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6.16 06:58최종 업데이트 26.06.16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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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굳은 표정으로 참석하고 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굳은 표정으로 참석하고 있다.남소연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6·3 지방선거 책임론이 거세게 일면서 그의 당대표 연임 도전 여부에 관심이 쏠립니다. 정 대표는 8월 전당대회 재출마를 염두에 둔 행보를 이어가는 가운데 막판 고심에 들어간 모양새입니다. 당내에선 이재명 대통령의 여당을 향한 쓴소리와 민주당 지지세 급락 등으로 정 대표 운신의 폭이 좁아지고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특히 정 대표가 믿고 있는 당원 여론이 식어가는 추세여서 출마를 고집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커지는 상황입니다.

연임 강행과 포기를 가르는 가장 결정적인 요소는 당선 가능성입니다. 정 대표가 아무리 정면돌파를 하려고 해도 현실적으로 당선될 확률이 적다면 굳이 위험을 무릅쓰고 재출마할 이유가 없습니다. 문제는 차기 당대표 여론조사에서 정 대표가 출마가 예상되는 김민석 국무총리에게 크게 밀리고 있다는 점입니다. 지난주 공개된 다수의 여론조사에서 정 대표는 지방선거 전에 비해 10%P 이상 지지율이 하락했습니다. 게다가 이번 전당대회에서 출마가 예상되는 송영길 전 대표는 김 총리와 손을 잡을 거라는 게 기정사실로 알려져 있어 정 대표는 승산이 희박합니다. 비슷한 결과의 여론조사가 잇따른다면 정 대표가 출마를 접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는 이유입니다.

"국민은 영원하고 정권은 짧다" 발언, 거센 역풍

이 대통령의 일련의 메시지가 정 대표에게 연임 포기를 압박하는 말로 해석되는 상황도 정 대표가 출마를 주저할 수밖에 없는 강력한 요인입니다. 이 대통령의 여당 지도부 '비토' 의사 표명은 "이겨야 할 곳에서 졌다면 최소한 승리는 아니다"는 취임 1주년 기자회견, 유럽 순방 출국 때 정 대표 환송 배제, 해외 순방 중 "해결책 없는 편가르기는 선동"이라는 SNS 글 등 세 차례나 됩니다. 표면적으로는 각자가 원론적 성격으로 보이지만 당무 개입 논란을 의식해 조심스러우면서도 단호하고 분명한 메시지를 냈다는 게 여권 내부의 공통적 견해입니다.


재출마를 저울질하는 정 대표에게 최악의 상황은 '이 대통령 대 정 대표' 구도가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집권 2년차 대통령과 맞서는 당대표 이미지로는 어떤 경우든 성공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정 대표가 지난 1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은 영원하고 정권은 짧다"는 발언으로 거센 역풍을 맞은 게 대표적 예입니다. 이 대통령이 정청래 지도부를 향해 불신임을 드러냈는데 정 대표가 출마를 불사하면 '맞짱을 뜨는' 것처럼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정치적 판세를 읽는 촉수가 뛰어난 정 대표가 그 후폭풍을 감당하려 할 가능성은 적어 보입니다.

선거 결과에 대한 민주당 지도부의 책임론이 커지는 기류도 정 대표를 압박하고 있습니다. 최근 민주당 지지층 가운데 선거 결과에 불만이 있다는 사람들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 당지도부 책임론에 70% 가량이 동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친명(친이재명)계에서 시작한 정 대표 책임론이 점차 지지층 전반으로 퍼져가는 양상입니다.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당원 1인 1표제' 등 개혁적 성향을 전면에 부각해 강성 지지층의 결집을 시도하려는 정 대표 계산에 차질이 빚어진 상황입니다. 15일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이 현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국민의힘에 역전된 것도 악재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간 정 대표는 민주당 권리당원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호남을 강한 지지 기반으로 삼았습니다. 정 대표가 작년 당대표 선거에서 친명핵심인 박찬대 의원을 누르고 당선된 데는 호남의 지지세가 바탕이 됐습니다. 이번 선거 후 정 대표가 첫 현장 최고위 장소로 호남을 택한 것도 출마를 위한 기반을 다지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선거 기간 호남에서 정 대표 리더십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는 등 지지가 이전 만큼 견고하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입니다. 최근에는 호남 지역 당원들이 정 대표에게 불출마를 촉구하는 SNS를 적잖게 보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여권에서는 정 대표가 처한 현 상황이 마이웨이를 고수하기는 쉽지 않을 거라는 관측이 많습니다. 무엇보다 대통령이 반대하는 당권 도전을 강행하다가 실패하면 자신이 설 자리가 사라질 거라는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내후년 총선에서 5선을 향한 공천장을 받기 어려울 뿐 아니라 여권 내에서 존재감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지지층에서 가장 걱정하는 건 통합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에 당대표 경쟁이 계파주의를 부추겨 극단적 분열로 치닫지 않을까 하는 것입니다. 현재 정 대표는 선거 책임론과 명예로운 불출마 명분 사이에서 고민을 거듭하는 단계일 수도 있어 보입니다.
덧붙이는 글 * 기사에 언급된 여론조사 개요

- 미디어토마토가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8일부터 9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36명대상 조사 (무선 전화 자동 응답(ARS) 방식. 응답률 2.7%, 표본 오차 95% 신뢰 수준에 ±3.0%p)
- 오마이뉴스가 에스티아이에 의뢰해 지난 9~10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응답률 7.9%) 대상 실시한 여론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조사방법 무선 100% 자동응답 방식)
- 리얼미터가 지난 8일부터 12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1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오차범위 95% 신뢰수준에 ±2.0%p. 조사방법 무선(100%) 자동응답)
- 위 세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의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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