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6.11 07:16최종 업데이트 26.06.11 08:07
  • 본문듣기
6월 11일 경향신문 5면 기사.경향신문

1. "국민은 영원하고 정권은 짧다", 여운 남긴 정청래 발언

6·3 지방선거 패배 이후 연임 포기 압박을 받는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10일 "국민은 영원하고 정권은 짧다"고 말한 것이 묘한 여운을 일으키고 있다.


정청래는 이날 오전 국회 최고위원회의 모두 발언에서 "이 대통령의 6·3 지방선거에 대한 평가와 인식에 공감한다"며 몸을 낮췄지만, 회의 말미에 "민심이 천심이다. 국민을 이기는 정권은 없다"며 이같이 덧붙였다.

친명계는 정청래의 발언에 예민하게 반응했다. 문진석 의원(재선·충남 천안갑)은 이날 저녁 페이스북에 "집권 여당 대표의 언어로는 매우 부적절하다"며 "우리 당의 미래가 심히 걱정된다"고 썼다. 조계원 의원도 "현재 정권은 이재명 정권인데 굳이 그런 말을 할 이유가 있나 되묻지 않을 수 없다"며 "정청래가 사과한다는 말도 없었다"고 비판했다.

친명계 호남 초선 의원도 한국일보에 "'정권은 짧다'라는 표현은 야당이 정권을 비판할 때 쓰는 표현"이라고 이 대통령을 겨냥한 말이라고 해석했다. 익명의 지도부 소속 친명계 의원은 조선일보에 "자신이 여전히 민심의 편에 있고 정권은 유한하다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반면, 친정청래계는 방어에 나섰다. 문정복 최고위원은 "비난과 비판을 하는 것은 참 쉬운 일이다. 그러나 침묵하는 이의 고뇌가 더 무겁다"고 정청래를 감쌌다. 정청래 체제에서 대변인으로 임명됐던 이지은 서울 마포갑 지역위원장은 9일 밤 유튜브 '박시영TV'에 출연해 "윤석열이 누군가를 찍어서 당 대표 시키는 걸 보고 엄청 욕했는데, 대통령이 지금 이걸 하시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발언했다가 친명계 비판이 빗발치자 대변인을 사퇴했다.

정치권에서는 정청래가 대표 연임 의사를 굳히면서 8월 전당대회에서 치열한 당권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본다.

5선의 박지원 의원은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청래가 억울해도 지도부가 총사퇴하고 전당대회 불출마 선언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익명의 비당권파 의원은 한겨레에 "당 안에서 정청래를 향해 전대 불출마를 요구하니 되레 당원들이 정청래를 중심으로 결집하고 있다"며 당권 싸움의 역풍 가능성을 우려했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같은 날 이코노미스트에 공개된 인터뷰에서 "민주화 이후 한국 대통령 절반 이상이 탄핵·투옥됐다"는 얘기가 나오자 자신도 악순환의 희생양이 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pretty high)"고 말했다.

2. 대통령 관련 사건 조사하는 법무부 검찰미래위원회 출범

법무부가 10일 검찰인권존중미래위원회(검찰미래위)를 만들어 이 대통령이 피의자인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과 대장동·위례 신도시 개발 비리 사건 등 총 7건 조사를 검토하기로 했다.

검찰미래위는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4월 29일 설치를 지시한 기구로,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회장 출신 장주영 변호사를 위원장으로 선출했다.

위원회는 장주영을 비롯해 김진수 법무법인 예강 변호사, 김혜경 계명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오병두 홍익대 법대 교수,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 이동연 법무법인 이작 대표변호사, 황선기 대한변호사협회 인권위원회 위원 등 정성호가 위촉한 외부위원 7명으로 구성됐다.

조선일보는 이들 상당수가 진보 성향으로 분류되고 일부가 민주당 정권에서 활동한 점을 지적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장주영은 정부법무공단 이사장을, 김진수는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을 각각 지냈다.

1차 조사 대상 7건은 쌍방울 대북송금, 대장동,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금품 수수, 위례 신도시, 서해 공무원 피격, 문재인 정부 통계 조작, 윤석열 전 대통령 명예훼손 허위 보도 의혹 등이다. 이 중 이 대통령 직접 관련 사건이 3건, 측근 김용 사건까지 더하면 4건이다. 김용은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1·2심에서 모두 징역 5년 유죄 판결을 받고 현재 대법원 선고를 앞둔 상태다.

검찰미래위는 첫 회의에서 검찰에 독립적인 조사기구를 설치해달라고 정성호에게 요청했다. 위원회는 조사기구를 통해 진상을 규명하고 재발 방지와 피해 회복을 위한 조치를 법무부에 권고하지만, 강제력은 없다.

장주영은 "증거와 사실에 근거해 진상을 규명하고 조사 결과를 국민에게 있는 그대로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법조계 일각에선 위원회 설치가 진상조사➔ 특검 수사➔공소취소로 이어지는 수순 아니냐는 반응이 나온다. 익명의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조선일보에 "조작 기소 특검은 여론이 좋지 않으니까, 정부가 나서 검찰미래위를 통해 이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3. 초중고에만 쓰는 교부금 개편 움직임

반도체 호황으로 올해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사상 처음 80조 원 돌파 전망이 나온 가운데 기획예산처가 67년 만에 교육교부금 개편에 착수했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기획예산처는 8월 말 발표할 내년도 예산안에 교육교부금 개편을 골자로 하는 지출 구조개편안을 담을 방침이다. 내국세 대신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 연동하거나, 고등(대학) 교육에도 교부금을 쓸 수 있도록 재정 칸막이를 낮추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4월 국회를 통과한 1차 추경 기준 교육교부금은 76조 4381억 원이며, 반도체 호황에 따른 추가 초과 세수가 더 걷히면 80조 원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중고교 학생 수는 484만 명 아래로 떨어졌지만 내국세의 20.79%가 자동으로 배분되는 구조 탓에 학생 1인당 교부금은 처음으로 1600만 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8일 지출구조조정 토론회에서 "내국세 연동 구조로 인한 경직성의 한계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며 "대통령실, 교육부, 교육감들과 소통하면서 다양한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기획예산처는 "구체적인 개편 방식은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혀 협의가 진행 중임을 시사했다.

