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6.17 05:58최종 업데이트 26.06.17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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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촉발된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가 이어진 16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개표소를 찾아 확성기를 들어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6·3 지방선거 참패 이후 국민의힘 내부에서 분출하는 퇴진론에도 장동혁 대표가 건재한 이유에 관심이 쏠립니다. 장 대표의 선거 이후 행보는 퇴진론에 아랑곳하지 않고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빌미로 오히려 당에 대한 장악력을 키워가는 모양새입니다. 정치권에서는 대안부재론과 영남권 주류 세력의 침묵, 반한동훈 정서 등이 장 대표가 버티는 요인이라고 분석합니다. 특히 본인이 사퇴하지 않는 한 현실적으로 장 대표를 끌어내릴 방법이 없다는 점이 혼란의 장기화를 예상하게 합니다.

장 대표 퇴진 여부를 결정하는 핵심 요인은 세력 대결입니다. 현재 장 대표 사퇴를 요구하는 세력은 친한계와 대안과미래 소속 의원 등으로 국민의힘 전체 의원의 3분의 1 규모입니다. 나머지 대다수 의원들은 사퇴를 반대하거나 관망하는 부류입니다. 이 가운데 가장 주목되는 세력은 대구·경북(TK) 지역을 기반으로 둔 30여명의 의원입니다. 당내 최대 계파인 이들은 그간 당 요직을 장악하며 실권을 행사해온 만큼 이들이 누구 편을 드느냐가 장 대표 체제의 진퇴를 결정짓게 됩니다.


문제는 TK 의원들 사이에서 아직 '포스트 장동혁'에 대한 구상이 정리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지난해 전당대회 때는 장 대표 당선을 지원했던 영남 주류가 최근들어 당 지도부와 결을 달리하고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장 대표 퇴진 후 후임 당대표를 누구로 내세울 지에 대해서는 뚜렷한 대안이 없어 머뭇거리는 분위기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들이 가장 걱정하는 건 한동훈의 '부활'입니다. 계엄과 탄핵 국면에서 친윤계인 자신들과 대립각을 형성했던 한 의원이 당권을 거머쥐면 차기 총선 때 대거 물갈이 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합니다.

당의 내홍이 심각한 상황인데도 의원 대다수가 관망하는 것은 장 대표 임기가 애매한 점도 관련이 있습니다. 장 대표 임기는 내년 8월까지로, 지금 사퇴할 경우 후임자는 잔여 임기만 수행해야 합니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에 따르면 궐위된 당 대표 잔여임기가 6개월 이상일 경우에는 새로 당대표를 선출토록 돼있습니다. 정작 의원들이 촉각을 세우는 총선 공천권은 내년 전당대회에서 선출되는 당대표 몫이어서 두번씩이나 전당대회를 할 필요가 있느냐는 의견이 적지 않습니다. 다음 당대표를 노리는 의원들 입장에서도 굳이 급할 게 없는 상황입니다.

장 대표 체제를 붕괴시킬 방안도 현재로선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장 대표를 퇴진시키려면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중 4명이 사퇴해야 하는데 그럴 가능성이 없어 보입니다.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중 우재준, 양향자 최고위원이 총사퇴론을 주장했지만 나머지 3명인 신동욱, 김민수, 김재원 최고위원은 사퇴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입니다. 당내에선 우·양 최고위원이 먼저 사퇴해 다른 최고위원들의 사퇴를 유도할 거라는 얘기도 있지만 그럴 경우 당지도부가 신속하게 더 강성인 최고위원들을 채울 거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민주당 당청 갈등, 장동혁에게 반사 이익 안겨

장 대표에게 유리하게 진행되는 정국 상황도 사퇴론을 일축시키고 있습니다.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을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는 것으로 발표되자 장 대표는 이를 근거로 사퇴론을 반박했습니다.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불거진 선거 책임론과 당청 갈등이 국민의힘에 반사적 이익으로 돌아왔다는 게 전문가들 해석이지만, 리더십이 흔들리는 장 대표로서는 큰 호재가 아닐 수 없습니다. 한편으로 보면 정부와 여당이 장 대표 체제를 떠받치고 있는 형국입니다.

정치권에선 장 대표 퇴진을 둘러싼 혼란이 한동안 이어지다 내년 초에는 결판이 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장 대표가 차기 당 대표 연임을 노리고 자진해서 물러날 수 있다는 시나리오입니다. 잔여임기가 6개월 미만이면 차기 전당대회를 앞당겨 치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그때 총선 공천권을 가진 당대표에 재출마하는 전략입니다. 그 전까지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장기간 끌고 나가 지지 세력 결집세를 최대치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세울 거라는 얘기입니다. 그동안 퇴진 위기에 내몰릴 때마다 단식과 24시간 필리버스터 등 꼼수로 돌파해온 장 대표의 생명 연장의 꿈이 이번에도 통할지 지켜볼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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