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언하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
남소연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국민참여재판이 2주 차에 접어든 가운데 가장 중요한 위증 사건에 대한 검찰과 이 전 부지사 측의 본격적인 공방이 이뤄졌다.
검찰은 이 전 부지사의 '말 바뀜'을 집중적으로 공격하며 이 전 부지사 진술의 신빙성을 반복적으로 문제 삼았다. 이 전 부지사는 오히려 "왜 기억이 흔들릴 수밖에 없었는지"를 설명하며 반격에 나섰다.
15일 열린 국민참여재판에서는 연어술파티 장소로 특정된 수원지검 1313호에 대한 현장검증에 이어 본격적인 서증조사가 시작됐다. 검찰과 변호인단이 확보한 기록과 문서, 각종 객관적 자료들이 처음으로 배심원들 앞에 공개되기 시작한 것이다.
검찰은 이 전 부지사의 진술 변화를 집중적으로 문제 삼았다. 술자리가 열린 날짜와 장소, 지속시간, 소주를 마신 양 등이 계속 달라졌다는 것이다.
배심원단 앞에 선 한승훈 검사는 "이화영의 진술은 계속 변해왔다"며 신빙성 자체에 의문을 제기했다. 한 검사는 "처음에는 술을 마셨다고 했다가 입만 댔다고 바뀌었고, 날짜와 시간, 술자리 지속시간도 계속 달라졌다"며 "피고인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기억 혼란의 원인은 검찰 자료"
하지만 이 전 부지사의 설명은 달랐다. 이 전 부지사는 법정에서 "날짜를 특정하지 못했던 이유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핵심은 2023년 5월 17일이다.
이 전 부지사는 당시 수원지검에서 조사를 받았지만, 정작 그날 조사와 관련된 조서나 면담기록이 제대로 남아 있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 전 부지사는 "검찰이 제출한 자료에는 5월 17일 출정 기록 자체가 없는 것으로 돼 있었다"며 "변호인과 나 모두 그 기록을 보고 날짜를 특정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재판 과정에서 제출된 일부 면담보고서에는 사실과 다른 내용이 적혀 있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 전 부지사 초창기 변호인이었던 설주완 변호사가 참석하지 않았는데 참석한 것으로 기재된 보고서들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법무장관 지시로 서울고검 감찰 조사받으면서 이와같이 허위로 만들어진 문건을 확인했다. 특히 설주완 변호사가 참여해 조사를 받았다는 허위 면답보고서 수십건 나왔다. 예를 들면 2023년 5월 22일에도 면담보고서에는 설주완 변호사가 참여해 조사받았다고 돼있는데 그당시 설 변호사는 골프장 라운딩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23일, 29일 면담보고서에 설주완 변호사가 참여했다고 돼 있는데 다 허구다."
이 전 부지사는 "이런 자료들 때문에 오히려 기억이 혼란스러워졌다"면서 "국회에서도 특검이나 조사를 통해 객관적인 자료가 나오면 날짜를 특정하겠다고 여러 차례 이야기했다"고 덧붙였다.
변호인단 "객관적 기록이 기억보다 명확"
변호인단 역시 사람의 기억은 달라질 수 있지만 객관적인 기록은 남는다고 강조했다.
오기두 변호사는 각종 객관적 자료를 배심원들 앞에 제시하기 시작했다. 출정일지와 태그 기록, 방문증 기록, 승강기 이용 기록, 편의점 결제내역, 이마트24 본사 회신 자료 등이 차례로 배심원단에게 제시됐다.
오 변호사는 이를 근거로 2023년 5월 17일 이 전 부지사와 김성태 전 회장, 방용철 부회장이 같은 시간대 수원지검에 있었고, 박상웅씨의 출입 기록도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쌍방울 법인카드 결제내역도 공개됐다.
2023년 5월 17일 오후 6시 34분, 수원지검 앞 편의점에서 법인카드로 1만 2100원이 결제됐고, 3분 뒤 1800원이 추가 결제됐다. 구체적으로 1만 2100원 결제는 소주 3병, 생수 3병(2+1행사상품), 담배 1갑, 비닐봉투 1장. 3분 뒤 1800원 결제는 소주 1병이다. 특히 생수 3병과 소주 4병이라는 구성은 '소주갈이' 의혹과 연결된다. 생수병에 소주를 옮겨 담아 외부에서 보기에는 물처럼 보이게 했다는 주장이다.
한편 이날 재판 도중 분위기가 잠시 풀어지는 장면도 나왔다. 오 변호사가 수사보고서에 이 전 부지사와 김 전 회장과의 관계를 설명하면서 검찰에서 띠궁합까지 분석한 내용을 담았다고 소개하자 배심원석 곳곳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며칠째 이어진 재판에서 배심원들이 가장 크게 웃은 순간이었다.
국민참여재판이 2주차에 접어들면서 법정을 찾는 취재진도 눈에 띄게 늘어났다. 이날 오후에는 당시 이 전 부지사를 호송했던 교도관들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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