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동 감독이 진행한 영화 <호프> 전야 시사 GV.
메가박스플러스엠
[영화계] 이창동·봉준호 등 영화인들의 지원 사격 받은 <호프>
"어제 영화를 봤는데 말 그대로 미친 영화더군요. 촬영 감독도 미쳤고 스태프들 다 미쳤고 조감독도 미쳤고, 대단한 영화였습니다."
영화 <호프>를 본 이창동 감독이 남긴 감상평입니다. 14일 서울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진행된 개봉 전야 '관객과의 대화'(GV)에 참석한 이 감독은 <호프>를 연출한 나홍진 감독을 옆에 두고 "영화에서 우리가 느낄 수 있는 긴장감, 서스펜스, 타격감, 속도감 등 모든 요소를 한계치 이상으로 보여주는 영화"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는데요.
봉준호 감독도 호평을 보탰습니다. 15일 서울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GV에서 봉 감독은 "내가 도대체 뭘 본 건지 즐거운 흥분감이 들면서 물어보고 싶은 게 많다"는 말로 운을 떼며 나 감독과 외계 생명체 디자인과 작품의 장르적 특징 등을 두고 1시간 가까이 대화를 나눴습니다. 봉 감독은 "거대한 이야기가 또 있을 것 같다"는 말로 후속작에 대한 기대도 드러냈습니다.
앞서 영화를 본 이동진 영화평론가 또한 "기괴한 난장판 속에서 대담하게 질주하는, 영화 전체가 거대한 크레셴도(crescendo, 점점 세짐)"라는 평을 남긴 바 있습니다. CGV가 <호프>를 '이동진의 언택트톡'(비대면 시네마톡) 29번째 작품으로 선정해 진행한 결과, 객석률은 94.3%를 기록했습니다. CGV에 따르면 역대 언택트톡 중 최고 객석률이라고 합니다.
배우 황정민, 조인성, 정호연, 그리고 할리우드 스타 마이클 패스벤더와 알리시아 비칸데르 등이 출연한 <호프>는 홍보·마케팅비를 포함해 약 70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 대형 프로젝트로 알려져 있습니다. 비무장지대 인근 마을 호포항을 배경으로 정체불명의 존재와 사투를 벌이는 과정을 담고 있는데요. 개봉 전부터 예매율이 50%를 웃돌아 높은 기대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개봉 첫날 반응은 어땠을까요. 개봉일인 15일 하루 동안 33만 3918명이 관람했습니다. 올해 개봉작 가운데 가장 높은 오프닝 스코어입니다. 예매율 또한 16일 오전 9시 기준 62.9%로 1위입니다. 참고로 올해 유일하게 천만 관객을 돌파했던 <왕과 사는 남자>의 오프닝 스코어는 11만 7791명이었습니다.
다만 실관람객 평가에서는 호불호가 엇갈리고 있습니다. 16일 오전 포털사이트 네이버 기준 관람객 평점은 7.11로, 개봉 직후 <왕과 사는 남자>가 기록한 9.15보다 낮습니다. 멀티플렉스 극장 CGV 에그지수(실관람자 기반 평점 지표) 또한 <호프>는 81%를 기록 중입니다. 긍정 평가가 우세하지만, <왕과 사는 남자>가 개봉 당일 기록한 97%와는 차이가 있습니다.
관객들의 한 줄 평을 확인해 봤습니다. "추격신을 비롯한 액션은 단연 최고. 근데 개인적으로는 감독이 이야기를 끝낼 방법을 잘 못 찾은 느낌", "CG는 크게 거슬리지 않았다. 오히려 촬영 구도는 미쳤다고 할 정도로 압도적이었다", "주인공이 여러 번 죽을 위기를 맞는데도 납득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계속 살아남아 긴장감이 많이 떨어졌다"(네이버)는 등의 평가가 상단에 노출돼 있습니다.
결국 이번 주말 관객 입소문과 2주 차 관객 감소 폭이 장기 흥행의 분수령이 될 전망입니다. 침체가 장기화한 한국 영화산업에서 <호프>가 '희망'이 될 수 있을까요.
[방송계] 이수지 공무원 패러디 속 '재선거' 장면 논란, 제작진 사과

▲유튜브 채널 핫이슈지의 한 장면.
유튜브 캡쳐본
방송인 이수지가 출연한 콘텐츠가 정치색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지난 14일 유튜브 채널 핫이슈지가 공개한 <휴먼다큐 진짜 극한직업> '공무원 김지영 씨의 철밥통 지키기' 편에서였는데요.
해당 영상에서 이수지는 구청 민원실에서 근무하는 1년 차 주무관으로 분했습니다. 신입 주무관의 입장에서 온갖 악성 민원에 시달리는 모습을 현실감 있게 표현했는데요. 16일 오전 기준 조회 수 104만 회, 댓글 1만 4000여 개를 기록할 만큼 그 반응이 뜨겁습니다.
