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영 전 경기도평화부지사. 2024-10-02
유성호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자신에 대한 검찰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기소를 두고 "100% 보복적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9일 오후 수원지법 형사11부(송병훈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국민참여재판에서 '피고인신문'을 위해 피고인석에서 증인석으로 자리를 옮긴 이 전 부지사는 자신이 왜 기소됐다고 생각하는지를 묻는 변호인 질문에 단호하게 답했다.
"당시에는 아무 사건도 아니었다. 제 눈에도, 검찰 눈에도 그랬고 맛보기 중의 맛보기였다. 그런데 제가 검찰에 협조하지 않으니까 이런 것들을 다 모아서 한참 지난 뒤 조사한 걸로 지금 와서 재판을 받게 된 거다."
이 전 부지사가 말한 '협조'는 단순한 수사 협조가 아니었다. 검찰에서 바란 것은 "오직 하나였다. 이재명에게 불리한 진술을 하라는 것이었다"라고 강조했다.
"자살할까 생각했다… 하지만 버텨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 전 부지사는 "당시 검찰은 이재명을 구속시키기 위해 여러 범죄사실을 찾아내는 데 집중하던 시기였다"며 검찰에 협조하지 않은 뒤 검찰 수사과정에서 자신이 겪었다는 '일'에 대해 설명했다.
"제 주변 사람들, 저와 관련된 사람들은 거의 다 불러 조사했다. 고 이해찬 대표님에 대해서도 사실상 구속 직전까지 갔다. 평화경제협회도 압수수색하고 자택도 압수수색했다. 당시에도 건강이 좋지 않으셨는데, 큰일 나겠다 싶었다."
이 전 부지사는 자신의 아들도 언급했다.
"당시 스물셋 아이였다. 여러 검사한테 구속될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
검찰은 이 전 부지사 아들이 쌍방울그룹 자회사 중 하나에 지난 2020년 10월 아르바이트로 들어가 8개월 간 근무한 것을 두고 쌍방울이 이 전 부지사에게 제공한 뇌물의 일부 아니냐고 봤다.
이와 관련해 이 전 부지사 부인 백정화씨는 <오마이뉴스>에 "아들이 4학년 1학기까지만 마친 상태에서 쌍방울에 있는 잡지사에 영상 아르바이트식으로 들어가서 8개월 근무했다"며 "(검찰이) 쌍방울을 뒤지면서 저희 아들 월급이 이화영으로 인해서 준 거라면서 아들을 수사하겠다고, 구속시키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실제 당시 이 전 부지사 아들은 검찰에서 두 번 조사도 받았고, 이 과정에서 졸업도 무산됐다고 했다. 검찰이 학교에 전화를 걸었다는 게 백씨의 설명이다.
이 전 부지사는 당시를 회상하며 "참 고통스러웠다"며 "자살할까 생각도 했다. 그런데 아니다, 버텨서 이겨야 한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이 전 부지사는 자신이 왜 이번 사건이 "만들어진 사건"이라고 보는지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이 전 부지사는 김성태 전 회장이 1년여의 구속 기간 중 수원지검에만 188차례 출정했다며 "이틀에 한 번꼴"이라고 했다.
"1313호 검사실에 가면 수발을 드는 쌍방울 측 박상웅, 박상민 그리고 성명불상자 등 4~5명이 와 있었다. 최근 자료를 보고 놀랐다. 박상웅이라는 사람이 1313호에 288회 들어갔다고 하더라."
이 전 부지사는 "(수원지검) 1313호에 모여 세미나를 했다"라고 말했다.
"이재명에게 엮을 수 있는 소재를 발굴하라고 재촉하면 쌍방울 관계자들이 머리를 써서 아이디어를 낸다. 자기들끼리 토론하고, 얼추 되면 검찰이 갖고 있는 과거 수사자료를 가지고 와서 대질을 한다. 한 사람이 말하면 다른 사람이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하고 맞춰가는 거다."
이 전 부지사가 언급한 수원지검 1313호는 대북송금사건의 수사검사였던 박상용 검사가 사용했던 사무실이다.
