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6.19 18:30최종 업데이트 26.06.19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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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는 8일부터 2주 동안 열리는 이화영 전 경기도평화부지사 사건 국민참여재판을 매일 오전·오후·저녁 등 세 차례 이상 연속보도한다(omn.kr/2il9y). 또한 연어 술파티 의혹을 둘러싼 핵심 혐의가 다뤄지는 2주차 때는 매일 재판이 끝난 뒤 오마이뉴스 법조팀 유튜브채널 '서초동 시끌법정'에서 재판 상황을 해설할 예정이다(www.youtube.com/@ohmynewsLAT).[편집자말]

증언하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4월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남소연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사건 국민참여재판이 마지막 문턱에 다다랐다. 검찰과 피고인 측의 최후변론이 끝나면서, 이제 '배심원의 시간'이 시작됐다. 평의에 돌입하는 배심원들이 유무죄를 판단하면서 마주할 문서가 있다. 바로 평결표다.

겉보기엔 단순한 체크리스트처럼 보인다. 6개 혐의 공소사실을 3개의 쟁점으로 쪼개고 세부 질문으로 나눴다. 지난 10일 동안 법정에서 오간 말과 증거, 검찰의 주장과 변호인의 반박, 증인들의 흔들림과 침묵을 직관한 배심원단은 세부 질문을 하나씩 체크하며 유무죄 판단의 길로 들어선다.


각 쟁점 세부 질문 하단에는 유무죄 판단의 핵심 기준을 담은 문장이 반복된다.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을 경우 '그렇다', 그 외의 경우 '아니다'."

의심스럽다고 유죄가 되는 것이 아니다.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유죄가 되는 것도 아니다. 검찰이 공소사실을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했을 때만, 배심원은 세부 질문에 '그렇다'에 표시할 수 있다. 반대로 조금이라도 합리적 의심이 남는다면 대답은 '아니다'일 것이다.

[첫 번째 쟁점] 이화영의 '공모' 또는 '교사'가 증명됐나

평결표는 크게 세 갈래다. ① 이재명 후원회 '쪼개기 후원'을 둘러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② 경기도의 북한 묘목·밀가루 지원사업과 관련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③ 이른바 '술파티 의혹'과 관련한 국회증언감정법 위반(위증) 혐의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의 핵심 쟁점은 2018년 이재명 경기도지사 후보 후원회, 2021년 이재명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후원회 '쪼개기 후원'이 있었는지, 그 과정에 이 전 부지사가 관여했는지, 관여했다면 공동정범인지 교사범인지다.

공동정범은 함께 범행을 실행했다는 뜻이다. 범행을 함께 하겠다는 의사, 역할 분담, 실행 과정의 관여가 필요하다. 교사범은 다른 사람에게 범행 결의를 일으키게 했다는 의미다. 단순한 부탁이나 분위기 조성만으로는 부족하다.

목 축이는 김성태'대북 송금'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4월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종합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목을 축이고 있다.남소연

이 대목에서 배심원단은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과 방용철 전 부회장의 법정 진술을 다시 떠올릴 수밖에 없다. 김 전 회장은 후원 사실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인간적인 부탁이었다",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지 않았다", "검찰에 협조 차원에서 말한 것 같다"는 취지로 말했다. 공소사실의 바탕이 된 핵심 진술의 신빙성이 흔들린 장면이었다.

반면 방 전 부회장은 달랐다. 그는 이 전 부지사로부터 "한 번에 들어가면 안 되고 나눠서 들어가는 게 좋다"는 취지의 말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검찰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진술이었다. 다만 이 전 부지사 측은 곧바로 물증의 부재를 파고들었다. 통화녹음도, 문자도, 카카오톡도, 후원금 입금 명단도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두 번째 쟁점] 이화영은 직권을 남용했나

검찰은 경기도의 북한 묘목·밀가루 지원 관련 혐의를 두고 인도적 대북지원이라는 명목과 달리 허위의 목적 아래 추진됐고, 이화영 전 부지사가 실무 공무원들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했다고 본다.

평결표는 배심원단에 사업 목적이 허위였는지, 이어 이 전 부지사가 그 허위성을 알고 있었는지 묻는다. 배심원단은 이어 실무자의 고유 권한을 침해했는지, 이것이 행정정책 사업을 형사처벌하는 공소권 남용에 해당하는지도 살펴야 한다.

검찰은 묘목과 밀가루 지원 사업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피고인 측은 법정에서 공소사실과 배치되는 증언을 이끌어냈다. 검찰이 직권남용의 피해자로 지목한 실무 공무원은 "상급자 업무 지시 이외에 부당한 지시는 없었다", "잘못된 일을 진행한 적 없다"고 말했다. 묘목 지원을 두고 산림청 직원은 "금송과 주목이 조경수로 쓰이는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산림복구 목적에 맞지 않는다고 단정할 수 없다"라고 증언했다.

