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슬로건이 담김 이미지선거 슬로건이 담김 이미지
김찬우선본
세 살 때 파주로 이사 와, 어머니의 가게 창문 너머로 도시의 변화를 지켜보며 자랐다. 등굣길이 불안한 도시, 병원비가 버거운 도시, 자녀를 맡길 곳이 부족한 도시,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운 도시. 그것은 통계가 아니라, 내 가족과 이웃의 삶이었다.
작년 겨울, 파주 전역에 단수 사태가 벌어졌다. 형이 운영하는 가게도 며칠 동안 문을 열지 못했다. 많은 자영업자들이 같은 피해를 입었지만, 시의 대응은 늦고 소극적이었다. 나는 온라인 커뮤니티와 연락망을 통해 상황을 알리고, 시의 선제적 보상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행정이 움직이지 않을 때, 시민의 목소리를 모아내는 것이 정치의 역할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생리용품 보편지원도 마찬가지였다. 경기도의 다른 시군에서는 이미 시행 중이었지만, 파주시는 '재정 부담'을 이유로 참여하지 않고 있었다. 나는 거리로 나가 서명을 받기 시작했다. "이거 아직도 안 하고 있었냐"며 펜을 들어준 시민들이 있었다. 그렇게 한 달 만에 5128명의 서명이 모였다. 결국 파주시는 사업 참여를 결정했다.
나는 선거를 통해 확인했다
선거운동 기간 동안 나는 수많은 사람을 만났다. 아침마다 같은 자리에서 인사를 나누며, 이름을 불러주는 사람들이 생겼다. 정책을 설명하면 고개를 끄덕이던 청소년과 양육자, "이런 얘기 하는 후보는 처음 본다"고 말해준 노동자도 있었다. 동시에 "정의당은 어렵다", "이번에는 큰 당을 찍어야 한다"는 말도 수없이 들었다.
이번 선거에서 나는 '당신이 알고 있는 첫 번째 시의원'이 되겠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시의원이 되지는 못했다. 하지만 적어도 몇몇에게는, 그리고 어쩌면 생각보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름 중 하나로 남았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이 선거는 완전히 헛된 시도는 아니었다.
선거는 끝났다. 그러나 단수 사태도, 돌봄의 공백도, 청소년의 통학 문제도, 병원비 부담도 사라지지 않았다. 정치가 다루어야 할 삶의 문제들은 그대로 남아 있다.
진보정치는 선거 때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나는 다시 거리로 나갈 것이다. 서명을 받던 그 자리로, 아침 인사를 하던 그 자리로 돌아갈 것이다. 의회 밖에서도 할 수 있는 일을 계속할 것이다. 그리고 다시 도전할 것이다.
언젠가 파주시의회에, '돌봄의 빈틈'을 이야기하는 한 명의 의원이 필요해질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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