"'형님, 이재명은 끝났다'… 불리한 진술하면 다 덮어준다 했다"

▲답변하는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대북 송금'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종합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 오른쪽 뒷모습은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
남소연
이 전 부지사는 검찰뿐 아니라 김성태 전 회장 측으로부터도 회유와 압박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제가 이 재판부의 또 다른 재판을 받는 것을 포함해 제 주변에 정치자금법, 제3자뇌물 등 수도 없이 사건을 만들었다. 방용철 진술, 김성태 진술, 쌍방울 진술로 입건돼 조사받은 게 수십 건 더 있다. 김성태가 1313호에서 저를 수도 없이 압박하고 회유했다. '형님이 인정 안 하면 우리가 다 뒤집어씌울 거다', '이재명은 어차피 끝났다', '불리한 진술을 하면 사건을 다 덮어준다지 않느냐'는 식이었다."
이 전 부지사는 "박상용 검사가 자리를 만들어주고 나가면 변호사들이 들어왔다"며 "'협조하지 않으면 평생 감옥에 있을 것'이라고 했다. 오직 하나였다. 이재명에게 불리한 진술을 하라는 것이었다"라고 덧붙였다.
이 전 부지사는 자신이 검찰에 협조하지 않자 상황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문제는 제가 협조하지 않으니까 이런 것들을 다 모아서 한참 지난 뒤 조사한 것으로 지금 재판을 받는 겁니다. 정치자금법 사건이 있었으면 병합하면 되는데 전부 쪼개서 고난과 고통을 주는 방법을 쓴 겁니다."
변호인이 "악의적으로는 괴롭히려고 그런 것 아니냐"고 묻자 그는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 전 부지사는 왜 검찰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았는지도 설명했다.
"소환 남발을 통한 고문이었다. 구치감에 갇혀 있는 것이 고문이다. 갇혀 있는 사람 입장에서는 구치감에 있는 것 자체가 고역이다. 대기시켰다가 뺑뺑이 돌리고, 빈정거리거나 굉장히 모멸감을 줬다. 상당한 시간 모욕을 받았다. 그래서 가지 않겠다고 결심한 거다."
그는 이를 "저항"이라고 표현했다. "검찰이 저에게 가하는 반인권적 행태, 인간 기본권 침탈에 대해 저항하기로 한 것"이라고 했다.
이 전 부지사는 "만약 내가 (쪼개기 후원을) 시켰다면 이재명이 엄청 화내지 않았겠나"며 쌍방울과 KH 관계자들로부터 거액 후원을 받도록 자신이 부탁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강하게 반박했다.
"물의를 빚은 특정 기업 관계자들에게 그런 거액 모금을 했다고 이재명 후보에게 말했으면 제가 크게 혼나지 않았겠나. 이재명 후보가 엄청 화내지 않았겠나. 왜 그렇게 바보 같은 짓을 하느냐고."
그는 "후원금 모집이 어려웠던 상황도 아니었다"며 "소액 후원이 넘쳐났다. 후원금 걱정을 한 적이 없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전 부지사는 "김성태가 윤석열 쪽에도 했다고 들었다"며 "그래서 검사에게 '수사를 하려면 윤석열 쪽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했다. 이어 그는 "검사들이 조서에 써달라고 하니까 웃고 말더라. 그래서 저는 이게 사건이 아니구나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검찰은 이 전 부지사의 주장에 정면으로 반박했다.
검찰은 "2025년 1~2월 여섯 차례 소환 요구를 했지만 피고인이 응하지 않았다"며 "다른 사건에서도 피고인은 계속 출석을 거부하고 진술을 거부해 왔다. 체포영장을 집행해 데려와도 조사에 응하지 않았다"고 했다. 또 이 전 부지사가 주장한 "윤석열 후원"에 대해서도 "김성태는 그런 취지로 진술한 적이 없다"고 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자료상 윤석열 당시 후보에게 500만 원 이상 후원한 기록도 확인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 전 부지사는 "향후 수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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