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관련 재선거를 요구하는 시민들이 7일 오후 개표소가 설치된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을 3일째 봉쇄한 채 농성을 벌이고 있다.
권우성
이번 사태를 놓고 몇몇 평론가들은 문재인 정부 시절 벌어진 소위 '인천국제공항 사태'와 '조국 사태'를 언급하기도 했다. '인천국제공항 사태'는 인천국제공항공사가 2100여 명의 비정규직 보안검색 요원 등을 정규직화하기로 하자, 이에 청년들이 반발하며 벌어진 사태다. '조국 사태'는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법무부 장관 후보 시절 자녀의 입시 과정에 부당하게 관여했다는 의혹이 문제가 되어 벌어진 일련의 사태를 말한다.
이 사태의 내용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를 떠나서 당시 많은 청년들이 '공정성' 문제를 제기하며 반발했다. 그리고 이 반발은 당시 정부의 국정 지지율을 크게 흔들만큼 여파가 컸다. 이 시기를 지나며 우리 사회의 청년들은 '불공정' 문제에 매우 민감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기도 했다.
이번 사태는 투표용지 부족으로 사람들이 선거에 참여하지 못한, 즉 제도의 '공정성'이 훼손된 문제였다. 일관된 흐름을 따진다면 이번에도 청년층이 크게 반발하는 건 자연스럽다. 그럼 왜 집회와 같은 직접 행동에까지 나섰는가. 이들은 집회에 나서야만 해서 나왔기보다 나올 수 있기에 나온 게 아닐까.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의미하는 것(참정권 침해)은 매우 명확하고, 여기에 정파성이 끼어들 여지는 없다. 어떤 청년들에게 이 문제는 누구의 편이기에 행동하는 게 아니라 중립적인 입장에서 봐도 문제이기에 행동할 수 밖에 없는, 말하자면 정파적으로 '순수'하고 그래서 행동하는 자의 객관성을 해치지 않는 문제제기를 '공정'하게 할 수 있는 이슈로 보였을지 모른다.
그런데 이걸 거꾸로 얘기하면 '참정권 침해' 수준으로 근본적인 '게임의 규칙'이 치명적으로 붕괴되는 게 아니라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불공정함에 민감하지만 매우 탈정치적이며 극도의 중립을 추구하는 이 집단(올림픽공원에 나온 청년들)은, 다른 비슷한 불공정이 발생해도 그것이 정파적 문제라 판단되면 행동에 나서지 않을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인한 투표 중단' 사태에 대해 선관위에 엄중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 나아가 선관위의 대대적인 개혁 역시 피할 수 없는 과제다. 그러나 그와 별개로 '참정권 침해'와 '재선거'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그런 생각을 가지고 거리로, 소셜미디어로 쏟아져 나왔는지 우리는 계속 질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 질문에 대한 답이 지금 올림픽공원에 나가있는 이들이 어떤 집단인지를 명징하게 설명해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 사회에서 우리와 함께 살며 성장해왔고 앞으로도 계속 함께 살아갈 그 청년들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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