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6.17 16:29최종 업데이트 26.06.17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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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수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당선인과 부산지역 당선인들이 4일 부산 동래구 충렬사를 방문 참배 후 시민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공동취재사진

지방선거가 끝났다. 이제 선출된 지자체장과 지방의원들은 주민에게 약속한 공약을 착실히 이행할 때이다. 어떤 지도자든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지역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9기 지방정부가 맞이하는 정책 환경을 정확하게 이해해야 한다.

지방정부에게 가장 중요한 정책 수립의 고려사항은 이재명 정부의 핵심 국정철학인 '기본사회'이다.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지 이제 1년이 되었기 때문에, 현 정부의 임기와 이번 9기 지방정부 임기와 거의 겹치게 되어 있다. 지방정부의 사업예산 대부분이 중앙정부의 사업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기본사회 정책을 얼마나 잘 수행하는 가는 9기 지방정부가 피할 수 없는 과제이다.


이미 지방선거 전인 4월 이재명 대통령이 위원장을 맡은 '국가기본사회위원회'가 출범식을 가졌다. 행정안전부 장관이 실무위원회 위원장을 맡았기 때문에 지방정부와의 관계는 더욱 깊을 것으로 보인다. 7월 신임 지자체장의 임기가 시작되면 발 빠른 지자체장들은 시도별 기본사회위원회, 시군구의 경우 기본사회위원회를 신속히 출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기본사회위원회의 이런 움직임은 문재인 정부 시기 고용노동부가 중심이 된 일자리위원회나 별다른 제도적 기반 없이 진행된 사회혁신네트워크와 달리 강력한 정책-제도적 체계 속에서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한두 개 중앙부처의 사업이 아니라 거의 대부분의 중앙부처가 행정안전부의 조정 속에서 지방정부와 다양한 정책적 관계를 맺어 나갈 것이다.

기본사회는 최소한의 복지를 제공하는 소극적인 국가의 역할을 넘어서서, 소득과 돌봄, 교육 등 삶의 필수적인 기본 요소를 국가가 적극적으로 보장하겠다는 국가 운영 원리이며 비전이다. 이를 위해 기본소득과 기본사회서비스 관련 정책-제도를 체계적으로 정비하고 국민이 피부로 느끼는 현장에서 최대한 잘 운영되도록 국가가 앞장서겠다는 것이다.

국민이 피부로 느끼는 현장은 지방정부이다. 그동안 흩어져 논의되었던 농어촌기본소득, 청년기본소득, 지역사회 통합 돌봄, 지역화폐, 포용적 금융, 공공기관의 사회적 가치 등의 이슈가 기본사회라는 큰 틀에서 통합 조정되고, 지방정부의 사업과 정책으로 구체화될 것이다.

기본사회의 모든 내용이 녹아있는 '햇빛소득마을'

기본사회 정책 가운데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은 '농어촌기본소득'과 '햇빛소득마을'이다. 이 중 '햇빛소득마을'은 기본사회 정책의 종합판이라고 말할 수 있다. 마을 주민에게 일정한 소득을 제공한다는 의미에서 '기본소득' 요소가 있고, 정부가 책임지고 생산품인 전기를 구매해 준다는 의미에서 '공공책임조달'의 요소도 있다. 주민들이 협동조합을 만들어 자치역량을 키운다는 의미에서 '주민자치와 역량향상적 접근'도 담겨있다. 또한 햇빛발전소를 통해 벌어들인 수익의 일부를 마을공동의 복지에 사용한다는 의미에서 '기본사회서비스'의 일종인 지역사회 통합 돌봄의 정신도 포함되어 있다. 햇빛소득마을은 기본사회 실현을 위한 통합 정책의 파일로 프로젝트인 셈이다.

따라서 이재명 정부로서도 햇빛소득마을 정책의 성패는 기본사회 전체의 성패를 가늠할 수 있는 일종의 테스트베드라고 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지방정부 입장에서도 햇빛소득마을을 성공적으로 수행할수록 이후 중앙정부에서 진행될 다양한 기본사회사업의 우선권을 가질 수 있는 시험대라고 보아도 무방할 것 같다.

중앙정부든 지방정부든 '햇빛소득마을'은 기본사회라는 국정원리 하에서 모든 정책과 사업을 성공시키는 시험대로서 작동할 것이다. 햇빛소득마을 정책이 단순한 하나의 정책이 아니라는 이유이다. 중앙정부가 제공하는 환경 여건이 동일하기 때문에 지방정부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두드러지게 되어 있다.

햇빛소득마을 정책이 성공하려면

정부가 발표한 햇빛소득마을 정책과 선진사례로 꼽히는 경기도 여주시 구양리 사례 및 다른 나라의 마을 단위 햇빛발전소협동조합의 사례들을 두루 검토해 보면 몇 가지 성공 요인을 건져 올릴 수 있다.

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이 8일 강원도 횡성군 행정복지센터에서 열린 '2026년 햇빛소득마을 후보지 주민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행정안전부 제공

첫째, 제도적 안정성과 지방정부의 적극적 주도성

전력산업은 전형적인 대규모 인프라 사업이다. 마을 단위에서 전력산업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국가와 지방정부가 제도적으로 안전하며, 지방정부가 적극적으로 협력한다는 점을 명확하게 보여줄 필요가 있다. 그래야 20여 년 이상의 장기적인 투자를 마을 주민들이 결심하는 데 따른 심적 부담을 줄여 줄 수 있다.

