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용철 전 쌍방울그룹 부회장이 지난 4월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
남소연
"이화영씨 부탁이 있어서 (2018년 5월 김성태 쌍방울그룹 회장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 후원회에 후원을) 하신 걸로 생각합니다." - 방용철 전 쌍방울그룹 부회장
방용철씨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로부터 쪼개기 후원 설명을 듣고 하급자를 통해 당시 이재명 후보 쪽에 후원금을 나눠서 지급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유지했다.
9일 오후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이화영 전 부지사 사건 2일차 국민참여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방용철씨는 '이화영이 증인에게 여러 사람 명의로 나눠 후원하는 방법을 알려주지 않았냐'는 검찰 질문에 "한 번에 (후원금이) 들어가면 안 되고 나눠서 들어가는 게 좋다는 식의 대화를 했던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검찰 공소사실에 의하면, 방씨는 ① 2018년 5월경 김성태로부터 '이재명 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 후원회'에 후원하라는 지시를 받은 뒤 ② 이화영으로부터 구체적인 후원 방법을 듣고 그룹 임직원과 그 가족 등 11명이 이재명 후원회에 800만 원을 기부하도록 하급자에게 지시했다.
검찰은 800만 원의 후원금은 1인 연간 기부 한도(500만 원)를 초과한 것으로, 이러한 쪼개기 후원 배경에는 이 전 부지사의 강한 부탁이 있다고 판단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방씨의 이날 증언은 검찰의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관련 증인 가운데 김성태·양선길 전 쌍방울그룹 회장은 '이화영 공모'를 뒷받침하는 기존 진술을 어제오늘 법정에서 뒤집었지만, 3번째 증인 방용철씨는 달랐다.
방용철 "회사명 안 나오게 나눠서 후원" - 이화영 측, '물증 없음' 피력
검찰은 방용철씨에게 "이화영이 증인에게 '여러 사람 명의로 나눠 후원하는 방법'을 알려준 것 외에 (계좌번호가 기재된) 경기지사 후보 후원금 홍보 게시물을 문자로 보내지 않았나"라고 물었고, 방씨는 "(후원금이) 한 번에 들어가면 안 되고, 나눠서 들어가는 게 좋다'는 식의 대화를 했던 게 기억 난다"고 인정했다.
검찰은 "증인이 (하급자를 시켜) 후원금 지급을 마친 뒤 후원금 입금 명단을 받고 이를 이화영에게 전달했고, (명단을 전달 받은) 이화영은 증인에게 '확인됐다'고 답했다는 게 검찰에서 한 진술"이라고 확인했고, 방씨는 "그런 기억이 있어 진술했다"고 답했다.
검찰은 "이화영은 이 사건에 자신이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하지만, 증인은 '이화영으로부터 전화로 (이재명 민주당 경기지사 후보를) 후원해 달라'는 연락을 받았다고 한다"며 "증인과 이화영이 (서로)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고 캐물었는데, 방씨는 "제가 기억나는 것과 주장이 다른 건 맞는 듯하다"고 했다.
방씨가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취지로 증언을 이어가자, 이 전 부지사 측은 방씨 진술 외에는 이 전 부지사가 쌍방울의 이재명 후보 후원에 공모하거나 이를 교사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물증이 없다는 점을 부각했다.
류재율 변호사는 '이화영-방용철 통화' 실체부터 파고들었다. "(2018년 쌍방울의 이재명 후보 후원을 위해) 이화영과 통화할 때 어떤 대화가 있었나"라고 물었는데, 방씨는 "(후원금 입금은) 여러 명으로 하는 게 좋다는 식의 표현을 하셨으나 '얼마를 맞추라' 이렇게 치밀하게 얘기하신 적은 없다"고 말했다.
