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6.05 09:34최종 업데이트 26.06.05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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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릿AI 홈페이지.스피릿AI

혹자는 말합니다. 중국이 피지컬 AI분야에서 빠르게 올라오는 것은 정부가 집중 육성하기 때문이라고. 틀린 말은 아닙니다. 그런데 이는 손이 가르키는 방향이 아닌 손가락만 본 것입니다.

산업이 이토록 빠르게 성장하는 데는 단 하나의 이유가 없습니다. 정책이 방향을 잡고, 인재가 그 방향으로 움직이고, 산업 생태계가 팀을 구성하고, 자본이 속도를 높이고, 주저함 없는 실행력이 모일 때 이 모든 것을 현실로 만듭니다. 이 다섯 가지가 동시에 맞물릴 때 비로소 29개월 만에 세계 1위 모델이 탄생합니다.


스피릿AI(Spirit AI, 千寻智能)가 바로 그 증거입니다. 2024년 1월에 창업하여 2026년 6월, 엔비디아가 직접 설계한 글로벌 벤치마크 플랫폼 로봇 아레나(RoboArena)에서 엔비디아 최신 모델 코스모스3(Cosmos3)를 꺾고 세계 1위에 올랐습니다. 그리고 최근 3개월 만에 45억 RMB 투자 유치로 업계 최단기간 최고금액 기록을 갱신했습니다. 이 회사의 궤적을 들여다보면 중국 피지컬 AI가 왜 이 속도로 올라오는지가 보입니다.

엔비디아의 홈 경기장에서 엔비디아를 이기다

로봇 아레나는 UC버클리, 스탠퍼드, 그리고 엔비디아가 공동으로 설계한 국제 공개 벤치마크 플랫폼입니다. 단일 실험실의 자체 검증이 아니라 다수의 기관이 동일 조건에서 경쟁하는 구조로 머신러닝 분야의 챗봇 아레나(Chatbot Arena)에 비견되는 권위를 지닙니다.

글로벌 피지컬 AI 경쟁이 모델 범용화 능력과 실제 물리 환경 적응력에 집중되는 가운데 스피릿AI의 자체 개발 피지컬 AI 기반 모델 스피릿(Spirit) v1.6이 로봇아레나 권위 벤치마크 테스트에서 종합 점수 세계 1위를 기록하며 엔비디아 코스모3와 피지컬 인텔리전스(Physical Intelligence) Pi0.5를 초월했습니다.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올해 1월에는 스피릿 v1.5가 로봇 챌린지(RoboChallenge) 평가에서 다중 태스크 연속 실행, 복잡 지령 분해, 크로스 구성 전이 등의 차원에서 안정적인 성능을 보이며 Pi0.5를 능가하고 1위에 올랐습니다. 반년 만에 두 번의 세계 1위로 기술 우위를 증명해 낸 것입니다.

로봇 아레나 다중 실제 시나리오 이중 맹검 A/B 실험에서 스피릿 v1.6은 뚜껑 열고 닫기, 정밀 부품 파지, 다단계 연속 태스크 등 복잡한 시나리오에서 완전하고 유연한 동작 루프를 형성했으며 환경 이해·목표 인식·동작 계획·실행 측면에서 안정적인 성능을 보였습니다.

모델의 기술적 핵심은 아키텍처에 있습니다. 스피릿이 채택한 VLA(Vision-Language-Action) 통합 모델링 프레임워크는 시각 인식, 언어 이해, 동작 생성을 하나의 의사결정 흐름에 통합함으로써 다중 모듈 직렬 연결에서 발생하는 정보 손실을 줄이고 장기 태스크에서의 전체적 안정성을 높였습니다.

'보는 모듈 → 판단하는 모듈 → 움직이는 모듈'을 분리하여 연결했던 기존 방식과 달리, 세 가지를 단일 신경망 안에서 동시에 처리합니다. 정보가 모듈 경계를 넘을 때마다 손실되는 문제 자체를 구조적으로 제거한 것입니다.

기술 경로를 보면 스피릿 v1이 유연한 물체의 장기 조작을 가능하게 하고, "생각하면서 행동하는" 원투(OneTwo)VLA를 오픈소스로 공개했으며, 스피릿 v1.5는 다양한 현실 데이터 수집을 기반으로 구축했습니다. 이로서 로봇을 동시 학습, 양산 가능하며 현장에 투입 가능한" 엔지니어링 체계로 이동시키는 것입니다.

창업자의 '3자 협업' 구조

'스피릿AI' 창업자 가오양 교수.로봇아레나

스피릿AI의 빠른 성장을 이해하려면 창업팀의 구성을 먼저 봐야 합니다. 세 사람이 각자 하나의 축을 완성합니다. 창업자 겸 CEO 한펑타오(Han Fengtao, 韩峰涛)는 로케 로보틱스(Rokae, 珞石机器人)의 공동창업자 겸 CTO로서 로봇 업계에서 10년 이상의 경력을 쌓았으며, 산업용 로봇 2만 대 이상의 납품을 리드했습니다. AI가 로봇에 지성을 불어넣는 시대가 반드시 온다는 확신을 가진 후 그가 찾아 나선 것은 세계 최고의 알고리즘 파트너였습니다.

공동창업자 겸 수석과학자 가오양(Gao Yang, 高阳)은 UC버클리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피지컬 AI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 피터 아벨(Pieter Abbeel) 교수와 박사후 연구를 수행했습니다. 현재는 칭화대 교차정보연구원 조교수이자 EVAR Lab 실험실장으로, 그가 제안한 ViLa 알고리즘은 피규어(Figure AI)가 채택했습니다.

