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6.25 19:53최종 업데이트 26.06.26 0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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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언하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 왼쪽은 이화영 변호인인 서민석 변호사. 2026-04-14남소연

역대 최장·최대 규모로 진행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사건 국민참여재판에서 7명의 배심원단은 4대3으로 '술 반입은 없었다'라고 평결했다. 재판부는 징역 4개월을 선고하며 판결문에 "배심원의 의견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면서 "증인들의 법정진술이 상호 부합하고 이를 배척할 사정이 없다"는 점을 핵심 근거로 들었다.

21일 항소장을 제출한 이화영 전 부지사 측은 "재판부가 판단해야 할 질문 자체를 잘못 설정했다"고 반박한다. '술이 있었는지' 여부가 아니라, '이 전 부지사가 기억에 반하는 허위진술을 했는지'가 위증 혐의의 핵심인데 재판부가 전자를 중심으로 판단했다는 것이다.


이 전 부지사 측이 항소심에서 다툴 쟁점도 여기서 이어진다. 재판부가 '술이 없었다'는 사실을 인정한 것인지, 아니면 '술이 있었다는 이 전 부지사의 진술을 믿기 어렵다'는 판단에 머문 것인지다.

"증인 진술이 서로 맞는다"는 판단, 그것만으로 충분한가

지난 20일 새벽 수원지방법원 형사11부(재판장 송병훈 부장판사)가 선고한 이화영 전 부지사 사건 1심 판결문에는 다음과 같이 명확히 적시됐다.

"법관 및 배심원들의 면전에서 선서한 증인들의 법정진술이 상호 부합하고, 이를 배척할 사정은 엿보이지 않는다."

술파티 관련 국회증언감정법 위반(위증) 혐의 유죄 판단의 근간이다. 실제 국민참여재판 기간 증인으로 나온 박상용 검사와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 방용철 전 부회장, 교도관 진술은 모두 '술 반입은 없었다'는 방향으로 일치했다. 하지만 이 전 부지사의 진술은 그동안 음주 장소와 음주량, 동석한 인물 등이 일관되지 않았다. 이러한 내용을 바탕으로 배심원단을 비롯해 재판부는 증인들의 진술을 믿고 피고인 진술을 배척했다.

하지만 이 전 부지사 측은 바로 그 지점이 잘못됐다고 주장한다.

이 전 부지사 변호인 김현철 변호사는 <오마이뉴스>에 "재판 내내 증인들이 왜 같은 방향으로 진술하는지를 설명하려 했다"고 밝혔다. "그 핵심이 바로 대북송금 사건 수사 과정에서 형성됐다는 이른바 '공동의 이익'"이라고 덧붙였다.

물론 검찰은 "대북송금 사건은 이미 확정판결이 난 사건"이라며 "이번 사건과 무관하다"고 반박했고, 재판부 역시 이를 받아들였다. 그러나 김 변호사는 자신들이 문제 삼은 것은 대북송금 판결이 아니라 수사 과정이라고 말한다. 판결의 효력을 부정하려는 것이 아니라, 검찰과 핵심 피의자들 사이에 형성된 관계가 법정 증언에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설명하려 했다는 것이다.

김 변호사는 검찰 회유와 압박, 진술 번복 과정 등을 제시하며 "공동의 거짓말이 만들어질 구조가 존재했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법원은 이러한 사정 자체를 사실상 심리 대상에서 제외했고, 결국 "증언이 일치한다"는 결과만 남겼다는 것이 이 전 부지사 측 비판이다.

즉 "왜 일치하는가"에 집중하기보다 "일치한다"는 현상만 놓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4대3 유죄... 정말 명확한 사실인정이었나

이번 국민참여재판에서 나온 숫자는 묘하다.

7:0, 이재명 후원회 관련 정치자금법 위반 무죄.
7:0, 경기도 사업 관련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무죄 (재판부는 공소기각 판단)
4:3, 연어술파티 의혹 관련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유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 배심원 7명 전원이 무죄 의견을 냈다. 또한 배심원 전원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에 역시 7대0 무죄 결론을 내렸고, 재판부는 더 나아가 "피고인의 방어권이 중대하게 침해된 상태에서 이루어진 것으로서 공소권 남용에 해당함이 명백하다"면서 공소를 기각했다. 반면 국회증언감정법 위반(위증) 혐의만 4대3으로 갈렸다.

위증 유죄만 크게 부각됐지만, 배심원 평결만 놓고 보면 사건별 판단의 온도차는 분명했다. 특히 위증 혐의 판단은 단 한 명 차이로 갈렸다. 배심원들조차 같은 증거를 두고 서로 다른 결론에 도달했다는 점은 이 사건의 사실관계가 그만큼 치열한 판단 대상이었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 전 부지사 측은 이 지점에서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피고인에 대한 유죄 판단은 '술이 제공되지 않았다고 보아야 한다'는 확정적인 문장으로 설시하는 경우에만 가능하다."

