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6.09 03:10최종 업데이트 26.06.10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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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는 8일부터 2주 동안 열리는 이화영 전 경기도평화부지사 사건 국민참여재판을 매일 오전·오후·저녁 등 세 차례 이상 연속보도한다(omn.kr/2il9y). 또한 연어 술파티 의혹을 둘러싼 핵심 혐의가 다뤄지는 2주차 때는 매일 재판이 끝난 뒤 오마이뉴스 법조팀 유튜브채널 '서초동 시끌법정'에서 재판 상황을 해설할 예정이다(www.youtube.com/@ohmynewsLAT).[편집자말]
'대북 송금'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종합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선서하고 있다. 2026-04-28남소연

"여러 감정이 올라와서 그랬던 것도 있고, 그 당시 압박도 많이 받지 않았습니까. 저 같은 경우는 인질도 많이 잡혀 있었으니까 협조해주는 차원에서 이야기했던 것 같습니다."

8일 밤 수원지법에서 열린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을 다루는 국민참여재판에서 증인석에 앉은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위와 같이 말하자 법정의 관심이 쏠렸다.


검찰은 그동안 김 전 회장의 진술을 토대로 이 전 부지사가 2018년 지방선거와 2021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에서 김 전 회장에게 이재명 후보 후원금 모집을 요청한 뒤, 여러 사람 명의로 나눠 내는 이른바 '쪼개기 후원'을 공모했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이날 핵심 증인으로 법정에 나온 김 전 회장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 "그렇게까지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지는 않았다", "인간적인 부탁이었다"는 취지의 답변을 반복했다. 특히 자신이 과거 검찰 조사와 법정에서 했던 진술에 대해 "검찰에 협조 차원에서 했던 것 같다"고 말하면서, 검찰이 의존해 온 진술의 신빙성 자체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800만 원 가지고 그렇게 자세한 얘기 했겠나"

검찰은 2018년 지방선거 당시 후원 경위를 캐물었다. 김 전 회장은 이재명 후원회에 800만 원을 기부한 사실은 인정했다. 다만 쪼개기 후원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검찰 : "이화영이 이재명 캠프에서 일하고 있으니 후원금을 내달라고 하면서 여러 사람 명의로 후원해달라고 요청했느냐?"
김성태 : "800만 원 가지고 그렇게 자세한 이야기를 했는지는 정확하게 기억이 안 난다."
검찰이 '방용철 전 쌍방울 부회장에게 후원을 지시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아마 그랬을 것 같은데 오래돼서 기억이 안 난다"고 말했다. 이화영 전 부지사가 방 전 부회장에게 "100만 원씩 나눠서 하라"고 설명했느냐는 질문에는 "잘 모르겠다"고 선을 그었다.

김 전 회장은 쌍방울 직원들의 가족 명의를 동원해 후원을 했냐는 질문에도 "가족 명의를 부탁한 적은 없다"면서 "800만 원 정도는 누가 부탁한다고 해서 큰 의미를 두고 고민할 정도는 아니었다. 좋아했던 사람(이화영)이 부탁하면 할 수도 있는 것"이라고 했다.

검찰이 여러 차례 같은 취지로 질문을 이어갔지만 김 전 회장의 답변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공소사실과 거리를 두는 김 전 회장의 답변에 검찰은 당황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압도적으로 돈이 필요하다고 해서 도와준 것"

김 전 회장은 2021년 대선 경선 후원에 대해서는 비교적 기억이 난다고 했다. 김 전 회장은 "사실대로 말하겠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압도적으로 돈이 필요하니 (이화영으로부터) 빨리 해달라는 전화가 왔다. 그때는 (이화영과) 서로 형님, 동생으로 지내던 사이였고 좋아했던 형님이어서 내가 이걸 하면 이화영 부지사의 입지가 좋아질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급하게 돈을 마련했다."

하지만 여기서도 검찰이 주장하는 '공모' 부분에 대해서는 확실히 선을 그었다.

검찰이 '이 전 부지사가 후원금 한도나 여러 사람 명의로 나누는 방법을 설명했느냐'고 물었지만 김 전 회장은 "한도에 대한 이야기를 했던 것 같지 않다. 구체적인 것까지 기억하지 않는다"고 했다. 후원 사실은 인정했지만, 검찰이 공소사실에서 적시한 구체적 공모 정황에 대해서는 대부분 기억하지 못하거나 부인한 셈이다.

이에 검찰은 김 전 회장이 스스로 후원 사실을 밝혀 수사가 진행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김 전 회장의 설명은 달랐다.

