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6.02 12:03최종 업데이트 26.06.02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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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6.3 지방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5월 29일 청와대 인근인 서울 종로구 삼청동 주민센터에서 한 표를 행사하고 시민들과 만났다. 2026.5.29청와대 제공

"왜 이재명 대통령은 기표소 재입장이 가능하고, 저 분은 재입장이 불가능한가?"

국민의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송언석 원내대표가 지난 5월 31일, 본인의 SNS를 통해 던진 질문이다. 국민의힘은 투표용지를 든 채 기표소를 나왔다가 다시 들어간 이재명 대통령의 표가 왜 '무효' 처리가 되지 않았는지를 연일 따져 물으며, 대통령의 행위를 '불법 선거운동'으로 규정하고 비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이 과정에서 경기도 부천시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훼손 사례를 들고 나왔다. 그는 선거관리위원회가 "투표소를 벗어나지 않고 기표소만 나왔다가 들어가는 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해명하지 않았던가?"라며, 다시 기표소에 들어가려던 60대 남성 A씨가 제지받은 경위를 따져 물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니까 가능하다'인가? 대통령 한 사람을 위한 특혜와 차별 아닌가?"라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해명을 요구한다"라고도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오마이뉴스>가 확인한 결과, 부천시에서 발생한 사건과 이재명 대통령의 사전투표 당시 상황은 동일선상에 놓기 어려운 사례였다.

선거관리위원회가 파악한 현장 상황에 따르면, 기표소에서 나온 A씨는 교육감 선거 투표를 마무리하겠다는 의사를 명확히 밝히지 않은 채 교육감 선거 투표용지를 들고 투표소 밖으로 나가려다 제지당했다. 이후 이유를 밝히지 않은 채 기표소 방향으로 다시 향했고, 현장에서는 투표용지 외부 반출 시도와 투표소 내 소란을 이유로 이를 막은 것으로 파악됐다. 사전투표소에서 투표용지를 훼손한 A씨는 당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기표소 재입장 불허되자 투표용지 찢어버린 60대 남성

송언석 국민의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6.3 지방선거 대국민 호소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남소연

이재명 대통령을 향한 국민의힘의 공세는 A씨의 입건 사실을 전한 언론 보도 내용에 기초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상황을 전한 보도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다.

'A씨는 기표를 마친 뒤 투표함에 투표용지를 넣는 과정에서 교육감 선거에는 투표하지 않은 사실을 뒤늦게 인지했고, 이후 기표소에 다시 들어가려 했다. 현장 선거관리 사무원들이 이를 제지하자 A씨가 실랑이를 벌이다가 손에 들고 있던 교육감 선거 투표용지를 찢었다.'

<뉴스1> 등 일부 보도는 A씨가 교육감 선거 투표용지를 손에 든 채 기표소 밖으로 나온 뒤, 교육감 선거의 정당 표시 여부 등을 놓고 선거사무원과 말다툼을 벌였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국민의힘이 문제를 제기하는 부분도 바로 이재명 대통령과 달리 '기표소 재입장'이 불허된 대목이었다.

그러나 선거관리위원회가 파악한 사실 관계는 상당히 달랐다. 경기도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A씨는 '교육감 선거 투표용지에 기표하지 않았다'라고 말하지도 않았고, '못 한 기표를 위해 기표소로 돌아가겠다'라는 의사를 밝히지도 않았다.

'교육감 투표용지에 다시 기표하려고 했다'는 A씨 주장... 현장에선 그런 말 없었다

경기도 선관위 측 관계자는 1일 <오마이뉴스>에 "A씨는 교육감 투표용지를 들고 투표소 밖으로 나가려고 했기 때문에 선거관리 사무원들로부터 제지를 받았던 것"이라면서 "기표하지 못한 투표용지에 기표를 마무리하겠다고 기표소로 돌아가겠다는 의사를 밝힌 상황은 아니었다"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A씨는 투표소에 도착했을 때부터 "OO 지역 출신은 기호 X번 찍어야지"라는 취지의 발언을 공개적으로 외치는 등 소란을 피워 이미 선거관리 사무원들로부터 주의를 받은 상태였다. 이후 기표소에서 나온 A씨는 교육감 선거 투표용지를 제외한 나머지 투표용지들을 투표함에 넣은 뒤, 교육감 투표용지만 손에 쥔 채 투표소 밖으로 나가려고 했다.

