 간 네트워크, 즉 A2A(Agent-to-Agent) 네트워크를 새로운 경제 인프라로 정의하였습니다. 이는 인터넷이 인간과 정보를 연결했던 것을 넘어, 수많은 에이전트들이 스스로 파트너를 탐색하고, 작업을 분배하며, 협업하고 거래하는 '지능 간 경제(Intelligence-to-Intelligence Economy)'의 기반이 될 것입니다.
동시에 경제적 측면에서 이 변화는 기존 생태계의 수익 모델을 뒤흔들 수 있는 파괴적 힘을 지닙니다. 앱 스토어나 검색 엔진이 현재 누리는 중개자 역할은 에이전트 플랫폼으로 급속히 이전될 것입니다. 사용자가 어떤 앱을 실행할지 직접 선택하지 않고 에이전트가 최적의 서비스를 대신 선택하는 방식이 일반화된다면 광고 노출과 구독 경제, 수수료 구조가 완전히 새롭게 쓰여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마치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 엔진으로, 다시 모바일 앱 생태계로 권력이 이동했던 역사적 패턴을 훨씬 빠르게 재현할 것입니다.
이러한 혁신적 전망에는 중요한 과제도 뒤따릅니다. 인치 자신이 경고했듯이, 에이전트가 현실 세계에 진입할 때 가장 첨예한 문제는 기술이 아닌 신뢰와 책임의 문제입니다. 에이전트가 누구를 대리하여 행동하는지, 그 행동의 결과에 대한 궁극적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지, 그리고 권한은 어떻게 통제되고 행동은 어떻게 추적 가능하게 할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계약이 아직 없습니다.
중국의 정책적 접근은 에이전트를 '사용자의 기술적 연장선'으로 규정함으로써 책임 소재를 사용자에게 귀속시키는 방향으로 수렴하고 있으나 이는 기술 발전 속도에 비해 여전히 논의의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습니다.
지금 중국이 제시하는 에이전트 네이티브(Agent-Native) 세계는 기존 플랫폼의 '틀' 안에서 벌어지는 개선 경쟁이 아니라, 플랫폼 그 자체의 정의권을 다시 쓰는 게임입니다. 메인프레임 시대의 IBM, PC 시대의 마이크로소프트와 인텔, 모바일 시대의 애플과 구글은 각각 자신의 시대에 '운영체제와 생태계의 규칙'을 만든 자들이었습니다. 그들은 단순히 더 나은 제품을 만든 것이 아니라 개발자와 사용자가 상호작용하는 방식 자체를 설계했습니다.
이번 에이전트 전쟁도 마찬가지입니다. 문제는 '누가 더 뛰어난 AI 모델을 갖느냐'를 넘어, '에이전트가 어떤 규칙으로 세상을 인식하고 어떤 방식으로 자원에 접근하며 타 에이전트와 어떻게 소통할 것인가'라는 새로운 표준을 누가 먼저, 그리고 누가 지배적으로 설계하느냐로 넘어갔습니다. 그리고 중국은 세계 최초의 에이전트 OS가 탑재된 에이전트 폰을 출시하며 그 경쟁의 주도권을 가져가겠다고 선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