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6.03 11:53최종 업데이트 26.06.03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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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하사비스로 불리는 바이트댄스 구취안취안.SeedFold

머리를 맞은 것 같았습니다. 어제(6월 2일) 중국 현지의 지인들로부터 두 개의 소식을 들었을 때요. 하나는 바이트댄스(ByteDance) 씨드(Seed) 팀의 핵심 인물인 구취안취안(顾全全, Quanquan Gu)이 퇴사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또 하나는 베이징 우주컴퓨팅연구원(北京太空智算研究院)이 공식 설립됐다는 소식이었습니다.

두 소식은 전혀 다른 지인들로부터 왔습니다. 그런데 듣는 순간 머리를 맞은 것 같은 충격이 왔습니다. 이 두 소식이 하나의 이야기로 들렸기 때문입니다. 한 사람은 단백질 구조를 풀고 LLM(거대 언어 모델)을 훈련을 마무리 한 후 다음 사업을 준비하고 국가는 그 기술을 우주 궤도 위로 올리는 인프라를 세웠습니다. 이것은 우연의 일치가 아닌 하나의 거대한 설계도 위에서 같은 시간대에 일어나고 있는 일입니다.

구취안취안과 하사비스의 평행이론

구취안취안. 청화대학교 학부·석사, UIUC 컴퓨터과학 박사, 프린스턴 박사후연구원, 버지니아대 교수, UCLA 부교수. 2022년 슬론 연구 펠로우십(Sloan Research Fellowship)과 NSF CAREER Award를 동시에 수상하고 UCLA에 AGI 연구소를 직접 세운 학자가 돌연 2023년 중국으로 돌아와 바이트댄스 씨드 팀을 만들었습니다. 구글 스칼라 피인용 3만 회. 그 선택의 무게가 어느 정도인지 아는 사람은 압니다.

그가 씨드 팀에서 처음 진행한 업무는 AI 바이오(AI for Science)이었습니다. 그리고 그가 이끈 팀이 만들어낸 씨드폴드(SeedFold)는 노벨화학상의 주인공 알파폴드3(AlphaFold3)를 주요 단백질 태스크에서 넘어섰습니다. 알파폴드 시리즈는 구글 딥마인드(Google DeepMind) 공동창업자 데미스 하사비스(Demis Hassabis)의 핵심 연구입니다. 알파폴드2는 50년 묵은 단백질 구조 예측 난제를 풀어 2024년 노벨화학상을 받았고, 알파폴드3는 예측 범위를 단백질에서 DNA·RNA·리간드 등 거의 모든 생체분자로 확장했습니다. 190개국 200만 명의 연구자가 쓰는 도구입니다.

알려지지 않았지만 중국의 씨드폴드는 그 기준을 넘었습니다. 'FoldBench' 종합 평가에서 단백질 단량체 예측 lDDT 0.8889, 항체-항원 계면 DockQ 53.21%, 단백질-RNA 계면 DockQ 65.31%로 알파폴드3를 주요 태스크 대부분에서 상회했습니다. 노벨상을 받은 시스템을 중국 인터넷 기업의 연구팀이 조용히 넘어선 것입니다.

씨드프로테오(SeedProteo)는 전원자(全原子) 수준에서 단백질 결합물을 직접 설계합니다. 대부분의 방법이 골격만 설계하는 것과 달리 생성 과정 전체를 제어하며, 10개 벤치마크 표적 테스트에서 알파프로테오(AlphaProteo)·RFdiffusion·BoltzGen 등 주류 방법들을 성공률과 다양성 모두에서 앞섰습니다. DPLM 시리즈는 3세대에 걸쳐 범용 단백질 기반 모델이라는 하나의 방향을 향해 진화했습니다. DPLM(ICML 2024), DPLM-2(ICLR 2025), DPLM-Evo(ICML 2026). 3년, 3세대, 한 방향의 연구 결과였습니다.

그리고 2025년 초 구취안취안은 다시 방향을 틀었습니다. AI 바이오에서 LLM 사전학습(pretraining)으로. LLM 최적화·스케일링 팀을 직접 창설하고, 이 팀이 구축한 사전학습 스택이 씨드 2.0(Seed 2.0) 성공할 수 있었던 훈련의 핵심 인프라가 됐습니다. 이 모델은 바이트댄스 화산엔진을 통해 Doubao 라는 중국 사용자 1위 AI 서비스를 탄생시켰습니다.

하사비스와 구취안취안을 나란히 놓으면 구조가 보입니다. 한 사람은 단백질로 생명의 언어를 해독하고 2024년 노벨화학상을 받았습니다. 다른 한 사람은 조용히 베이징에서 그것을 넘어서고 3년 만에 내려왔습니다. 방향은 달랐지만 목적지는 같아 보입니다. 구취안취안이 퇴사하며 남긴 마지막 문장은 짧고 단호했습니다.

'최고의 모델은 아직 오지 않았다. 스케일링은 멈추지 않는다.'

