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이 8일 강원도 횡성군 행정복지센터에서 열린 '2026년 햇빛소득마을 후보지 주민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행정안전부 제공
첫째, 제도적 안정성과 지방정부의 적극적 주도성
전력산업은 전형적인 대규모 인프라 사업이다. 마을 단위에서 전력산업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국가와 지방정부가 제도적으로 안전하며, 지방정부가 적극적으로 협력한다는 점을 명확하게 보여줄 필요가 있다. 그래야 20여 년 이상의 장기적인 투자를 마을 주민들이 결심하는 데 따른 심적 부담을 줄여 줄 수 있다.
장기적인 고정가격, 주민주도 햇빛 에너지에 대한 REC 가중치 부여, 빠른 계통망 연결, "주민주도 재생에너지협동조합법"의 제정 등은 국가가 담당할 몫이다. 지방정부는 조례를 개정하여 이격거리 문제 해결, 지방정부가 가지고 있는 기금들의 장기저리 융자 등을 풀어야 한다. 지역 특성을 감안한 중간지원조직을 운영하는 것도 지방정부의 의지와 역량에 달려 있다.
둘째, 햇빛마을 대상 지역의 선정과 주민들의 역량 개발이 중요
햇빛소득마을은 농촌 마을들을 대상으로 '농기계 공동이용 창고'를 지어주는 단순한 하드웨어 지원사업이 아니다. 마을의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휴먼웨어가 전부 유기적을 연결되어야 성공할 수 있는 종합 사업이다. 아니 주민들의 사회적 관계와 장기적인 마을 비전까지 연결되어야 하니 일종의 종합 예술이라고 해야 마땅하다.
따라서 몇 가지 하드웨어나 업체가 작성해 주는 사업계획서만 가지고 대상 지역을 선정해서는 안된다. 마을 주민들의 연령과 분포, 그동안 이뤄진 공동 사업의 경험, 마을 공동자산의 규모, 외부에서 매년 제공되는 공유자산의 존재 여부, 헌신적인 지도자의 존재와 수준, 주민들의 사업에 대한 이해 정도 등 훨씬 다양한 영역을 예비 대상지 선정의 기준으로 두어야 한다.
이 기준을 모두 충족하는 마을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속적인 교육과 초기 마을공동체 활동을 진행하면서 대상지 전체의 역량을 향상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복지사회와 다른 기본사회의 핵심 접근 방법이 "역량 향상적 접근"이다. 사업에 선정되기 전부터 주민들의 역량 향상에 대해 지방정부가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 다행히 행안부가 총괄하는 '마을공동체기본법' 제정이 진행되고 있다. 광범위한 마을공동체 정책이 햇빛소득마을과 연결되어야 한다.
셋째,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인내하는 지도력이 필요
햇빛소득마을의 주체는 일차적으로 햇빛마을협동조합의 조합원이며, 포괄적으로 마을 주민 모두이다. 정부는 그 주체가 스스로 최소 12억 원 정도의 장기적 투자를 하겠다는 의사결정을 하고, 이후 20여 년간 발생하는 소득을 잘 관리하여 지속가능한 마을을 함께 만들어 가는 전 과정에서 지원하는 역할에 만족해야 한다.
공무원이 주도하여 예산을 집행하고, 건물과 장비를 설치하는 사업은 합리적인 의사결정만 가지고 빠르게 진행할 수 있다. 하지만 마을마다의 다양한 인간관계가 얽혀 있고, 대규모 장기적인 공동사업을 한 경험이 거의 없는 마을 주민들이 이런 의사결정을 하는 데에는 충분한 시간도 있어야 하고,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합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우여곡절이 있을 것이다. 이런 점을 충분히 감안하여 인내하는 지도력이 작동할 수 있도록 정책을 구상해야 한다.
예를 들어 매년 시군당 5~7개 정도 선정된다고 예비 마을을 매년 15개씩 뽑는 것이 아니라 100여 개 정도의 예비마을을 선정하고 3~4년에 걸쳐 지속적으로 육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5년 동안 3천여 개의 햇빛소득마을을 만든다고 하지만, 사업적 체계가 잡히기만 하면 1만 개의 햇빛소득마을이 만들어질 수도 있다. 4년만 하는 사업이 아니라 앞으로 우리나라의 미래가 달려 있는 사업이라고 생각하면 인내하면서 안정적인 정책 구조와 지도력이 필요하다.
특히 농촌마을의 경우 고령화가 심각한 상황이라 협동조합 운영에 필요한 실무역량 확보가 어렵다. 이를 위해 시군단위의 햇빛소득마을협동조합연합회와 같은 공동운명체형 중간지원조직을 만들어 전문가-활동가들이 안정적인 실무 지원을 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도 중요하다.
중앙정부도 당장의 발전소와 햇빛소득마을 지정에만 집중하여 운영지원 업체를 기술력과 자본력을 중심으로 선정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20여 년 이상 걸리는 사업에서 운영지원의 핵심은 공동의 이해관계를 바탕으로 한 신뢰관계를 만드는 것이다. ReSCO 선정 기준을 장기적인 운영의 관점에서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
더 적극적인 민관협력이 필요하다
정부가 성공을 위한 정책 조정이 필요하다면, 민간도 더 적극적인 역할과 협력이 필요하다. 2026년 햇빛소득마을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주도성이 더 필요하며, 이에 대해 민간이 의구심을 가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햇빛소득마을에 대한 필요성에 공감한다면, 민간의 다양한 자원을 어떻게 정책 성공에 결합할 것인지 먼저 제안할 필요가 있다. 9기 지방정부도 이런 진정성 있는 민간 전문가와 활동가들과 빠르게 협력 관계를 맺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 지방정부의 성공사례가 많을수록 중앙정부의 정책도 더 구체적, 현실적으로 풍부하게 변하게 된다.
▲김기태한국협동조합연구소 이사장
포럼사의재
*필자 소개: 김기태는 현재 한국협동조합연구소의 이사장으로 한국사회적경제연대회의 연구소 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협동조합과 사회적경제의 성장,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문재인 정부에서 사회적경제비서관을 역임하였다. 이전에는 가톨릭농민회 등의 농민단체와 지역농업네트워크협동조합에서 농민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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