류 변호사는 "당시 통화가 '(이화영이) 후원금 계좌를 알려주고 여러 명 후원하게끔 네(방용철)가 좀 독려해라'는 취지 아닌가"라고 재차 물었고, 방씨는 "독려라는 얘기는 하셨던 것 같다"면서도 "회사(쌍방울)나 이런 게 좀 알려지면 안 된다는 식으로 (후원금 입금 명의를) 나눠서 이 정도로 표현해 소통한 기억이 있다"고 설명했다.
방씨는 그러면서 "제가 정치인을 후원한 경험이 한 번도 없는데 제가 창의적으로 (방법을 만들어) 후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며 "(이화영으로부터) 회사명이 나오면 안 되고, 나눠서 입금돼야 한다는 얘기를 들었고 그렇게 이해했기에 (하급자에게) 전달했다. 그게 보통의 지휘체계상 움직이는 방법"이라고 부연했다.
이화영 측 "다른 사건 형량 줄이려 검찰에 먼저 얘기"... 방용철은 격분

▲5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 법정 모습'검사실 술파티 의혹' 관련 위증한 혐의로 기소된 이화영 전 경기도평화부지사에 대한 국민참여재판 준비절차가 1년 2개월만에 마무리되면서 지난 8일 배심원 선정을 시작으로 이 전 부지사의 재판이 본격적으로 열린다.
연합뉴스
이날 방씨는 검찰 수사로 밝혀진 800만 원 후원을 넘어, '1000만 원을 여러 사람 명의로 나눠서 이재명 후원회에 후원했다'고 일관되게 법정 증언하면서도 자신의 "머릿속 인식" 외에 뚜렷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 이 전 부지사 측은 이 부분을 적극 공략했는데, 이 과정에서 방씨와 거세게 충돌하며 재판이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류 변호사가 "증인이 이화영에게 보냈다는 후원금 입금 명단은 어떻게 생긴 건가"라고 질문하자, 방 전 부회장은 "A4용지였던 것 같다"고 답했다.
류 변호사 : "증인과 김성태, 이화영 등 휴대폰이 모두 압수돼 포렌식까지 했으나 후원금 입금 명단 메모는 나오지 않았으며, 검찰조사에서도 명단을 보지 못했다.
방용철 : "그렇다."
류 변호사 : "증인이 평소 이화영과 상당히 자주 통화했으면서도 증인과 이화영 사이에 (이재명 후원회와 관련된) 통화나 문자내역 SNS 단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
방용철 : "그렇다."
류 변호사: "증인은 김성태와 함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부터 업무상 횡령과 배임죄 등 혐의로 구속돼 조사받았고, 그 피해액 (추산 규모)만 수백 억에서 수천 억이다. 이 혐의가 인정되면 감옥에서 10년 넘게 있어야 되는 위기 상황이 맞나?"
방용철 : "저뿐만 아니라 구속된 모두가 그런 생각이다."
류 변호사: "증인이 쪼개기 후원금에 대해 먼저 검사한테 얘기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유가 뭔가?
방용철: "이유는 생각 안 난다."
류 변호사: "(쌍방울 이재명 후원금에 대해) 증인이 그렇게 얘기하면 향후 형사처벌 등에서 유리하지 않을까 (하는) 현실적 판단으로 스스로 먼저 (쪼개기 후원) 얘기를 꺼낸 것 아닌가?"
류 변호사 질문이 끝나자마자, 방씨는 격분한 듯 고성을 지르며 항의했다. 그는 "한 사건 조사받는데 10번 (소환조사) 나가거나 몇 달 이상 (같은 사건으로 조사) 받아본 적도 있다"며 "저희는 불려가서 조사받기 바빠 다른 생각할 여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정신병 치료 받고 기억력 상실까지 있어서 기억을 안 나는 걸 억지로 떠올리는데", "왜 우리는 나쁜 놈이 되고, 힘 있다고 찍어 누르는 것도 아니고"라며 울분을 토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으로 국회 국정감사도 당하고 영장실질심사(에서) 혐의가 씌워지다 보니 조금만 몰두하면 머리가 터질 것 같다"고 재판부에 호소해 재판이 잠시 휴정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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