가오양 교수는 세계에서 샘플 효율이 가장 높은 강화학습 알고리즘 EfficientZero와 EfficientZero v2를 개발했으며, ViLa와 CoPa 모델을 통해 스탠퍼드 이페이페이(Li Fei-Fei, 李飞飞) 교수가 제안한 VoxPoser를 성능 면에서 크게 능가했습니다.

결정적인 연결 고리가 하나 더 있습니다. '피지컬 인텔리전스'의 두 주요 창업자는 가오양의 사형사제, 즉 같은 지도교수 아래에서 연구한 동료입니다. 같은 학문적 뿌리에서 나온 팀이 Pi0.5를 넘어선 것입니다. 학문의 계보가 경쟁 구도를 만들었고, 그 경쟁에서 중국 팀이 이겼습니다.

세 번째 공동창업자 정링인(Zheng Linyin, 郑灵茵)은 산업용 로봇 글로벌 사업부를 처음부터 구축한 글로벌 비즈니스 전문가입니다. 하드웨어 전문가, 세계 정상급 알고리즘 과학자, 글로벌 비즈니스 전문가. 이 세 사람이 혼연일체로 탄생한 스타트업이 바로 스피릿 AI입니다.

산업 생태계와 투자자 - 샤오미와 알리바바가 동시에 투자

스피릿AI의 3개월 4라운드 45억 위안(한화 약 1조) 투자유치를 단순히 "핫머니가 몰린다"고 읽으면 본질을 놓치는 것이 자본 성격을 결정하는 것은 금액이 아니라 투자자의 조합입니다.

재무 투자 축에는 샤오미 CEO 레이쥔의 순웨이(Shunwei Capital), 알리바바 마윈의 윈펑펀드 (Yunfeng Fund)가 처음으로 같은 피지컬 AI 회사에 동시에 투자했습니다. 세쿼이어 차이나 (红杉中国), 카오스 인베스트먼트 (Chaos Investment)도 가세했습니다.

CVC(기업형 벤처캐피털) 측에서는 아람코(ARAMCO) 계열 Prosperity7 Ventures(P7), 닝더스다이(CATL, 宁德时代) 공동창업자의 패밀리오피스 바이루이(Bairui Capital, 柏睿资本), 징둥(JD.com)이 나란히 섰습니다. 국가 자본 축에서는 충칭·항저우 지방 정부 산업 펀드가 들어왔습니다.

이 세 축의 동시 결합이 중요합니다. 재무 자본은 모델 반복과 데이터 팩토리 구축 자금을 댑니다. 산업 자본은 현장 시나리오와 서플라이체인을 엽니다. 국유 자본은 정책 채널과 규제 완충을 제공합니다. 이것이 바로 중국 피지컬 AI 성장의 실체입니다. 정부 정책 하나가 아니라, 정책·인재·생태계·자본·실행력이 동시에 맞물린 복합 구조입니다.

상업화 레퍼런스도 이 생태계의 산물입니다. 보쉬(Bosch)와 그룹 단위 전략 협력으로 글로벌 산업 자동화 채널을 확보했고, 징둥과 4년 장기 계약을 통해 Moz 로봇을 MALL 오프라인 매장에 투입했습니다. 가장 주목할 것은 CATL 배터리 팩(PACK) 생산라인에 소묵(小墨) 로봇을 실배치하여 삽입 공정 성공률 99% 이상, 하루 작업량 인력의 3배를 달성한 것입니다. 산업 자본이 투자자이면서 동시에 첫 번째 고객이 되는 구조—이것이 중국 피지컬 AI 생태계의 핵심 설계입니다.

데이터 인프라 역시 이 생태계 없이는 불가능했습니다. 자체 개발 웨어러블 수집 장비 약 1000대가 중국 100개 이상 도시에서 동시 가동 중이며, 2026년 내 백만 시간급 실세계 상호작용 데이터 축적이 목표입니다. 백만 시간을 먼저 통과한 팀이 다음 세대 모델의 우위도 가져갑니다. 데이터는 누적되는 자산입니다.

한국에의 시사점 — 이제 스타트업의 정의를 다시 써야 합니다

이 회사가 29개월 만에 세계 1위 모델을 만들 수 있었던 이유를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생태계가 조립한 것은 로봇이 아닌 "팀"입니다.

피터 아벨 문하에서 10년을 연구한 알고리즘 과학자가 교수직을 유지하면서 창업에 뛰어들 수 있는 학술 문화, 2만 대의 공업용 로봇을 납품한 하드웨어 노병이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연속 창업 생태계, 산업 대기업이 스타트업의 첫 번째 투자자이자 첫 번째 고객이 되는 산업 구조, 민간·산업·국유 자본이 동시에 베팅하는 자본의 트라이앵글. 이 모든 것이 한꺼번에 작동했습니다.

이제 개별 인재의 역량으로 개별 기업의 기술력으로 개별 자본의 투입만으로는 이 경쟁에서 속도를 낼 수 없습니다. 전선이 너무 넓어졌고 싸움의 단위가 이미 달라졌습니다. 정책이 방향을 잡고, 인재가 움직이고, 데이터 휠이 돌아가고, 산업계가 첫 번째 시장이 되고, 자본이 그 전체를 연료로 태울 때—비로소 하나의 강한 회사가 빠르게 만들어집니다.

스타트업의 정의가 바뀌었습니다. 이제 스타트업은 생태계의 산물입니다.

한국에서 그 생태계를 설계할 것인지, 설계하지 않을 것인지. 그 선택이 10년 후 한국 제조업 공장 안에서 어느 나라의 로봇이 일하고 있는가를 결정할 것입니다.
덧붙이는 글 임선영 씨는 중국 칭화대 전산언어학 석사를 마친 중국경제전문가이며 <중국경제 미래지도>, <중국AI 미래지도>(출간 예정)의 저자입니다. 이 글은 본인의 페이스북에도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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