그는 "자발적으로 한 건 아니다"라면서 "법정에서 증언하다 감정이 올라왔고, 검찰이 주변 사람들을 조사해 후원 내역을 확인한 뒤 저를 불렀다. 인질도 많이 잡혀 있었고 협조 차원에서 이야기했던 것 같다"라고 증언했다.

검찰 입장에서는 핵심 증거로 삼아온 진술의 배경에 대해 증인 스스로 "(검찰에) 협조 차원"이었다고 설명 셈이 됐다.

"쪼개기 후원이라는 말, 검사들이 먼저 했다"

'대북 송금'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종합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 2026-04-28남소연

반대신문에 나선 이 전 부지사 측은 검찰 조사 과정 자체를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김 전 회장은 태국에서 송환된 뒤 수십 차례 조사를 받았고, 당시 상황에 대해 "가족들과 동료들까지 구속돼 있었는데 압박을 안 받을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이 전 부지사 변호인이 "쪼개기 후원이라는 표현도 검사가 먼저 사용한 게 아니냐"고 묻자 김 전 회장은 "네"라고 답하며 "검사든 누구든 그쪽에서 이야기가 나왔던 것 같다"고 답했다.

검찰 수사 방향에 맞춰 진술이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조사를 받다 보면 검사들이 뻔하니까"라며 "기억이라는 게 약간 유리하게 진술할 때도 있지 않느냐"고 했다. 그러면서도 "허위로 이야기한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변호인단은 정치자금법 위반의 핵심인 '공모' 여부를 집중적으로 물었다. 이 전 부지사 측이 "18년이든 21년이든 공모입니까, 부탁입니까"라고 묻자 김 전 회장은 "인간적으로 부탁한 것"이라면서 "(쪼개기 후원에 대해) 그런 구체적인 지시를 내리고 그럴 정도는 아니었다. 이화영이 저한테 지시할 입장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검찰이 주장하는 '공모'와는 거리를 둔 증언이었다.

"빨리 조사 끝내고 싶었다"... 조서 진술과 거리 둔 김성태

공판 말미 검찰은 재주신문에서 김 전 회장의 과거 조서를 제시하며 법정 진술과 조서 내용의 차이를 따졌다. 김 전 회장은 일부 조서 내용은 인정하면서도 핵심 공모 부분에는 선을 그었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이 과거 "이화영 전 부지사가 한 사람이 낼 수 있는 한도가 있으니 여러 사람이 후원해달라고 했다"는 취지로 진술했고, 대선 경선 당시에도 이 전 부지사로부터 후원금 한도와 방법을 들었다고 진술한 점을 거론했다.

그러나 김 전 회장은 "(후원을 이화영이) 부탁을 해서 한 게 맞지만 범죄를 하고 공모하고 그런 취지는 아니다"라고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검찰이 "방법에 대해 검찰에서 진술한 게 맞지 않느냐"고 묻자 김 전 회장은 "그때 기억으로는 빨리 끝내고 싶은 마음으로 진술했다"라고 덧붙였다.

특히 김 전 회장은 공소사실에 맞춰 진술한 조서에 서명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재차 "여러 가지 일이 관계돼 있었고 빨리 조사를 끝내서 쉬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검찰이 유리하게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검찰이 "허위 진술을 강요한 적이 있느냐"고 묻자 김 전 회장은 "검사들이 거짓말하라고 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 그런 적은 없다"면서도 "주변 사람들을 다 구속시켜 놓고 이런 의혹 저런 의혹을 물어보면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대북 송금'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종합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 2026-04-28남소연

결국 이날 김 전 회장의 증언은 "후원금을 내고 여러 사람 명의로 후원한 사실 자체는 인정한다"면서도 "부탁을 받아 돈을 냈지만 공모나 금액을 얼마로 쪼개 누구 이름으로 넣으라는 이야기를 들은 것은 아니라는 취지"라고 거듭 강조한 것이다.

한편 이날 서증조사 과정에서 이 전 부지사 측 변호인들은 "통화 녹음도, 카카오톡도, 제3자의 직접 증언도 없다"고 지적했다. 검찰 역시 녹취나 카카오톡 자료가 없다는 점을 인정했다. 다만 검찰은 배심원들에게 "2018년과 2021년 사건이고, 수사는 2023년에 시작돼 통신기록이나 녹음 자료를 확보하기 어려웠다"며 결국 김 전 회장 진술의 합리성을 중심으로 판단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이날 김 전 회장이 법정에서 핵심 진술 상당 부분과 거리를 두면서, 그의 증언이 배심원 판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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