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6.24 11:16최종 업데이트 26.06.24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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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안달루시아 알메리아주 세론(Seron)의 수제 산양유 치즈 공방 ‘퀘세리아 세로네스 아르테사노(Queseria Serones Artesano)’ 제조실에서 송연실 진아에프앤씨 대표가 마스터 치즈 메이커 주안 엔리케 레베르테(Juan Enrique Reverte) 공동대표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주안 엔리케 레베르테 대표는 파블로(Pablo) 부장의 아버지로, 제조 공정을 현장에서 총괄하며 세로네스 아르테사노의 맛과 품질을 책임지는 장인이다.
스페인 안달루시아 알메리아주 세론(Seron)의 수제 산양유 치즈 공방 ‘퀘세리아 세로네스 아르테사노(Queseria Serones Artesano)’ 제조실에서 송연실 진아에프앤씨 대표가 마스터 치즈 메이커 주안 엔리케 레베르테(Juan Enrique Reverte) 공동대표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주안 엔리케 레베르테 대표는 파블로(Pablo) 부장의 아버지로, 제조 공정을 현장에서 총괄하며 세로네스 아르테사노의 맛과 품질을 책임지는 장인이다.이찬재

스페인 세론(Serón) 마을의 수제 산양유 치즈 공방, '퀘세리아 세로네스 아르테사노(Quesería Seronés Artesano)' 공장 내부를 깊숙이 탐방하던 중 우리의 시선을 사로잡는 분이 있었다. 특유의 묵직한 카리스마를 뿜어내며 직원들과 스스럼없이 뒤섞여 묵묵히 치즈 커드(응고물)를 다루고 있는 잘생긴 스페인 치즈 할아버지였다.

발효 현장의 최전선에서 느껴지는 굳은살 박인 손과 형형한 눈빛에 매료되어 다가가 조심스레 인사를 건네자, 그는 환하게 웃으며 직접 무거운 치즈 제조통을 함께 들자고 제안할 정도로 소탈하고 친절했다.


명함을 교환하고 나서야 통역의 귀띔으로, 이분이 바로 나를 안내해 준 파블로(Pablo) 부장의 아버지이자 제조 공정을 현장에서 총괄하며 회사의 맛과 품질을 책임지는 마스터 치즈 메이커, 주안 엔리케 레베르테(Juan Enrique Reverte) 공동대표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부자가 함께 땀 흘리며 치즈에 혼을 불어넣는 모습은 한 편의 감동적인 다큐멘터리 그 자체였다.

그의 굳은 지휘 아래 이루어지는 발효 공정은 치밀한 미생물학적 과학이자 기나긴 인내의 예술이다. 대량생산 공정이 효율과 균질성을 중시한다면, 이들은 철저한 수작업의 감각을 중시한다. 인근 목장에서 온 신선한 원유가 탱크로 모이면 발효균과 함께 산양유를 응고시키는 효소인 렌넷(Rennet)을 투입한다. 산양유 단백질이 응집하며 마치 두부처럼 몽글몽글한 커드로 변하면, 이를 뜰채로 건져 몰드(틀)에 채워 넣고 압착기로 눌러 내부의 유청(Whey)을 빼낸다.

파블로 부장 설명에 따르면, 형태를 갖춘 치즈는 미생물의 초기 활동을 제어하고 보존성을 높이기 위해 차가운 소금물에서 염장 공정을 거친다. 장인들은 매일 눈과 손으로 치즈의 미세한 질감과 표면 상태를 살피고 뒤집어가며, 인간의 감각과 경험으로 숙성의 궤도를 묵묵히 잡아나간다.

호흡하는 치즈: 지하 동굴이 빚어낸 '느린 시간'과 초대형 치즈 '엘 케세론'

스페인 안달루시아 알메리아주 세론(Seron)의 수제 산양유 치즈 공방 ‘퀘세리아 세로네스 아르테사노(Queseria Serones Artesano)’ 발효·숙성실에서 파블로(Pablo) 부장이 초대형 산양유 치즈 ‘엘 케세론(El Queseron)’을 설명하고 있다. 이 치즈는 약 1,000리터의 산양유로 만들어 20개월 안팎 숙성시키는 이베리아반도 최대급 산양유 치즈로 알려져 있다. 숙성실 안에는 크고 작은 치즈들이 선반마다 줄지어 놓여 있으며, 세론 장인들이 온도와 습도, 시간의 힘으로 완성해가는 발효·숙성 문화를 보여준다.
스페인 안달루시아 알메리아주 세론(Seron)의 수제 산양유 치즈 공방 ‘퀘세리아 세로네스 아르테사노(Queseria Serones Artesano)’ 발효·숙성실에서 파블로(Pablo) 부장이 초대형 산양유 치즈 ‘엘 케세론(El Queseron)’을 설명하고 있다. 이 치즈는 약 1,000리터의 산양유로 만들어 20개월 안팎 숙성시키는 이베리아반도 최대급 산양유 치즈로 알려져 있다. 숙성실 안에는 크고 작은 치즈들이 선반마다 줄지어 놓여 있으며, 세론 장인들이 온도와 습도, 시간의 힘으로 완성해가는 발효·숙성 문화를 보여준다.이찬재