AI는 지금 다섯 번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이 두 사람의 행보가 왜 하나의 이야기로 들리는지 이해하려면, AI가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를 먼저 봐야 합니다. 연구 최전선의 시각은 LLM은 출발점이지 목적지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1단계 LLM. 텍스트를 이해하고, 지식을 생성하며, 추론합니다. 이것이 우리가 지금 일상에서 경험하는 AI입니다. GPT가 보여준 가장 중요한 성과는 글을 잘 쓰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세계에 대한 지식을 압축하고, 추상화하며, 계획을 수립하고, 추론하고, 도구를 사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처음 증명한 것입니다. LLM은 '언어 모델'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있었지만, 그 실체는 범용 인지 엔진의 초기 형태였습니다.

2단계 멀티모달(Multimodal). AI는 이미지·영상·음성·센서 데이터를 하나의 지능으로 통합합니다. 세계를 읽는 감각의 폭이 텍스트를 넘어 물리 현실 전체로 확장되는 단계입니다. 구취안취안의 DPLM 시리즈가 단백질 서열(텍스트)과 3D 구조(공간)를 동시에 다루는 것도 이 확장의 맥락에 있습니다.

3단계 에이전트(Agent). 목표를 설정하고, 계획을 세우고, 도구를 호출하며, 결과를 평가하고, 스스로 반복 개선합니다. AI가 수동적 응답자에서 능동적 행위자로 전환되는 지점입니다. 구취안취안이 학계에서 개발한 SPIN(Self-Play Fine-Tuning), 즉 LLM이 자신의 과거 버전과 대전하며 인간 주석 없이 스스로를 강화하는 방법론이 이 방향을 미리 예고하고 있었습니다.

4단계 피지컬 AI와 월드모델(Physical AI in World Model). 에이전트가 카메라·손·이동장치를 갖게 되는 순간, AI는 '세상을 읽는 존재'에서 '세상에 영향을 주는 존재'로 전환됩니다. 유니트리(Unitree), 엔진 AI(Engine AI), 피규어(Figure) 같은 로봇 기업들이 갑자기 세계의 주목을 받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생각하는 AI가 신체를 얻는 것입니다.

5단계 사이언티픽 에이전트(Scientific Agent). AI가 논문을 읽고, 가설을 수립하고, 실험을 설계하고, 실험을 직접 수행하며, 결과를 해석하는 과학자가 됩니다. AI가 지식을 소비하는 존재에서 지식을 생산하는 존재로 전환되는 지점입니다. 알파폴드 이후 바이오 AI(Bio AI)가 급성장하는 이유가 바로 이 5단계를 향한 경주이기 때문입니다. 씨드폴드가 알파폴드3를 넘어선 것, DPLM-Evo가 단백질 진화를 모델링한 것이 모두 이 단계의 실제 사례입니다.

그리고 중국은 여기에 여섯 번째를 더하고 있습니다.

6단계 우주 AI(Space AI). AI 인프라 자체가 지구의 중력을 벗어납니다. 연산이 궤도 위에서 이루어지고, 지상의 전력망 제약도, 냉각 비용도, 토지 한계도 적용되지 않는 인프라. 이것이 어제 설립된 베이징 우주컴퓨팅연구원이 설계하는 세계입니다.

우주로 올라간 AI — 천지일체화의 실체화

중국의 삼체 우주컴퓨팅 정책.SeedFold

2025년 5월 14일, 주취안 위성발사센터에서 창정2호 D형 로켓이 12기의 컴퓨팅 위성을 탑재하고 발사됐습니다. 인류 최초의 궤도 통합형 우주 컴퓨팅 위성 성좌 '삼체 컴퓨팅 성좌(三体计算星座)'가 조직망 단계에 진입했습니다. 이미 상업 운영 중입니다. 현재 연산력 5POPS, 2030년 1,000기 1,000POPS 목표입니다.

그로부터 약 1년 후인 2026년 5월 30일, 베이징 우주컴퓨팅연구원이 공식 설립됐습니다. 랜드스페이스(Landspace), BOE, 갤럭시스페이스Galaxy Space), 갤러틱에너지 (Galactic Energy) 등 중국 우주산업 핵심 기업들이 공동 발기했습니다. 연구원이 집중하는 5대 방향은 위성탑재 컴퓨팅 칩개발, 위성간 레이저통신, 우주에너지와 냉각기술, 우주-지상 일체화 네트워크, 우주공간안전표준의 설계입니다. AI 컴퓨팅을 우주로 올리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국가 주도로 동시에 해결하겠다는 설계입니다.

