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더불어민주당 당선 결과를 만들어냈지만, 이후 다시 보수회귀로 복귀한 부산의 정치지형. 그러나 이번 6.3 지방선거에서 다시 상황이 달라졌다. 부산의 유권자들은 왜 이런 선택을 했을까?
김보성
그러나 민주당이 부산시장 선거를 탈환한 건 무려 8년 만이자, 역대 두 번째다. 이는 부정할 수 없는 부산의 정치 지형 변화다. 그동안 부산은 한 당이 사실상 독식하는 구조였다. 2018년 7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빼면 이후 민주당은 연달아 완패해왔다. 그동안 여섯 번의 성적표가 이를 증명한다.
지난 윤석열 정부에서 부산 유권자들은 압도적으로 국민의힘을 지지했고, 12.3 비상계엄과 탄핵을 거쳐 진행된 심판 성격의 대선에서도 이재명 대통령의 득표율은 40% 턱걸이였다. 그런데 이번 선거로 지형도가 또 달라졌다. 이를 두고 민희 부산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견제 심리가 표에 반영된 결과"라고 평가했다.
"부산시장은 중앙정부의 지원을 당겨올 힘이 있는, 인물 경쟁력을 높게 본 것 같다. 그렇지만 (행정부와 입법부 등) 여당 독주 상황에서 부산 유권자들이 이를 견제하려고 하는 심리도 동시에 작용했다."
눈여겨 볼 대표적 사례는 시장 선거와 구청장, 보궐이 동시에 열린 북구다. 투표율이 무려 70.2%(부산 평균 62.1%)에 달한 부산 북구에서는 부산시장은 '민주 전재수', 북구갑 보궐선거는 '무소속 한동훈', 구청장은 '민주 정명희'가 표를 받는 상황이 벌어졌다. 실제 한동훈 후보 지지자 단체채팅방에는 시장은 전재수를 찍었다는 글이 여러 개 올라왔다. 이른바 교차투표 현상이다.
민 교수는 "확실히 부산 유권자들이 줄투표를 하지 않았단 방증"이라며 "이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로 민주당에 좋은 조건이었지만, 쉽게 한쪽 편을 들어주지 않았다. 부산은 이제 결과를 쉽사리 예측할 수 없는 곳이 됐다"라고 분석했다. 정치적으로 보수야당의 기반인 영남권에 속하지만, 이제는 분명한 '스윙보터(유동 투표층)' 지역으로 봐야한다는 것이다.
"부산 표심 과거와 달라... 절묘한 선택의 의미, 거대 양당이 되새겨야"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이대로는 안 된단 목소리가 나올 전망이다. 부산시장과 북구갑에서 패배하면서 보수 재편이 불가피해졌다. 윤석열과 비상계엄, 나아가 부정선거 음모론까지 내려놓지 못하는 장동혁 지도부 체제로는 부산마저 내줄 정도로 한계가 뚜렷하다. 탄핵과 중형을 받은 박근혜·이명박씨 등 전직 대통령까지 끌어들인 부분도 중도층 확장에 걸림돌이 됐다.
시민사회도 유권자의 경고를 국민의힘 역시 똑같이 받아들여야 한다고 충고했다. 오문범 부산YMCA 사무총장은 "2018년과 같은 결과는 아니라지만, 분명 국정안정론에 더 힘이 실렸다"라며 "이것은 지지층 결집만 노리는 전략으로는 안 된다는 얘기이다. 이미 유권자들은 실익을 따지는 투표 성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보수층에 기대는 방식으론 2년 뒤도 장담하기 어렵다"라고 조언했다.
유권자의 절묘한 선택이라는 표현도 했다. 이보름 부산경실련 의정감시 팀장은 "부산의 표심은 이제 과거와는 다르다. 정당과 단체장, 국회의원이 잘못한다면 유권자들은 얼마든지 지지를 철회할 수 있단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며 "이 절묘한 선택일 수 있는 견제의 의미를 두 거대 양당이 다시 한번 되새겨야 한다"라고 말했다.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가 6.3 지방선거에서 승리하자 4일 새벽 3시 부산 서면 선거캠프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4만여 표 차이로 상대인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를 눌렀지만, 북구갑을 포함한 광역의회와 기초단체장 선거가 예상과 달라 시종일관 어두운 표정이었다. 그는 "일하고 또 일하겠다"라며 과제부터 강조했다.
김보성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무소속 한동훈 후보가 4일 부산 북구 선거사무소에서 당선이 확실시된 후 소감을 밝히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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