초기 공정이 끝난 치즈는 약 45일간 단기 숙성하는 '세미쿠라도(Semicurado)'를 비롯해 더 오랜 시간을 견뎌야 하는 '큐라도(Curado)' 제품으로 나뉜다. 일부 장기 숙성 치즈는 온도와 습도가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숙성 공간으로 옮겨져 천천히 시간을 견딘다.

이 대목에서 대도시 대량생산 공장과 세론 지역 전통 발효의 철학적 차이가 드러난다. 대량생산 공정이 실패를 줄이고 맛을 통일하기 위해 표준화된 균주와 기계식 공조를 활용한다면, 세론의 장인 공방은 원유와 환경, 장인의 감각이 만들어내는 미세한 차이를 존중한다.

동굴과 산악 숙성 공간은 단순한 보관 창고가 아니라, 온도와 습도, 공기 흐름이 치즈의 표면과 내부 에 영향을 주는 하나의 숙성 생태계다. 두터운 암석이 만들어내는 천연 단열 효과 속에서 치즈는 천천히 호흡하며 흙 내음과 깊은 감칠맛(Umami)을 만든다고 한다.

이러한 동굴 자연 숙성의 상징은 20개월 안팎 장기 숙성시킨 이베리아반도 최대급 초대형 산양유 치즈 '엘 케세론(El Queserón)'에서 절정에 달한다. 무게는 약 92kg, 가로 70cm 세로 50cm의 특제 스테인리스 틀을 사용하며, 약 1000리터에 이르는 산양유가 들어간다. 이토록 거대한 치즈는 내부 숙성을 안정적으로 이끄는 일이 쉽지 않다.

주안 엔리케 대표는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동굴의 안정적인 기후와 '느린 시간', 반복적인 관리의 힘을 빌려 이 치즈가 안쪽까지 균형 있게 숙성되도록 이끌어냈다. 이는 첨단 기계식 공조 장치만으로는 쉽게 모방할 수 없는 장인의 뚝심과 대자연이 합작해 낸 미식의 결과물이었다.

화학 첨가물 대신 자연을 입히다: 독창적인 표면 관리와 천연 커버링 기술

스페인 안달루시아 알메리아주 세론(Seron)의 수제 산양유 치즈 공방 ‘퀘세리아 세로네스 아르테사노(Queseria Serones Artesano)’에서 준비한 시식용 숙성 치즈. 나무 도마 위에는 기본 숙성 치즈를 비롯해 허브를 입힌 치즈, 붉은 파프리카 가루를 입힌 치즈, 라드와 천연 재료로 표면을 감싼 치즈 등이 나란히 놓여 있다. 세론 장인들은 산양유 치즈에 타임, 로즈마리, 피멘톤, 올리브오일 등 지역 식재료를 입혀 각기 다른 향과 풍미를 완성해 낸다.
스페인 안달루시아 알메리아주 세론(Seron)의 수제 산양유 치즈 공방 ‘퀘세리아 세로네스 아르테사노(Queseria Serones Artesano)’에서 준비한 시식용 숙성 치즈. 나무 도마 위에는 기본 숙성 치즈를 비롯해 허브를 입힌 치즈, 붉은 파프리카 가루를 입힌 치즈, 라드와 천연 재료로 표면을 감싼 치즈 등이 나란히 놓여 있다. 세론 장인들은 산양유 치즈에 타임, 로즈마리, 피멘톤, 올리브오일 등 지역 식재료를 입혀 각기 다른 향과 풍미를 완성해 낸다.이찬재

발효 전문가의 시선에서 가장 경이롭고 전문적인 영역은 바로 이들의 표면 관리와 천연 커버링(Coverings) 기술이었다. 푸른곰팡이가 내부 깊숙이 침투하여 단백질을 분해하는 블루치즈나 한국의 메주 발효와 달리, 이들은 치즈 표면의 상태를 세심하게 관리하며 겉껍질을 통해 숙성 를 조절한다.

치즈 표면은 단순한 껍질이 아니라, 내부를 보호하면서 외부 환경과 교감하는 경계면이다. 이를 통해 내부의 부패 위험을 줄이고, 외부 표면에서부터 내부로 은은한 숙성의 를 끌어올리는 정교한 숙성 과학을 구사한다.

