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이 27일 오후 부산 기장시장을 찾아 국민의힘 정동만 의원,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 박민식 부산 북구갑 후보와 함께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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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씨는 이날 경남 진주와 울산, 양산을 거쳐 늦은 오후 5시 30분께 부산 기장군 기장시장에 도착해 현장을 누볐다. 공개적으로 부산을 찾아 과거의 향수를 불러일으키자, 시장 일대에는 30여 분 전부터 천여 명이 넘는 인파가 북적였다. 좁은 공간에 사람이 집중되다 보니 안전사고를 막으려는 경찰은 질서유지선을 치는 등 안간힘을 다했다.
국민의힘에선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 박민식 북구갑 보궐선거 후보, 정명시 기장군수 후보 등이 나왔고, 기장군이 지역구인 정동만 부산시당 위원장, 서지영(동래) 의원, 박성훈(북구을) 의원 등이 출동했다. 이들은 "오늘 궂은 날씨에도 너무 많은 분이 보수대결집이라는 명제를 갖고 모였다"라고 박씨 지원에 의미를 부여했다.
현장엔 대형 태극기와 '윤어게인'도 등장했다. 부정선거 음모론자로 보이는 한 지지자는 직접 만든 '사전투표 하지말자' 손팻말을 들고 곳곳을 돌았다. 한 80대 노인은 박씨의 방문에 "이렇게 지지하는 사람이 많다"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심지어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이라고 말한 자칭 '보수 10대'도 볼 수 있었다. 박씨를 연예인 보듯 한 이들은 "박 대통령 팬"이라며 "보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검은색 승용차를 타고 도착 이후 박 후보 등과 기장 안으로 나란히 진입한 박씨는 밝은 표정이었다. 주변을 꽉 채운 시민들이 "박근혜", "대통령" 연호를 잇달아 외치자 박씨는 손을 크게 흔들며 화답했다. 앞서 진주 등과 비슷한 장면이 펼쳐졌다. 그는 지지자나 상인들과 적극적으로 악수하거나 하이파이브 인사를 주고받았다. 기장시장의 끝으로 가는 길은 험난했다. 도보로 인파를 뚫고 걷다 보니 약 50분에 가까운 시간이 소요됐다.
끝내 도착해 준비된 마이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박씨는 "사실 부산 자갈치시장과 구포시장에도 가보고 싶었는데, 여러 여건상 가지 못해 아쉽다. 기장시장에 와서 부산 시민 여러분의 모습을 보면서 이를 달랠 수가 있었다"라고 준비한 소감을 전했다. 이어 "우리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께서는 그동안 부산을 위해 많은 일을 해오신 것으로 알고 있다. 앞으로도 부산의 더 큰 발전을 위해 계속해서 많은 일을 해 주실 것으로 믿는다"라고 박 후보에 힘을 실었다.
"박형준, 많은 일 할 것... 박민식, 나라 잘 지킬 것"
▲ 박근혜 "박형준, 많은 일 할 것... 박민식, 나라 잘 지킬 것" ⓒ 유성호

▲박근혜 전 대통령이 27일 오후 부산 기장시장을 찾아 국민의힘 정동만 의원,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 박민식 부산 북구갑 후보와 함께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유성호
'사연이 많다'라며 북구갑 박 후보도 공개 언급했다. 박씨는 "다 아시다시피 다음 달이 호국의 달 아니냐, 우리가 오늘 이런 삶을 살고 있는 것도 다 호국영령 덕분이라 생각해서 아프고 감사한 마음이 더 깊어진다"라면서 "박 후보의 아버님께서 베트남 전쟁에 참전하셨다가 전사하신 걸로 알고 있다. 나라를 지키는 일보다 더 중요한 일이 세상에 어디 있겠나. 여러분께서 박 후보에게 봉사할 기회를 주신다면, 이 나라를 잘 지켜 나갈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박씨의 지원은 대략 1시간이 지나자 마무리됐지만, 국민의힘 후보들은 여전히 상기된 얼굴이었다. 한 지방선거 후보는 "보수를 모아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막판 밀어주는 힘이 부족했는데, 바람이 불 것"이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박씨를 지지하는 시민은 판세 역전을 바랐다. 김아무개(69)씨는 "안 그래도 상황이 힘들었는데 힘이 난다"라며 "박 대통령이 이렇게 밀어줘도 진다면 여기 후보들 모두 정치를 그만둬야 한다"라고 말했다.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 선대위는 강한 경계감을 드러냈다. 전 후보 측은 같은 날 '윤어게인도 모자라 박어게인인가'라며 "탄핵의 여왕 호출한 박형준, 성찰없는 퇴행정치는 시민 모독" 내용의 맹비판 논평을 발표했다. 박 후보가 박씨에게 도움을 요청했단 하루 전 관훈클럽 토론회 말을 가져온 전 후보 측은 "이번 선거를 미래 경쟁이 아닌 과거 회귀 진흙탕 싸움으로 끌고 가겠다는 자기 고백"이라고 박씨 지원전을 깎아내렸다.
아주 과거의 이야기일 뿐 박씨의 등장이 선거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할 거란 예상도 있다.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현재의 전반적인 선거의 추세로 봤을 적에 어느 특정인이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그런 선거는 아니"라며 박씨의 영향력도 2011년 이전 상황에서나 가능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무엇보다 탄핵 당한 전 대통령이란 점을 꼬집으며 "일반 국민의 인식 속에 그가 어떠한 위치에 있다는 걸 냉정하게 판단할 줄 알아야 한다"라고 쓴소리를 던졌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7일 오후 부산 기장시장을 찾아 국민의힘 정동만 의원,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 박민식 부산 북구갑 후보와 함께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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