왜 우주일까요. 2030년까지 전 세계 데이터센터는 추가로 67기가와트(GW)의 전력이 필요합니다. 핵발전소 67기에 해당하는 양입니다. 우주는 이 딜레마를 근본적으로 해결합니다. 태양에너지는 무한하고, 절대영도에 가까운 우주 환경은 자연 냉각을 제공합니다. 중국이 '천수천산', 즉 데이터를 우주에서 수집하고 우주에서 연산한다는 개념을 국가 전략으로 정의하는 이유입니다. 더 나아가 공천지해일체화(空天地海一体化), 저공·우주·지상·해양을 하나의 지능 네트워크로 묶는 최종 설계도가 이미 그려져 있습니다. 중국에서는 그 일환으로 컴퓨팅 위성이 이미 궤도에서 운영 중입니다.

생명의 가장 작은 구조를 풀고, 우주로 통합하다

단백질은 생명의 가장 작은 기능 단위입니다. 수십억 년의 진화가 설계한 구조를 AI가 읽기 시작했다는 것은, 기계가 생명의 문법을 배우기 시작했다는 선언입니다. 씨드폴드의 lDDT 0.8889는 숫자가 아닙니다. 인간이 수십 년의 실험으로 겨우 밝혀낸 것을 AI가 몇 초 안에, 알파폴드를 넘는 정확도로 해냈다는 좌표입니다. DPLM-Evo가 단백질의 치환·삽입·삭제라는 진화의 문법을 모델링한 것은 기술 논문이 아닙니다. 기계가 생명이 진화해온 방식 자체를 학습하기 시작했다는 선언입니다.

그리고 그 기술이 지상의 데이터센터에서 우주 궤도의 컴퓨팅 위성으로 이동합니다. 단백질 구조를 예측하는 AI, 신약 후보물질을 설계하는 AI, 생명 시스템 전체를 시뮬레이션하는 AI가 지구 전역을 24시간 커버하는 우주 컴퓨팅 네트워크 위에서 작동하게 됩니다.그리고 지구를 넘어 다른 행성을 탐구합니다. 생명의 가장 작은 구조를 읽는 AI와, 우주 전체를 커버하는 컴퓨팅 인프라가 만나는 지점. 그것이 중국이 설계하는 천지일체화의 최종 그림입니다.

먼 미래가 아닌 앞으로 5년, 그리고 10년

2025년, 삼체 컴퓨팅 성좌 12기 위성 궤도 운영 개시. 베이징 태공지산연구원 설립. 씨드폴드 알파폴드3 초과. DPLM-Evo ICML 2026 채택. 2026년, 베이징 우주컴퓨팅연구원 설립. 2030년, 삼체 컴퓨팅 성좌 1,000기 1,000POPS 완성. 천지일체화 AI 컴퓨팅 네트워크 시험 운영. 중국은 5년 안에 우주 AI 컴퓨팅 인프라의 뼈대가 완성됩니다. 10년 안에 그 인프라 위에서 바이오 AI·피지컬 AI·사이언티픽 에이전트가 지구 전역을 넘어 우주로 확장되는 통합 체계가 만들어집니다. 우리가 지금 AGI라고 부르는 것은 어쩌면 그 통합 시스템의 한 구성 요소에 불과할지도 모릅니다.

하사비스가 5~10년 내 AGI 도래를 전망하는 것, 바이트댄스가 씨드 엣지로 AGI 기초 연구에 투자하는 것, 중국이 국가대기금 3기 3,440억 위안(약 74조 원)을 AI 인프라에 쏟는 것, 그리고 어제 설립된 베이징 우주컴퓨팅연구원이 천지일체화 네트워크를 설계하는 것. 이것들은 서로 다른 이야기가 아닙니다. 하나의 이야기입니다.

스스로 관찰하고, 추론하고, 실험하고, 행동하고, 학습하는 자율적 지능 시스템. 그 시스템이 지상에만 머무르지 않고 우주 궤도까지 확장되는 것. 그리고 그 시스템이 단백질의 언어로 생명을 설계하고, 물리 세계에 손을 뻗고, 과학의 속도 자체를 바꾸는 것.

중국은 그 하나의 이야기를 조용히, 면밀하게, 국가의 속도로 실행하고 있습니다. 구취안취안 한 명의 퇴사 소식과 베이징 이좡의 연구원 설립 소식이 하루 안에 같이 들린 것은 그 실행이 얼마나 촘촘하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 두 개의 장면일 뿐입니다.

어제 들은 두 소식이 왜 하나의 충격으로 들렸는지 이런 이유였습니다.
데미스 하사비스가 2010년 딥마인드를 창업하며 선언한 그 문장이 지금 이 모든 것의 방향을 가장 정확하게 가리키고 있습니다.

'1단계: 지능을 풀어라. 2단계: 그것으로 다른 모든 것을 풀어라.'(Step one, solve intelligence; step two, use it to solve everything else.)

미국과 중국이 다른 언어로 다른 속도로 다른 방식으로 같은 문장을 향해 걷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문장의 끝에는 우리가 아직 이름 붙이지 못한 세계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임선영 씨는 중국 칭화대 전산언어학 석사를 마친 중국경제전문가이며 <중국경제 미래지도>, <중국AI 미래지도>(출간 예정)의 저자입니다. 이 글은 본인의 페이스북에도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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