나아가 보존성과 미관을 위해 인공 왁스나 화학 코팅제를 바르는 방식 대신, 이들은 지역에서 나는 천연 식재료를 활용한다. 숙성된 치즈 겉면에 안달루시아 특산 허브인 타임, 로즈마리, 붉은 파프리카 가루(Pimentón), 올리브오일, 오렌지 껍질, 이베리아산 라드(돼지기름) 등 다양한 재료를 수작업으로 입힌다. 숙성되는 동안 이 천연 재료의 향은 치즈 표면과 어우러지며, 산양유 특유의 향을 누그러뜨리고 견과류와 숲의 향기가 어우러진 세련된 플레이버를 완성해 낸다.

"혁신하지 않으면 죽는다": 소멸 위기의 지역 생태계를 지키는 플랫폼

치즈 공방 '퀘세리아 세로네스 아르테사노(Queseria Serones Artesano)' 제조실에서 마스터 치즈 메이커 주안 엔리케 레베르테(Juan Enrique Reverte) 공동대표와 직원들이 산양유 치즈 성형 작업을 하고 있다. 작업대 위에는 몰드에 담긴 치즈들이 놓여 있고, 장인들은 커드의 상태를 살피며 손으로 눌러 형태를 잡아가고 있다. 주안 엔리케 레베르테 대표는 제조 공정을 현장에서 총괄하며 세로네스 아르테사노의 맛과 품질을 책임지는 장인으로, 이 장면은 기계보다 오감과 경험을 중시하는 세론 치즈 공방의 수작업 철학을 보여준다(사진 왼쪽). / 작업대 위에 성형 전 산양유 치즈 원료인 커드(Curd)가 놓여 있다. 신선한 산양유에 렌넷을 더해 응고시킨 커드는 유청을 빼고 몰드에 담아 형태를 잡는 성형 공정으로 넘어간다. 이 몽글몽글한 커드의 질감과 수분 상태를 손끝으로 살피는 과정은 세론 장인들이 기계보다 오감과 경험을 중시하는 수작업 치즈 제조 철학을 보여준다(
치즈 공방 '퀘세리아 세로네스 아르테사노(Queseria Serones Artesano)' 제조실에서 마스터 치즈 메이커 주안 엔리케 레베르테(Juan Enrique Reverte) 공동대표와 직원들이 산양유 치즈 성형 작업을 하고 있다. 작업대 위에는 몰드에 담긴 치즈들이 놓여 있고, 장인들은 커드의 상태를 살피며 손으로 눌러 형태를 잡아가고 있다. 주안 엔리케 레베르테 대표는 제조 공정을 현장에서 총괄하며 세로네스 아르테사노의 맛과 품질을 책임지는 장인으로, 이 장면은 기계보다 오감과 경험을 중시하는 세론 치즈 공방의 수작업 철학을 보여준다(사진 왼쪽). / 작업대 위에 성형 전 산양유 치즈 원료인 커드(Curd)가 놓여 있다. 신선한 산양유에 렌넷을 더해 응고시킨 커드는 유청을 빼고 몰드에 담아 형태를 잡는 성형 공정으로 넘어간다. 이 몽글몽글한 커드의 질감과 수분 상태를 손끝으로 살피는 과정은 세론 장인들이 기계보다 오감과 경험을 중시하는 수작업 치즈 제조 철학을 보여준다(이찬재

세로네스 아르테사노가 로컬 마켓을 넘어 2019년 월드 치즈 어워드(World Cheese Awards)에서 은메달 2개를 받는 등 국제 무대에서 이름을 알린 것은 단순히 과거의 유산에 갇혀 있지 않기 때문이다. 안달루시아의 대리석 산업에 종사하다 치즈 장인으로 전향한 주안 엔리케 레베르테는 대기업 중심의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뚜렷한 비전을 품고 있다.

그는 내게 "혁신하지 않으면 죽는다. 자본과 규모가 부족한 소규모 회사는 오직 품질과 맛의 차별화로만 승부해야 한다"고 굳건한 어조로 역설했다. 그는 전통의 뼈대는 유지하되, 치즈에 블랙 트러플, 하몽, 와인 등을 더하는 등 쉼 없는 레시피 혁신을 통해 프리미엄 미식 시장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더욱 인상적인 점은 이 장인 공방이 단순히 식품을 제조하는 공장을 넘어, 농촌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위태로운 지역 생태계의 한 축을 지키는 역할을 수행한다는 것이다. 대형 회사와는 달리, 그라나다 일대 인근 염소 농가와 거래하며 지역 목축 생태계 유지에 기여한다.