통일부 직원 역시 "산림청에서 문제없다는 의견을 받았고 국정원 확인도 거쳤다"며 반출 승인에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몇십 센티미터짜리 묘목, 몇천 원대 물자를 두고 훗날 고가가 될 수 있으니 뇌물 아니냐'는 식의 검찰 조사 질문을 받았다는 증언도 내놓았다.

피고인 측은 "행정절차상 논란과 형사처벌 대상은 다르다", "정책 판단이 잘못됐다고 곧바로 직권남용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는 주장을 내놓았다.

공범의 1심 판결 내용은 배심원단 판단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먼저 재판에 넘겨진 신명섭 전 경기도 평화협력국장은 지난해 2월 1심 판결에서 묘목 지원 사업 직권남용 무죄, 밀가루 지원 사업 직권남용 유죄를 선고받았다.

[세 번째 쟁점] 연어술파티 있었나 없었나

박상용 인천지검 부부장검사가 16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검사실 술 파티 위증' 혐의 국민참여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연합뉴스

이번 재판에서 가장 뜨겁게 다뤄진 쟁점은 '술파티 의혹' 관련 위증 혐의다. 양측은 2023년 5월 17일 저녁 수원지방검찰청 1313호 검사실 또는 영상녹화실에 술 반입이 있었는지를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검찰은 술자리가 없었다고 본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박상용 검사, 김성태 등 쌍방울 관계자, 2명의 교도관 모두 일관되게 술자리는 없었다고 증언했다. 술을 결제해 반입한 인물로 의심 받는 쌍방울 전 이사 박상웅씨는 그날 오후 6시 32분 수원지검 13층에서 퇴실한 뒤 바로 편의점으로 가서 소주 4병과 생수 3병을 산 사실을 인정했다. 다만 "차에서 마시려고 산 것"이라고 설명했다.

피고인 측은 박상웅씨 증언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박씨가 생수병에 소주를 옮겨담아 술을 반입했다고 주장하는 피고인 측은 박씨가 소주를 산 시각은 조사가 끝나기 2시간 전이었는데 왜 술을 미리 샀는지, 소주를 4병이나 산 이유는 무엇인지, 왜 생수 3병을 함께 결제했는지 따져 물었다. 검찰과 송병훈 재판장 역시 같은 의문을 제기하기는 장면도 있었다.

대검 과학수사부의 통합심리분석 결과가 배심원단 판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이 전 부지사는 거짓말탐지기 검사에서 2023년 5월 17일 술을 마셨다는 증언이 진실이라는 취지 판단을 받았다. 행동분석에서도 진술 신빙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왔다. 물론 거짓말탐지기 검사 결과가 곧바로 사실을 입증하는 증거는 아니다. 검찰도 그 한계를 지적한 바 있다. 반면 피고인 측은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고려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술파티 위증 혐의' 이화영 국민참여재판 8일 시작5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 법정 모습. '검사실 술파티 의혹' 관련 위증한 혐의로 기소된 이화영 전 경기도평화부지사에 대한 국민참여재판 준비절차가 1년 2개월 만에 마무리되면서 오는 8일 배심원 선정을 시작으로 이 전 부지사의 재판이 본격적으로 열린다. 이 전 부지사의 국민참여재판은 이달 8일부터 19일까지 주말을 제외하고 열흘간 진행된다. 이는 역대 최장기 재판으로 기록될 전망이다.연합뉴스

평결표는 받아드는 배심원은 7명 뿐이다. 12명의 배심원이 10일 동안 재판에 참여했지만, 7명만 본배심원에 선정된다. 평의실에 들어가기 직전에야 본배심원과 예비배심원이 결정됐다.

검찰은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을 증명했을까. 배심원은 이 질문에 대한 자신의 판단에 따라 평결표를 작성한다. 각각의 배심원 입장에서 그 같은 기준을 충족했다고 생각한다면, 각 쟁점별 세부 질문에 '그렇다'에 체크하고, 그렇지 않다면 '아니다'에 표시한다.

원칙적으로 법관의 관여 없이 평의를 진행한 후 만장일치로 평결에 이르러야 한다. 만장일치 평결에 이르지 못한 경우 이에 대한 재판부의 설명이 있고, 이후 다수결로 평결할 수 있다. 다만 재판부가 배심원단의 결정을 100% 받아들이지 않아도 된다. 배심원의 평결은 법원을 기속하지 않고 단지 권고적인 효력만 갖기 때문에 배심원단의 판단과 다른 선고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역대 최장 국민참여재판 판결 선고는 19일 늦은 밤 또는 20일 새벽 나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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