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관련 ‘부정선거 재선거’를 주장하는 시민들이 잠실투표소로 사용된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12일째 봉쇄 농성을 벌이는 가운데, 지난 16일 오후 체육단체 관계자들의 사무실 진입을 위해 경찰이 농성중인 시민들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송파경찰서 관계자는 농성자들에게 ‘진입을 방해하면 업무방해죄가 성립될 수 있다’고 경고했으나 농성자들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권우성
상황이 이렇게까지 심각해진 데는 봉쇄 초기 소극적 대응이 영향을 줬습니다. 언론사 기자 폭행, 경찰관 모욕, 여성핸드볼 주니어 대표팀 소지품 검사 등 불법 행위가 잇달아 벌어지며 핸드볼경기장 부근이 무법천지가 됐는데도 경찰은 상황 관리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이 기자회견을 열고 공권력 행사를 요청했으나 아랑곳하지 않았습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여론의 비난이 쏟아지자 뒤늦게 "불법 행위가 확인되면 엄정 처리하겠다"고 밝혔지만 여태껏 단 한 명의 불법행위자도 체포하거나 소환하지 않았습니다.
경찰의 무기력한 대응에는 정부의 신중한 방침이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애초 여권에선 이번 시위의 주축이 2030세대라는 점을 의식해 사태 해결에 적극 나서지 않고 관망하는데 그쳤습니다. 그러는 사이 부정선거론자들이 시위를 장악하면서 불법과 혐오가 판을 치고 있습니다. 정작 개표소 봉쇄 시위의 주축이었던 20·30대 청년층은 극단화된 시위를 피해 다른 공간으로 무대를 옮겼습니다. 시위에 참여한 일부 시민들도 시위가 점차 극우화하자 발길을 끊은 상태입니다.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참정권 침해를 규탄하는 시위를 벌이는 것은 정당한 시민의 권리입니다. 그러나 표현의 자유는 얼마든지 보호해야겠지만 타인의 자유와 안전을 위협하는 불법행위까지 방치해선 안 되는 게 공권력의 역할입니다.
각종 불법행위가 난무한 핸드볼경기장 주변 시위는 이미 도를 넘었습니다. 많은 시민들은 경찰이 시위대의 과격한 불법행위를 언제까지 두고 볼 것인가 묻고 있습니다. 이제라도 정당한 공권력 행사를 통해 불법행위를 단호하게 저지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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