'세로네스(Seronés)'라는 이름 자체가 세론 지역의 정체성을 품고 있듯, 이들은 치즈 시식과 숙성 공간 탐방을 지역 자연경관과 결합해 미식 관광의 가능성으로 확장하고 있다. 작은 장인 공방 하나가 지역의 식당, 물류, 디자인, 관광과 연결되며 농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지역 연대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의 장독과 세론의 산바람이 증명한 위대한 평행이론

스페인 안달루시아 알메리아주 세론(Seron)의 수제 산양유 치즈 공방 ‘퀘세리아 세로네스 아르테사노(Queseria Serones Artesano)’ 제조실에서 송연실 진아에프앤씨 대표(사진 왼쪽부터), 마스터 치즈 메이커 주안 엔리케 레베르테(Juan Enrique Reverte) 공동대표, 파블로(Pablo) 부장, 이찬재 실장(서울대 푸드테크학과 석사과정)이 환하게 웃고 있다.
스페인 안달루시아 알메리아주 세론(Seron)의 수제 산양유 치즈 공방 ‘퀘세리아 세로네스 아르테사노(Queseria Serones Artesano)’ 제조실에서 송연실 진아에프앤씨 대표(사진 왼쪽부터), 마스터 치즈 메이커 주안 엔리케 레베르테(Juan Enrique Reverte) 공동대표, 파블로(Pablo) 부장, 이찬재 실장(서울대 푸드테크학과 석사과정)이 환하게 웃고 있다. 이찬재

공장 방문의 마지막, 파블로 부장은 나에게 열처리를 하지 않은 그들의 귀한 생치즈 한 조각을 건네며 시식을 권했다. 그는 "유통의 제약 때문에 멀리 수출하기는 어렵고, 이곳에서 먹을 때 가장 제대로 된 풍미를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심스레 베어 문 순간, 나는 눈을 번쩍 뜰 수밖에 없었다.

멸균을 거치지 않아 자칫 무겁지 않을까 했던 예상과 달리, 치즈는 한없이 가볍고 담백하면서도 혀끝에 닿는 순간 대자연의 미생물이 빚어낸 묵직한 견과류와 허브의 복합적인 감칠맛이 입안 가득 파도처럼 밀려왔다. 살짝 쫄깃한 식감에, 향은 강하지 않았지만 산양유의 유지방이 가진 묵직함과 산뜻함이 함께 섞여 있었다. 질리지 않는 맛이었다. "세상에 이런 치즈가 있었나"라고 스스로 탄성을 내질렀다.

그 순간 내 머릿속을 강렬하게 관통한 것은 첫 입구에서 들이마셨던 '메주의 쿰쿰한 향'의 진정한 의미였다. 세로네스 아르테사노의 발효 철학은 지구 반대편 한국, 특히 내가 몸담고 있는 '왕신'의 전통 장독 발효 철학과 놀라울 만큼 닮아 있었다.

험준한 지형적 고립과 가난 덕분에 산업화가 늦어져 오히려 오래된 전통이 살아남았다는 세론의 역사적 궤적은, 타협 없이 옛 방식을 간직해 온 한국 전통 장독 발효의 배경과 쌍을 이룬다. 무엇보다 대기업식 생산의 편의성을 과감히 포기하고, 자연 미생물의 힘과 '시간'에 미각을 온전히 내어준다는 본질적 철학이 서로 닮아 있었다.

열처리하지 않은 치즈가 신선한 산양유 원유의 생생한 풍미를 살려내듯, 한국의 전통 발효 역시 가열 정제보다 자연 발효의 맑은 감칠맛을 살리는 방식을 택해 왔다. 공정을 인위적으로 더하는 대신 미생물의 속도를 묵묵히 기다려주는 두 장인의 결단이 국경을 넘어 닮아 있었다.

박람회를 위해 준비했던 매콤한 왕신유자핫소스를 이 담백한 안달루시아 장인 치즈에 살짝 곁들여 입에 넣었을 때 경험한 폭발적이고 환상적인 마리아주는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그것은 단순히 레시피를 억지로 섞은 것이 아니라, 대량생산의 획일화 대신 척박한 자연의 바람과 시간을 경외해 온 두 발효 문화의 철학적 공감대가 입안에서 조화롭게 만나는 순간이었다.

단순히 배를 채우는 1차원적 물질을 넘어, 혹독한 전쟁과 빈곤의 역사를 견뎌낸 지역의 기후, 보이지 않는 미생물의 생태계, 그리고 인내라는 '시간' 그 자체를 묵묵히 내어놓는 위대함. 이역만리 스페인 안달루시아 산악지대의 거친 바람과 한국 경주의 뜨거운 햇살 아래 숨 쉬어온 장독이 품어낸 길고 긴 세월은 결국 '살아 있는 미식(Living Gastronomy)'이라는 인류 보편의 가치로 수렴되고 있었다. 치즈 공방을 나서며 뒤돌아본 세론의 척박한 돌산 위로, 장독에서 피어오르는 끈질긴 생명력의 향기가 산바람을 타고 오래도록 맴도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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