즉, ①술이 없었다 ②술이 없었을지도 모른다 ③술이 있었을지도 모른다 ④술이 있었다 중 오직 '①술이 없었다'만이 유죄에 해당한다는 의미다. ④번은 물론이고, ②③번도 오히려 무죄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김 변호사는 "배심원 중 술이 제공되지 않았다고 판단한 4명에 대해 '술이 제공되었을지도 모르는 사정'을 어떤 이유로 배제했는지를 물어야 했다"면서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그 판단은 '술이 없었을지도 모른다'에 불과하다. 이는 유죄 판단이 아니라 무죄 판단이라고 재판부가 배심원단에게 설명했어야 한다"라고 밝혔다.

편의점 소주 결제는 의미가 없었나

국회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가 연어 술파티, 진술 회유 의혹 검증을 위해 9일 경기 수원지검을 현장 방문한 가운데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간사를 비롯한 의원들이 인근 편의점에서 '당시 쌍방울 직원이 소주를 사서 생수병에 넣었다'는 증언을 재연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재판부는 쌍방울 법인카드 결제 내역만으로는 술이 제공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 전 부지사 측은 술 반입을 의심할만한 정황으로 쌍방울 법인카드 결제만 있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연어술파티 당일로 특정된 2023년 5월 17일 당시 김 전 회장 수발을 들었던 쌍방울 관계자 박상웅씨가 수원지방검찰청 13층에서 내려온 직후 또 다른 쌍방울 직원이 검찰청 바로 앞 편의점에서 소주와 생수를 구입한다. 그리고 불과 몇 분 뒤 박씨는 다시 13층으로 올라간다.

이런 가운데 같은 날 오전 김성태 전 회장이 외부에 소주를 준비하라는 취지로 말하는 정황도 있다. 김 전 회장은 수원구치소를 찾아온 지인에게 "오늘 중요한 날이야. 결전의 날이야 사실은"이라고 말한 뒤 "반전시킬 수 있는 뭔가 노력을 해봐야지", "물 있잖아. 물은 좀 있잖아. 석수 같은 거. 한번 이야기해보라구 해. 흉금없이 이야기를 해볼 수 있게끔. 환경을 만들면 좀 어떠냐. 뭔 말인지 알지"라고 덧붙인다.

법무부는 실채조사에서 당시 김 전 회장 등이 종이컵에 소주를 마신 정황이 확인됐다고 발표됐고, 대검 감찰에서도 술 반입 자체는 인정됐다. 다만 검찰은 이 정황이 모두 우연의 일치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 역시 개별 정황보다 법정에서 일관되게 이뤄진 증인들의 진술에 더 무게를 뒀다.

김 변호사는 "최소한 위 내용들을 배심원단이 어떤 근거로 배척했는지 물었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판결문에는 이런 정황에 대한 판단이 담기지 않았다.

김성태와 박상웅, 거짓말탐지기 신청 후 철회... 왜 판단에서 빠졌나

이 전 부지사 측이 가장 강하게 지적하는 부분 가운데 하나는 거짓말탐지기 검사 결과다. 술파티 당일 참석자로 특정된 김성태 전 회장과 박상웅씨는 모두 거짓말탐지기를 신청했다가 이후 철회했다. 반면 이 전 부지사는 대검 산하 국가디지털포렌식센터가 실시한 거짓말탐지기 검사 결과에서 술파티 관련 진술이 '진실' 취지로 판단된다는 결론을 얻었다.

하지만 배심원단도 재판부도 검찰이 주장한 대로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검찰은 거짓말탐지기 결과에 대해 "거짓말탐지기 검사 결과 진실이라고 나온 것은 맞다"면서도 "거짓말탐지기 검사 결과는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 대법원에서는 유죄 증거에 해당할 정도로 정확성을 인정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그러나 이 전 부지사 측은 신청과 철회는 전혀 다른 문제라고 말한다. 형사재판에서 거짓말탐지기 검사를 거부했다고 해서 불리하게 판단할 수는 없다. 하지만 스스로 신청했다가 철회했다면 적어도 그 이유는 진술 신빙성을 판단하는 하나의 참고자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이 전 부지사 측이 항소심에서 던지는 질문은 하나로 모인다. '술은 없었다'는 결론과 '술이 없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은 형사재판에서 같은 의미인가. 그 간극을 1심 판결이 충분히 메웠는지 항소심 법정에서 다뤄진다. 나아가 1심이 증인 진술과 여러 간접 정황의 증명력을 어떻게 판단했고 그 과정에서 합리적 의심을 충분히 배제했는지를 따져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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