문제가 된 건 짧게 스쳐 간 한 장면 때문이었습니다. 민원실 한쪽에서 메가폰을 든 출연자가 "재선거"를 외치자, 이수지가 "여기서 그러시면 안 됩니다"라며 제지하는 연기를 했는데요. 이를 두고 잠실 개표소 인근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규탄하며 재선거를 요구해 온 시위대를 '악성 민원인'으로 희화화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유튜브 채널 댓글을 통해 일부 누리꾼들은 "투표지가 없어서 투표를 못했는데 악성 민원인이냐", "대한민국 국민들을 진상 취급하네"라는 반응과 함께 "일상적인 관공서 풍경을 묘사한 것뿐인데 지나친 비약"이라는 응수로 갑론을박을 벌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에 제작진은 15일 오후 "해당 영상으로 인해 불편함과 실망을 느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출연진 개인의 정치적 성향이나 의사와는 전혀 무관하며, 영상 제작 과정에서 제작진이 세심하게 검토하지 못해 발생한 문제"라는 사과문을 올렸습니다. 현재 채널에는 문제가 된 장면을 삭제한 수정본이 올라와 있습니다.
이수지는 이 채널의 여러 패러디 영상으로 주목받아 왔습니다. 특히 지난해 초 선보인 '대치맘'을 비롯해 유치원 교사와 간호사 등 다양한 인물을 재현하며 한국 사회의 계층문화와 감정노동 현실을 풍자해 왔는데요. 이중 대치맘과 유치원 교사 편은 각각 조회 수 928만 회와 620만 회를 기록하는 등 역대급 기록을 세웠습니다.
이를 두고 <한국일보>는 칼럼을 통해 "사교육 열풍과 불공정한 사회 구조를 영리하게 포착해 이를 풍자한다", "단순히 교사의 고충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지금 무엇을 잃어가고 있는지 보여주는 거울일지 모른다"고 평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이수지는 14일경 소속사를 통해 성대결절 진단을 받아 회복 중이라는 사실을 밝혔습니다. 회복 기간을 얼마나 가질지는 공개하지 않았는데요. 최근 그는 드라마 <신병4: 사보타주>에 출연, 첫 방송을 앞두고 있습니다.
[가요계] 음원 유통업자가 유해성 사전심의? 음악계 "검열 부활"

▲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좌측)
유성호
더불어민주당 김현 의원이 지난 6일 대표 발의한 음악산업진흥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두고 음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1996년 위헌 결정으로 사라진 음반 사전심의제를 사실상 되살리는 것 아니냐는 게 비판의 핵심입니다.
김 의원실이 7일 배포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법안은 청소년이 만든 음원에 혐오 표현이나 범죄 미화 내용이 담겨 유통되는 것을 사전에 막겠다는 취지입니다. 김 의원은 "미성년자 시절부터 혐오 표현이 있는 곡을 발표해 온 한 래퍼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모욕하는 내용의 공연을 열려다 공연장 측의 대관 거부로 취소된 바 있다"며 "이번 개정안은 청소년 유해 음원이 온라인 플랫폼과 음원 유통망을 통해 확산되는 실태를 모니터링하고 예방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문화연대와 한국작가회의, 블랙리스트 이후 등 문화예술단체 7곳은 13일 논평을 통해 개정안 철회를 촉구했습니다. 14일엔 뮤지션유니온과 문화예술노동연대가 공동 성명을 내며 "유통 전 검사 의무화로 오히려 음악 생태계 전반에 자기검열을 확산시킬 수 있다"며 비판을 이어갔습니다.
대중음악평론가 서정민갑씨는 15일 <민중의소리>에 기고한 글을 통해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고, 다양한 정체성을 가진 이들을 조롱하고 혐오하는 일이 일상화된 현실에서 표현의 자유를 외치는 일은 자칫하면 혐오 표현의 자유를 옹호하는 일이 될 수 있다"면서도 "이렇게 중요한 사안을 놓고 사전 공청회조차 개최하지 않았다는 점에서는 무성의하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라고 법안 발의 과정의 문제를 짚기도 했습니다.
엔터문화연구소 차우진 대표 또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혐오 콘텐츠의 영향력은 유통이 아니라 확산 경로에서 발생한다"며 "실효성을 따지자면 제도의 개입 지점은 사전 심의가 아니라 알고리즘 추천과 검색 노출, 사후 신고·차단 체계가 돼야 한다"고 짚었습니다.
차 대표는 그룹 비스트의 노래 '비가 오는 날엔' 사례를 들었습니다. 2011년 당시 여성가족부가 해당 노래에 나오는 "취했나 봐"라는 가사를 문제 삼아 청소년 유해 매체로 지정한 일이었는데요. 서울행정법원은 2012년 1월 "헤어진 연인을 그리워하는 감정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장치적 표현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며 큐브엔터테인먼트가 여성가족부 장관을 상대로 낸 결정고시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한 바 있습니다.
모호한 기준에 따른 사전 판단이 창작자의 표현을 과도하게 제한할 수 있다는 음악계의 우려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김 의원실이 반발을 수용해 심의 주체와 기준을 보완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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