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진구의회의원선거 바선거구 무투표 실시 안내문
임병도
투표소 입구에는 "부산진구 바선거구(부전2동, 범천1·2동)는 등록된 후보자 수가 의원 정수와 같아 구의원 투표를 실시하지 않는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습니다. 이른바 '무투표 당선'인 셈입니다.
부산에서는 기초의원 무투표 대상 후보자가 48명인데, 그중 부산진구가 6곳 12명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중앙선관위 보도자료에 따르면, 6.3지방선거 무투표 당선자는 504명 이상 될 것으로 보입니다. 참고로 제8회 지방선거 때는 490명, 제7회 때는 89명이 무투표 당선됐습니다. 현재의 2인 선거구가 많다는 점에서 거대 여당과 야당만이 후보를 내는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비판이 와닿는 대목입니다.
제가 받아 든 투표용지 6장은 교육감, 광역자치단체장(부산시장), 기초자치단체장(구청장), 지역구 광역의원(부산시의회), 광역의원 비례대표 정당(부산시의회), 기초의원 비례대표(부산진구) 등이었습니다.
투표를 마치고 나오는 한 어르신은 "왜 이리 투표용지가 많아"라며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기자인 저도 헷갈리는데 지역구 기초, 비례대표 기초, 광역의원 등이라는 용어는 일반 유권자에게는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어 보였습니다.
참고로 재·보궐 선거가 치러지는 지역 유권자는 국회의원 선거 투표용지를 따로 받습니다. 6월 3일 투표일에 투표를 하는 경우 두 차례에 나눠 투표용지를 받지만, 사전투표의 경우 한 번에 받아 투표를 합니다.
▲손등에 찍은 기표 도장, 투표 용지가 여섯 장이라 도장도 여섯번 찍었다
임병도
기표소에서 기표용 도장을 자신의 손등이나 별도의 종이 등에 찍어 나중에 투표소 밖에서 인증샷을 찍는 것은 가능하지만, 기표소 내에서 투표용지를 촬영하는 것은 금지돼 있습니다.
투표를 마치고 나오는 길에 같은 오피스텔에 사는 어르신에게 "투표 잘하셨어요?"라고 한 마디 건네니 "이번에는 좀 바꿨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곁에 있던 다른 분은 "그래도 부산은 부산이지"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과거에는 사전투표를 젊은 층이 주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오늘 기자가 사전투표소에서 만난 시민들은 대부분 50대 이상이었습니다. 물론 평일인 금요일이고, 시각이 아침이라 그럴 수 있습니다. 내일은 토요일이니 20~30대도 본격적으로 투표를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투표를 마치고 나가는 길에 문득 후보자가 누군지도 잘 모르고 시의원에게 투표를 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9회 지방선거에서 부산은 전국적인 관심을 받는 곳 중의 하나입니다. 어제 덕천동에 취재를 갔다가 북갑에 누가 출마하는지는 알아도 구청장 후보는 누구인지 잘 모른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지방선거는 지역 일꾼을 뽑는 선거인데, 주객이 전도된 느낌입니다. 그래도 일찍 투표를 마치니 뭔가 큰일을 해낸 것 같은 아침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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