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5.22 13:31최종 업데이트 26.05.22 15:14
5.18 민주화운동 제46주년 서울기념식에 참석한 정원오-오세훈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 18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5.18 민주화운동 제46주년 서울기념식'에 참석,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고 있다.이정민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 각 후보 진영에서 대중교통 요금 지원 방안을 공약으로 제시하고 있다, 주요 후보자들이 제시하는 대중교통 이용 부담 완화라는 공약 방향은 타당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소득 계층별 지출 구조를 고려하고 복지 재원의 실효적 전달이 가능한 정교한 정책 설계에는 이르지 못하였다.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후보가 제시한 'K-모두의 기동카'는 국토교통부의 K-패스와 서울시의 기후동행카드를 통합하여 서울 시내에만 갇혀 이용할 수 있었던 지역적 제약을 허물고 경기·인천 등 수도권 생활권 전체는 물론, 지방에서도 K-패스처럼 상호 연계하여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한 점은 진일보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이 정책은 본질적으로 '선(先) 지출 후(後) 환급' 방식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대중교통 요금은 저소득층 가계 지출에서 식비, 주거비와 함께 필수적인 고정비 성격을 띤다. 가처분 소득이 작은 소득 하위 계층에게 일정 금액 이상의 선결제를 요구하고 사후에 환급하는 구조는 초기 비용 지불이라는 장벽을 형성한다. 또한 소득 수준과 무관하게 단일하게 적용하는 환급 체계는 실질적인 소득 재분배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의 '서울기후동행패스'는 정액 이용권의 연계 수단과 수혜 대상을 확장하는 데 중점을 둔다. 이 공약은 GTX와 신분당선의 서울 구간을 편입하여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청년 할인 나이를 42세로 높이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서울 경계를 벗어나서는 사용할 수 없고, GTX와 같은 고가의 프리미엄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는 계층에게만 혜택이 돌아가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 주거비 부담으로 인해 외곽 지역으로 밀려나 배차 간격이 길고 노선이 불편한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하는 서울 외곽의 취약 계층의 현실을 고려할 때, 특정 고가 노선 이용에 재정을 투입하는 것은 자원 배분의 형평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 정원오 후보와 마찬가지로 소득 수준과 무관한 요금 보조는 고소득 이용자에게도 동일한 편익을 부여하므로 한정된 재정의 실효적 배분을 저해한다.

두 후보의 대중교통카드 공약이 소득의 재분배 측면에서 한계를 보이는 가운데, 정부의 재정 운용에서도 명분과 실제 예산 집행 효과 사이의 불균형이 관찰된다. 2026년 추가경정예산안에 따르면, 정부는 고유가 대응을 이유로 유류에 붙는 교통·에너지·환경세 세입을 3조3658억 원 감액했다. 반면 대중교통 요금 환급에 드는 K-패스 지원 예산 증액분은 877억 원에 불과하여, 유류세 감면 규모가 대중교통 지원의 약 38배에 달한다.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나라살림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소득 하위 20%(1 분위) 가구의 66.7%는 주유비 지출이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량을 보유하지 않거나 운행하지 못하는 저소득층은 유류세 인하 혜택을 받지 못한다. 반면 상위 20%(5 분위) 가구 중 주유비 지출이 없는 비중은 4.6%에 불과하며, 실제 주유비 지출액도 5 분위 소득 가구가 1 분위 가구의 2.5배에 이른다. 이는 유류세 인하로 인한 서민 지원이라는 정책적 명분과 달리, 그 효과가 정작 필요한 가난한 사람보다 차량 이용이 많은 상위 소득 계층에 집중되는 역진적 구조를 지니고 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소득 역진성이 높은 유류세 감면 폭을 축소하고, 이를 보편성과 형평성을 지니는 대중교통 요금 지원 확대로 정책의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대중교통 이용 가구 비중은 소득 1분위 76.6%부터 5분위 80.9%까지 전 계층에서 70% 이상으로 전체 소득 계층에서 대중교통을 균등하게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중교통 편익이 모든 계층에 보편적으로 분배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다만 동일한 금액의 교통비라도 계층별 가계에 미치는 지출 압박이 다르므로, 일률적인 정액제나 단일 환급제 대신 소득 분위별 대중교통카드 환급액에 차등을 두는 방안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하위 소득 계층에는 환급률을 획기적으로 높이거나 초기 정액 요금 지불 장벽을 없앤 맞춤형 정액 패스를 제공하는 방식을 도입하면 대중교통 요금을 통한 소득 재분배 효과를 낼 수 있다.

예산 정책은 지원 명분보다 그 재원이 실제로 어느 계층에 귀착되는지를 정밀하게 분석하여 재원이 정확하게 목표 계층에 도달하도록 설계할 필요가 있다. 소득과 연동하여 차등 지원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포용적 모빌리티 서비스를 구현하고 소득 재분배 효과를 동시에 실현하는 효과적 대안이다.
덧붙이는 글 글쓴이는 한국교통연구원 연구위원입니다.

6.3 지방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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