장기적인 고정가격, 주민주도 햇빛 에너지에 대한 REC 가중치 부여, 빠른 계통망 연결, "주민주도 재생에너지협동조합법"의 제정 등은 국가가 담당할 몫이다. 지방정부는 조례를 개정하여 이격거리 문제 해결, 지방정부가 가지고 있는 기금들의 장기저리 융자 등을 풀어야 한다. 지역 특성을 감안한 중간지원조직을 운영하는 것도 지방정부의 의지와 역량에 달려 있다.

둘째, 햇빛마을 대상 지역의 선정과 주민들의 역량 개발이 중요

햇빛소득마을은 농촌 마을들을 대상으로 '농기계 공동이용 창고'를 지어주는 단순한 하드웨어 지원사업이 아니다. 마을의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휴먼웨어가 전부 유기적을 연결되어야 성공할 수 있는 종합 사업이다. 아니 주민들의 사회적 관계와 장기적인 마을 비전까지 연결되어야 하니 일종의 종합 예술이라고 해야 마땅하다.

따라서 몇 가지 하드웨어나 업체가 작성해 주는 사업계획서만 가지고 대상 지역을 선정해서는 안된다. 마을 주민들의 연령과 분포, 그동안 이뤄진 공동 사업의 경험, 마을 공동자산의 규모, 외부에서 매년 제공되는 공유자산의 존재 여부, 헌신적인 지도자의 존재와 수준, 주민들의 사업에 대한 이해 정도 등 훨씬 다양한 영역을 예비 대상지 선정의 기준으로 두어야 한다.

이 기준을 모두 충족하는 마을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속적인 교육과 초기 마을공동체 활동을 진행하면서 대상지 전체의 역량을 향상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복지사회와 다른 기본사회의 핵심 접근 방법이 "역량 향상적 접근"이다. 사업에 선정되기 전부터 주민들의 역량 향상에 대해 지방정부가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 다행히 행안부가 총괄하는 '마을공동체기본법' 제정이 진행되고 있다. 광범위한 마을공동체 정책이 햇빛소득마을과 연결되어야 한다.

셋째,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인내하는 지도력이 필요

햇빛소득마을의 주체는 일차적으로 햇빛마을협동조합의 조합원이며, 포괄적으로 마을 주민 모두이다. 정부는 그 주체가 스스로 최소 12억 원 정도의 장기적 투자를 하겠다는 의사결정을 하고, 이후 20여 년간 발생하는 소득을 잘 관리하여 지속가능한 마을을 함께 만들어 가는 전 과정에서 지원하는 역할에 만족해야 한다.

공무원이 주도하여 예산을 집행하고, 건물과 장비를 설치하는 사업은 합리적인 의사결정만 가지고 빠르게 진행할 수 있다. 하지만 마을마다의 다양한 인간관계가 얽혀 있고, 대규모 장기적인 공동사업을 한 경험이 거의 없는 마을 주민들이 이런 의사결정을 하는 데에는 충분한 시간도 있어야 하고,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합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우여곡절이 있을 것이다. 이런 점을 충분히 감안하여 인내하는 지도력이 작동할 수 있도록 정책을 구상해야 한다.

예를 들어 매년 시군당 5~7개 정도 선정된다고 예비 마을을 매년 15개씩 뽑는 것이 아니라 100여 개 정도의 예비마을을 선정하고 3~4년에 걸쳐 지속적으로 육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5년 동안 3천여 개의 햇빛소득마을을 만든다고 하지만, 사업적 체계가 잡히기만 하면 1만 개의 햇빛소득마을이 만들어질 수도 있다. 4년만 하는 사업이 아니라 앞으로 우리나라의 미래가 달려 있는 사업이라고 생각하면 인내하면서 안정적인 정책 구조와 지도력이 필요하다.

특히 농촌마을의 경우 고령화가 심각한 상황이라 협동조합 운영에 필요한 실무역량 확보가 어렵다. 이를 위해 시군단위의 햇빛소득마을협동조합연합회와 같은 공동운명체형 중간지원조직을 만들어 전문가-활동가들이 안정적인 실무 지원을 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도 중요하다.

중앙정부도 당장의 발전소와 햇빛소득마을 지정에만 집중하여 운영지원 업체를 기술력과 자본력을 중심으로 선정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20여 년 이상 걸리는 사업에서 운영지원의 핵심은 공동의 이해관계를 바탕으로 한 신뢰관계를 만드는 것이다. ReSCO 선정 기준을 장기적인 운영의 관점에서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

더 적극적인 민관협력이 필요하다

정부가 성공을 위한 정책 조정이 필요하다면, 민간도 더 적극적인 역할과 협력이 필요하다. 2026년 햇빛소득마을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주도성이 더 필요하며, 이에 대해 민간이 의구심을 가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햇빛소득마을에 대한 필요성에 공감한다면, 민간의 다양한 자원을 어떻게 정책 성공에 결합할 것인지 먼저 제안할 필요가 있다. 9기 지방정부도 이런 진정성 있는 민간 전문가와 활동가들과 빠르게 협력 관계를 맺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 지방정부의 성공사례가 많을수록 중앙정부의 정책도 더 구체적, 현실적으로 풍부하게 변하게 된다.

김기태한국협동조합연구소 이사장포럼사의재

*필자 소개: 김기태는 현재 한국협동조합연구소의 이사장으로 한국사회적경제연대회의 연구소 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협동조합과 사회적경제의 성장,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문재인 정부에서 사회적경제비서관을 역임하였다. 이전에는 가톨릭농민회 등의 농민단체와 지역농업네트워크협동조합에서 농민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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