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녹색연합이 대전시장 후보들을 대상으로 오월드 재창조사업에 대한 정책질의를 실시한 결과, 국민의힘 이장우(사진 가운데) 후보와 개혁신당 강희린(오른쪽) 후보는 기존 사업 추진에 찬성 입장을 보였고, 더불어민주당 허태정(왼쪽) 후보는 답변하지 않았다.
장재완
'늑구 탈출 사건'으로 대전 오월드 운영 방식에 대한 시민적 관심이 뜨거운 가운데, 대전충남녹색연합이 6·3 지방선거에 출마한 대전시장 후보들을 대상으로 오월드 재창조사업에 대한 정책질의를 실시한 결과, 국민의힘 이장우 후보와 개혁신당 강희린 후보는 기존 사업 추진에 찬성 입장을 보였고, 더불어민주당 허태정 후보는 답변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충남녹색연합은 19일 보도자료를 내고 "허태정 더불어민주당 후보, 이장우 국민의힘 후보, 강희린 개혁신당 후보에게 오월드 재창조사업 추진 중단 여부와 공영동물원 운영 방향에 대한 서면 질의를 진행했다"며 "그러나 세 후보 모두 서면 답변을 보내지 않았고, 강희린 후보만 구두로 입장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대전시가 추진 중인 오월드 재창조사업은 늑대사파리 인근 글램핑장과 초대형 롤러코스터 등 시설물 설치 중심의 개발사업으로, 지난 4월 8일 발생한 '늑구' 탈출 사고 이후 전국적인 논란이 된 바 있다.
대전충남녹색연합은 "늑구 사례에서 확인했듯이 이미 오월드는 동물들에게 소음과 사람에 의한 과도한 시선 스트레스를 주고 있으며, 정형행동을 유발하고 있다"며 "오월드 재창조사업은 시설물 설치 위주의 개발사업이 아니라, 공영동물원으로서 생명 존중을 기반으로 한 보호와 보전, 치료와 재활을 목적으로 하는 생태 기반 동물원으로 전환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후보별 입장을 보면, 허태정 후보는 서면 질의에 답변하지 않았다. 다만 대전충남녹색연합은 허 후보가 지난 5월 6일 정책공약 발표 기자회견에서 "울타리 안에 가두는 방식의 사육이 과연 우리 사회 동물권의 모습에 부합하는지에 대해서도 고민해 봐야 한다"고 언급한 것 외에는 오월드 재창조사업과 관련한 구체적 정책을 밝히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장우 후보도 서면 질의에 답변하지 않았지만, 지난 5월 7일 공약 발표 기자회견에서 오월드 '늑구' 탈출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히면서도 "노후화된 시설을 전면 개보수하는 오월드 재창조사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혀 기존 계획을 강행할 뜻을 보였다고 대전충남녹색연합은 분석했다.
이에 대해 대전충남녹색연합은 "기존 오월드 재창조사업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동물 복지와 생태 가치가 공존'하는 공간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놀이시설과 동물원이 공존할 수 없고, 보문산 개발의 일환인 오월드 재창조사업은 보문산에 사는 야생동물의 서식처를 훼손하는 사업"이라고 비판했다.
강희린 후보는 구두로 답변했다. 강 후보는 기존 오월드 재창조사업 계획 전면 중단과 생태 기반 동물원 전환, 야생동물 보호시설로의 기능 전환에는 부동의했으며, 기존 사업 추진에는 찬성 입장을 밝혔다. 다만 전문가 협의체 구성과 종 특성을 반영한 사육 환경 개선에는 부분적으로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전충남녹색연합은 강 후보 입장에 대해서도 "협의체를 구성하고 논의의 장을 열어야 한다고 답했지만, 기존 오월드 재창조사업을 추진하면서 구성하는 협의체는 형식적일 수밖에 없다"며 "오월드에 필요한 것은 변화 없는 논의가 아니라 동물권에 대한 높아진 사회 인식을 반영하고 실질적 변화를 만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월드 재창조사업 계획, 전면 중단해야"
▲대전녹색당, 대전충남녹색연합, 보문산난개발반대시민대책위원회, 정의당대전시당, 탄소잡는채식생활네트워크 등이 지난 4월 20일 오후 대전시청 북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전시와 대전도시공사는 늑구를 또 다시 구경거리로 만들지 말고, 오월드 재창조 사업 전면 재검토하라"고 촉구하고 있다(자료사진).
오마이뉴스 장재완
대전충남녹색연합은 대전시장 후보들에게 ▲기존 오월드 재창조사업 계획 전면 중단 ▲동물행동학·동물복지 전문가, 지역 환경단체, 오월드 현장 사육사, 야생동물 전문 수의사가 참여하는 협의체 구성 및 사업 전면 재검토 ▲동물복지 중심의 사육 환경 개선과 번식 중단 ▲다치거나 유기돼 야생으로 돌아갈 수 없는 야생동물 보호시설로의 기능 전환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또 "오월드 재창조사업에 대해 기존 계획대로 추진하겠다는 이장우 후보와 구두로 찬성 입장을 표명한 강희린 후보에게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며 "허태정 후보 또한 공영동물원 전환에 대한 무관심이 아니라 구체적 정책으로 응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끝으로 이들은 "늑구 탈출 사고 이후 공영동물원 운영 방식의 문제가 전국적 논란이 되고 있음에도 대전시장 후보들이 아무런 정책적 고민을 보이지 않는 것은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라며 "대전이 전국 공영동물원의 변화를 이끌 것인지, 아니면 10년도 안 된 기간 동안 두 번의 동물 탈출 사고를 일으킨 무책임하고 전문성 없는 공영동물원의 상징으로 남을 것인지를 결정할 중요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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