방만 운영 사례도 도마에 올랐다. 경기도 교육청은 고3 학생에게 운전면허 비용 등으로 1인당 30만 원씩 지급하는 데 지난해 372억 원을 쏟아부었고 올해도 252억 원을 편성했다.

감사원은 지난해 경기도 교육청에 대해 노후 학교 건물을 개축 또는 리모델링하는 '그린스마트 학교' 예산을 모두 소진하기 위해 2990억 원의 예산을 낭비했다고 지적했다.

서울시 교육청은 올해 초등학교 3, 6학년과 중고교 신입생 25만 명에게 학습용 스마트 기기를 지급했는데, 신규 지급을 위해 책정된 예산이 1566억 원에 이르렀다. 그러나 2022년 사업 시작 후 매년 교육청 게시판에는 "필요 없는 학생에게 일괄 지급하는 건 세금 낭비" 등의 글이 꾸준히 올라온다.

교육부는 내국세 20.79% 자동 배분 방식을 최대한 고수하되 자체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 시도 교육청에 교부금을 배분하기 전에 일부를 교육재정안정화기금으로 적립하고 남은 재원을 영유아·고등교육에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내국세 연동은 교육재정 수요가 긴급했을 때 필요했다. 하지만 현재는 그렇지 않다"고 했다.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는 "교육비 상당 부분은 고정비용이다. 학생 수가 감소해도 경비가 줄어드는 건 아니다"라며 개편에 반발했다. 지방선거 이후 구성될 새 교육감 체제에서 협의회 차원의 공동 반대가 예상돼 협의 과정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4. 5개월 논의 끝에 무산된 '5·16로' 명칭 변경

1961년 5·16 쿠데타를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명칭 변경 논의가 진행됐던 제주 '5·16로'가 현재의 명칭을 유지하게 됐다. 제주특별자치도는 토론회·주민설명회·설문조사 등 5개월간의 공론화 절차를 마무리하고 5·16로 도로명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잠정 결정했다고 10일 밝혔다.

5·16로의 명칭 변경은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 이후인 2018년에도 서귀포시가 공론화했다가 2024년 12·3 계엄 사태를 계기로 제주도의회를 중심으로 재점화됐는데, 약 5개월 만에 다시 무산된 것이다.

4월 도민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 369명 중 209명(57%)이 현행 유지를, 160명(43%)이 변경을 선택했다. 이어 5월 11일부터 31일까지 주소 사용자 1238명을 대상으로 한 추가 설문에서는 179명이 응답(응답률 14.5%)했으며, 이 중 117명(66%)이 유지, 62명(34%)이 변경을 택해 앞선 조사보다 유지 의견 비율이 더 높았다. 현행 유지를 선택한 응답자들은 주민등록증 재발급과 간판 교체 등 행정·경제적 부담을 주요 이유로 들었다.

박재관 제주도 건설주택국장은 "공론화 과정을 거치며 관심은 높아졌으나 변경을 원하는 주민은 여러 차례 의견 수렴에서 소수에 머물렀다"고 설명했다.

5. 일본 정부 최초의 '위안부 사과' 고노 요헤이 별세

일제강점기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하고 사과한 '고노 담화'의 주인공 고노 요헤이 전 일본 중의원 의장이 8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9세.

1993년 8월 4일 미야자와 기이치 총리 내각의 관방장관이던 고노는 위안부 모집과 이송에 일본군이 직간접적으로 관여했고 강압이 있었다는 사실을 일본 정부 차원에서 처음으로 공식 인정했다. 담화에서 그는 "종군위안부로서 많은 고통을 겪고 몸과 마음에 치유하기 어려운 상처를 입은 모든 분에게 마음으로부터 사죄와 반성의 뜻을 밝힌다"고 했다. 이 담화는 1995년 무라야마 도미이치 총리의 식민지배 사죄 담화와 1998년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으로 이어지는 발판이 됐다.

아베 신조 전 총리처럼 "한국 측 요구에 의해 강제 연행이라는 표현이 담화에 포함됐다"며 담화의 의미를 깎아내리려는 시도도 있었지만, 일본의 역대 내각은 대체로 담화의 취지를 계승한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소셜미디어 X에 "역사 문제를 진지하게 마주하며 대화와 이해를 중시한 자세는 우리나라 평화 외교의 초석으로 기억되어야 할 것"이라며 고인을 애도했다.

6. 오늘의 1면 톱

▲ 경향신문 = 20년이나 흘러도… 약자부터 버려진다
▲ 국민일보 = 민심 이반 '이상기류' 李 국정운영 시험대
▲ 동아일보 = 올 교육교부금 80조 '무조건 할당' 손본다
▲ 서울신문 = 선관위 '994표 중복 입력' 뭉갰다
▲ 세계일보 = 사라진 투표지 상자, 선관위가 폐기했다
▲ 조선일보 = 이번엔 외부 위원회… '李 사건' 또 조사한다
▲ 중앙일보 = 앵그리 2030, 타깃은 4050 위선
▲ 한겨레 = "AI 초과이익 국민 분배 기본소득 등 새 틀 필요"
▲ 한국일보 = 韓·EU "北 핵보유국 결코 인정 못해"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취재후원

독자의견


다시 보지 않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