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 정상회의와 유럽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환영나온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제는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이미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점이다. 정 대표가 아무리 '이재명 정부 성공'을 외쳐도 곧이곧대로 믿지 않는 이들이 많아졌다. 8월 치러지는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가 선출되는 게 어떤 의미인지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게 됐다. 총선 공천권이라는 막강한 권한을 행사해 자기 권력 확대에 줄달음칠 거라는 예상을 누구나 한다. 이 대통령과 일정 부분 대립각을 세우며 독자적 정치 공간을 넓히려 하지 않겠느냐는 거다.
지금이 정권 후반기라면 그럴 수 있다. 하지만 이제 불과 이재명 정부 2년차다. 민생·경제 입법과 국정과제 추진에 한창 속도를 내야 할 시기다. 정부와 여당이 손발이 맞지 않으면 국정은 표류하고 혼란은 일상화되기 마련이다. 과거 이명박 정부 시절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내에서 독자 노선을 구축해 사실상 허수아비 정부가 됐던 것과 비슷한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 민주당 지지자들로서는 당정 불협화음이 민생 성과 부진으로 이어지고 그로 인해 총선 패배, 정권 재창출 실패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사태 해결의 실마리는 이 대통령이 쥐고 있다. 현실적으로 정 대표를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은 이 대통령뿐이다. 이 대통령은 이미 여러 차례 정 대표에게 신호를 줬다. 지방선거 실패 책임이 민주당에 있다고 했고, 여당은 사익이 아닌 공익을 위해 존재한다고도 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 대통령이 택할 수 있는 방법은 정 대표를 설득해 주저앉히든지, 그냥 출마를 지켜보든지 하는 것이다. 날로 깊어지는 계파 갈등과 지지층의 이탈 움직임을 감안하면 후자는 선택하기 어려운 안이다.
정 대표가 연임에 도전하면 국민의 눈에는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의 투쟁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 이 대통령과 민주당 모두에게 너무나 큰 부담이다. 이 시점에서 필요한 건 이 대통령의 정치력이다. 대통령의 당무개입은 허용되지 않지만, 역대 어느 대통령도 여당을 나몰라라 방치한 경우는 없었다. 다만 법적 문제로 비화되지 않도록 물밑에서 은밀하게 이뤄졌을뿐이다.
관건은 이 대통령이 정 대표에게 퇴로를 열어줄 수 있느냐는 것이다. 선거 실패의 책임이 아니라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을 위해 명예롭게 물러난다는 명분을 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 시간은 이 대통령 편이 아니다. 여론은 악화 일로고, 풀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이 대통령이 마주한 가장 큰 고비가 바로 지금이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