이 관계자는 "투표용지 반출은 금지되어 있다. 현장에서 당연히 제지했고, 그러자 A씨가 언성을 높이면서 이유를 밝히지 않은 채 기표소 방향으로 향했다"라며 "투표소 안에는 이미 다른 선거인들이 기표 중이었다. 다른 선거인의 투표를 방해할 수 있는 소란은 금지되기 때문에 현장에서는 A씨가 다시 기표소로 들어가지 못하도록 막고, 해당 투표용지를 투표함에 넣도록 안내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자 흥분한 A씨가 투표용지를 현장에서 찢어버렸다. 투표용지를 훼손하면 사실확인서를 작성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신분증 확인 요청에도 불응했다"라며 "이런 일련의 상황 때문에 투표관리관이 경찰에 A씨를 인계했다"라고 덧붙였다.

A씨를 입건한 부천오정경찰서는 <오마이뉴스>에 "수사 중인 사건이라 자세한 것은 밝힐 수 없다"라면서도 "'기표를 하지 못한 교육감 투표용지에 다시 기표하기 위해 기표소로 들어가려고 했다'는 것은 A씨가 경찰에 주장한 내용"이라고 확인했다. 이어 "해당 주장이 사실에 부합하는지는 당시 현장에 있던 목격자들의 진술을 토대로 수사 중이다"라고 덧붙였다.

정리하면, A씨의 사례는 단순히 투표를 마무리하기 위해 '기표소에 다시 들어가려고 했던' 사례가 아니었다. 현장 관계자들의 안내와 제지에 따르지 않은 채 소란을 피웠고, 본인이 기표소에 다시 들어가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오히려 투표함에 특정 투표용지만 투입하지 않았고, 해당 투표용지 반출을 시도했다가 제지당하자 투표용지를 훼손했다.

중앙선관위 "기표소 다시 들어가는 것 자체는 허용"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 둘째 날인 지난 5월 30일 오후 경남 창원시 성산구 경남연구원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대기하고 있다.연합뉴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이상 기표소에 다시 들어가는 행위 자체는 허용된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에 "예컨대 투표함에 투표용지를 넣기 전, 기표하지 않은 투표용지 한 장을 발견해 다시 기표하고 넣겠다는 정도의 단순한 상황이라면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며 "투표함에 넣기 전이고, 기표 안 된 용지가 발견돼 다시 들어가 기표하고 나오겠다는 것이면 제지할 이유는 없다"라고 설명했다. "투표한 내용을 공개한 것도 아니고, 투표용지를 투표함에 넣은 것도 아니"기 때문에, 현장의 투표 관리관에게 도움을 요청하면 된다는 이야기였다.

핵심은 '기표된 투표용지를 공개했느냐', '투표함에 투표용지를 넣어 투표를 완료했느냐', '투표소 밖으로 나갔느냐' 등이지, 기표소 재입장 그 자체가 일률적으로 금지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투표소 안에 개인 소지품을 두고 나왔다거나, 투표 도중 선거관리원에게 문의할 사항이 발생한 경우처럼 예외적인 상황에서는 관리관이나 사무원에게 이야기하고 다시 들어갈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경우도 여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다만 투표를 이미 마치고 투표소 자체를 벗어난 선거인이 다시 투표소에 들어가 재투표를 시도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투표를 다 마치고 투표함에 넣고 투표소를 완전히 나온 선거인이 다시 용지를 교부받아 추가로 투표하려 하거나, 다시 들어가겠다고 난동을 부리는 행위는 안 된다"라며 "원칙적으로 투표를 완료한 선거인이 다시 투표소에 출입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는 "억지로 투표를 다시 하겠다고 들어가려 하거나, 소란·난동을 벌이며 투표 진행을 방해하는 경우에는 처벌될 수 있다"라고 부연했다.

6.3 지방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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