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22일 오전 서울 광진구 건대입구 롯데백화점 앞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유성호
반면 오차범위 안에서 접전을 보인 조사도 4건이었다. <조선일보>가 메트릭스에 의뢰해 5월 16~17일 서울 유권자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휴대전화 가상번호 전화면접(무선) 조사에서는 정 후보 40%, 오 후보 37%였다. 격차는 3%p로 오차범위 안이었다. 같은 조사에서 정 후보는 40·50대에서 강했고, 오 후보는 20·30대와 70대에서 우세했다. 권역별로도 정 후보는 동북권, 오 후보는 동남권에서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였다.
<스트레이트뉴스>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5월 19~20일 서울 거주 만 18세 이상 8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두 후보의 격차가 더 좁혀졌다. 정 후보 43.0%, 오 후보 42.6%로, 차이는 0.4%p에 불과했다. 스트레이트뉴스는 보름 전 같은 기관 조사에서 12.2%p였던 격차가 0.4%p로 줄었다고 설명했다.
<뉴시스>가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5월 19~20일 서울 거주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무선 가상번호 ARS 조사에서는 사실상 동률에 가까운 결과가 나왔다. 정 후보는 41.7%, 오 후보는 41.6%로, 격차는 0.1%p였다. 다만 적극 투표층에서는 정 후보 49.8%, 오 후보 42.4%로 차이가 벌어졌다. 당선 가능성 조사에서도 정 후보 46.2%, 오 후보 41.4%로 정 후보가 앞섰다.
CBS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5월 20~21일 서울 거주 만 18세 이상 10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무선 ARS 자동응답 조사에서는 정 후보 47.4%, 오 후보 41.9%였다. 격차는 5.5%p로, 오차범위 안이었다. CBS는 같은 기관의 직전 조사와 비교해 두 후보 간 격차가 5.1%p에서 5.5%p로 근소하게 늘었다고 보도했다.
이 4개 조사 중, <조선>이 의뢰한 조사를 제외한 나머지 3개는 모두 ARS 조사였다. ARS 여론조사에 응답하는 시민은 '정치 고관여층'에 가까울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정치 현안에 관심이 많고, 본인의 의견을 표출하고 싶어 하는 지지자들의 의견이 더 투영되는 경향을 보인다.
하지만 그렇다고 전화 면접이 무조건 ARS보다 실제 투표 결과에 더 '가깝다'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이른바 '적극 투표층'으로 잡히지 않는 중도층이나 저관여층이 실제로 얼마나 투표장으로 향할지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전화 면접에 응답한 중도층 혹은 저관여층이 실제 선거일에 투표하지 않을 수도 있다. 투표장에서 자신의 한 표를 행사하는 사람은 ARS 여론조사에 열심히 응답했던 '고관여 적극 지지층'일 가능성이 높다.
정리하면, '유권자 전체 민심'은 전화 면접이 비교적 정확할 수 있지만, 선거는 '투표하는 유권자'에 의해서 결정된다. 투표율이라는 변수를 대입할 경우 '실제 투표 결과'는 ARS에 더 가깝게 나올 가능성도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지방선거는 대통령 선거나 국회의원 총선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투표율이 낮다는 게 통설이다.
정원오 "여론조사와 무관하게 박빙" vs. 오세훈 "우상향 중"
각 진영의 반응에서도 미묘한 온도차가 느껴진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지난 19일 오전, 유튜브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처음에 너무 좀 안심론·낙관론, 이런 게 너무 빨리 있지 않았을까?"라고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판세를 분석하면서 "서울도 많이 어려워지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조승래 민주당 사무총장 역시 20일 기자간담회에서 "서울시장 선거는 당초 예상처럼 상당히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라고 예상했고, 그렇게 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 첫 공식 선거운동을 시작한 21일 0시, 정 대표를 포함한 당 지도부는 정원오 후보와 함께 일정을 시작했다. '서울시장 탈환'이라는 목표를 위해 당력을 총집중하는 모양새이다.
당사자인 정원오 후보 역시 이날 첫 일정을 마치고 기자들로부터 일부 민주당 인사들이 '낙승'을 예상하는 데 대해 "그렇게 안 될 것이다. 여론조사 상황과 무관하게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아주 박빙일 것"이라며 "매 순간 최선을 다하고 절실하고 진실하게 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캠프에서는 오세훈 후보의 추격세를 무시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위기를 지나치게 강조할 필요도 없다는 분위기다. 한 캠프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에 "추세를 보면서 긴장은 하고 있지만, 선거운동이 본격화하면 본위기는 다시 올라갈 것"이라고 해석했다. 특히 "일부 여론조사는 보수층이 과표집 된 것으로 보인다. 문항 중 민주당 지지층이 전화를 중간에 끊었을 가능성도 있다"면서도 특정 여론조사 결과를 과신할 필요는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
반대로 국민의힘은 다소 고무된 모습이다. 추격세를 만들어가면서 결국에는 역전까지 할 것이라는 자신감이 엿보인다.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는 22일 행당 7구역 아기씨굿당 피해주민 현장 간담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원래 지지율이 변동할 때는 매끄럽게 우상향이 아니다"라며 "주가나 부동산, 어떤 그래프든지 다 지그재그의 변화를 유동적으로 보이면서 우상향 한다"라고 밝혔다.
그는 "큰 틀에서 전체 변화 추이는 우상향 중이라고 저는 파악한다"라며 "마음가짐은 늘 뒤처진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현 판세를 진단했다.
"정원오 경합 우세"냐 "오세훈의 추격"이냐
전문가들의 해석도 엇갈리고 있다. 김봉신 메타보이스 대표는 <오마이뉴스>에 "ARS 조사의 응답률 그리고 응답하는 분들의 성향을 보면 관여도가 되게 높은 분들"이라며 "적극 투표 의향자들 비중이 매우 높다"라고 밝혔다. 그는 "그래서 여론 자체는 전화면접 조사가 정확한데, 투표 결과가 어떨 것이냐고 물었을 때는 무엇이 정답일지 확정적으로 말하기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금 단계에서는 정원오 후보의 '경합 우세'로 점칠 수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 "보수 결집이 없는 것은 아닌데 그렇다고 해서 과거처럼 강고하게 결집이 되고 있다고 보기에 어렵다"라며 "격차가 줄었다는 것은 맞지만, '오세훈 후보가 이길 것인가?'라는 질문에 긍정적으로 답할 수 있는 근거는 지금 없다"라는 이유였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계엄과 탄핵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워낙 크게 국민 의식에 작동하고 있기 때문에, 전화면접 조사에서는 섣불리 국민의힘 지지 의사를 밝히기 어렵다"라며 '샤이 보수' 현상을 짚었다. 일례로 그는 "일부 여론조사의 경우 강남 3구에서 두 후보가 비슷하게 나오는데, 실제 표심은 다를 것으로 본다"면서 "서울에서 정원오 후보가 우세하다고 하기보다는 팽팽하다고 보는 게 맞기 때문에 결과를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